안철수의 위기 진단과 처방.... 글쎄?

안철수

오늘 오후 2시, 안철수는 당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뭔가 일하는 분위기를 보여주려 했는지, 아니면 그냥 더워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겉옷도 벗고(푸틴처럼 벗은 건 아님) 셔츠 소매도 걷어붙였다.

안철수는 안철수 입장에서 나름의 방안을 제시한 것이니 그 방안에 대한 평가는 각자 하면 되는 거고, 내가 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지르는 함정에 다시 빠진 거 아닌가 한다. 뭐냐 하면 자꾸 제도적인 접근을 하려고 한다. 무슨무슨 위원회를 설치하고, 무슨 주의나 따위를 걸고... 뭐 그런 식으로 말이다. 분권정당, 민생정당, 당원중심 정당... 이런 거 다 선언적인 것 아닌가 말이다.

총선이 있던 작년에는 인재위원회 없어서 인재를 못 모았나 싶어서 찾아보니 인재위원회가 분명 있었던 걸로 보도가 돼 있다. 그래서 찾은 인재가 아마도 김수민 인재인 것 같다. 김수민 이름이 나오면 리베이트, 이어서 박선숙이 떠오른다. 그리고 박선숙은 동교동계로 이어진다.

아, 그렇다고 동교동계가 리베이트랑 무슨 관계는 전혀 없었던 거 같지만 말이다. 지금은 거의 무죄로 끝나는 듯한데, 암튼 당시의 분위기상 안철수가 사과와 사퇴를 했었다. 사람들은 안철수를 욕하고. 근데, 사실 박선숙이 동교동계(였으)니까 동교동도 똑같이 욕먹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당시 여론은 동교동을 욕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세상 재밌는 거다.

내가 볼 때 안철수 죽이기가 꾸준히 있는 거 같긴 하다. 안철수 죽이기가 진행되어 정말로 안철수가 정계에서 퇴출되면, 안랩 주가와도 무관하지는 않을 듯하다. 젠장, 안랩 주식 4만 원일 때 사서 16만 원 일 때 판 사람들이 부럽긴 하다. 안철수 지지 비판을 넘어 한 사람의 유명 정치인의 몰락은 경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거....

아, 인재영입위원회 얘기하다가 옆길로 샜군. 아무튼 인재위원회를 설치한다한들 그걸 제대로 꾸려나가지 않으면 인재가 모이겠는가? 만약 인재가 영입이 안 되면, 지금으로선 인재들이 그쪽으로 영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그럼 새로운 신인 발굴을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능력있고 참신한 인물을 지난 몇 년 동안 안철수가 보여주지 못한 게 인재영입위원회가 없어서가 아니지 않은가 싶다.

당신이 인재라면 이제 막 출범해서 앞으로 5년이 보장되어 있는 여당을 택할까, 아니면 지지율 5% 정당으로 갈 것인가? 물론 가능성이 낮아서 경쟁률도 낮은 탓에 매우 희박한 확률이긴 하나 대박을 기대할 수는 있을 거 같다. 물론 능숙한 투자자들(?)은 저배당 저위험을 택하기 마련.

내가 하려는 말은, 어떤 혁신안이 됐든 그걸 꾸려갈 능력이 안철수에게 있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밑바닥 정치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당을 움직이는 동료나 아랫사람들을 엄히 감독하지 못해서 두 번이나 초대형 사건이 나게 하고, 그래서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면 혁신안을 내놓는다한들, 경영 능력에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결국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움직이는 사람이다.

사실, 안철수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국민의당이 아닌 무슨무슨당의 경우, 각종 위원회들의 명단만 A4 수십 장이 된다고 하기도 하고... (실제로 작동되는 건 거의 없단다), 그 가운데 위원장만 있는 위원회도 부지기수이고, 위원회 설치했다고 뉴스 나간 뒤로 아무 일도 안 한 위원회도 많은 걸 내가 안다. ㅋㅋㅋ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이 중앙당 부위원장이라고 하면 그거 다 아닙니다~"라는 말까지 서로 해대는 여러 부위원장님들.... ㅋㅋㅋ 밖에서 보면 수십 년 전통의 거대 정당이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는 모 정당의 모습을 전해 들으며 기구나 조직, 제도 등등보다 작지만 내실 있는 정당을 꾸미는 것이야말로 정치 발전의 모태인 것이지, 주의나 이념 또는 겉으로 말하여지는 당원 숫자 같은 각종 지표, 정책 대안 없는 선언적 밀당 따위는 이미 너무나 많이 봤다.

그런 면에서 문제는 사람이지 제도가 아니다. 그리고 사람과 그들이 움직이는 현장에 대한 이해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안철수는 그런 면에서 정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떤 때 보면 핵심을 잘 짚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지금 당대표 나오지 말고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거 아니냐는 그런 류의 사고 방식도 우리 정치의 관례가 된 공식이지 그걸 꼭 따라야 할 필요가 있는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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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6 16:53 2017/08/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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