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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저작권의 방향성...추가 토론


캡콜드님의 <대안저작권의 방향성, 돈문제를 어떻게 직시할 것인가>에 대한 제 문제제기에 대해, 다시 캡콜드님께서 보충설명 및 반론을 해주셨습니다. 이 글은 이에 대한 제 추가 토론입니다.

1. 우선 캡콜드님께서 제시하신 3가지 원칙에 대해 보충설명을 해주셔서 일단 말씀하시는 바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2. 또하나 짚고 넘어갈 점은 저작재산권을 인정한 상황에서의 (3자) 조율과 저작권에 대한 근본적 대안에 대한 실험이 상호 배타적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즉,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현실에서 뒹굴면 됩니다. 실제로 (편의상) 대안저작권 운동은 크게 3가지 정도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첫째, 저작권이 강화되는 추세(삼진아웃제 등)에 대한 비판 및 공정이용 확대 (예컨데,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최문순 의원안이나 WIPO의 독서장애인 조약과 같은) 운동, 둘째, GPL이나 CCL과 같이 현재의 저작권 체제 내에서 공공재(Commons)를 확대해나가려는 창작자들의 자발적인 운동, 셋째, (국내에서는 미약하지만) 저작권에 기반하지 않은 대안적 사업모델/수익구조에 대한 실험. 각 운동마다의 주요 주체들이 있습니다. 물론 일정하게 겹치기도 하지만. (예를 들어, 국내의 경우 지재권 법제도에 대한 비판은 정보공유연대가, Commons 운동은 CC Korea나 자유/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3. 이러한 운동들을 캡콜드님 말씀대로 "'니들도 내가 마음껏 쓸 수 있도록 동참하란 말야'라고 강요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CCL과 같은 운동은 결국 참여가능한 창작자가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고, 세번째 대안적 사업모델/수익구조에 대한 실험에 동참하는 창작자가 있다면 그는 현재의 저작권 체제 내에서 별다른 이익을 보지 못하는 창작자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리고, 첫번째 현재의 저작권 법제를 둘러싼 (권리의 일방적 강화를 막고 공정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대응은 이미 현재의 저작권 체제를 일정하게 인정한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권리 강화에 대한 반대 운동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예를 들어 최문순 의원안의 경우에도 WTO 지적재산권조약을 벗어나지 않는 '한계 내에서' 공정이용 영역을 다소나마 확대해보고자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캡콜드님 말씀대로 '창작자가 협상테이블에 나설 수 있도록' ' 지적재산권 개념 자체는 흔들지 않는 전제'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캡콜드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은 아름다운 3자 테이블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지금까지 '2항 대립'으로 설정해왔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이용자 및 기업과는 다른 스탠스를 가지고 있는 '창작자' 그룹이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인 측면이 큽니다. 저작권협회와 같은 창작자 단체가 있지만, 유통기업의 이해관계와 거의 동일한 입장을 가지고 있고, '국제경쟁력'을 지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는 정부들 역시 자국의 유통 자본의 이해를 대변합니다. 그나마 이용자의 이해관계라는 것도 정보공유연대와 같은 시민사회단체나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대변될 뿐, 이용자 자체가 조직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죠. 해외에서는 그나마 도서관 사서 등이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만.

4. 비영리적 디지털 전송과 관련하여, '현존하는 영리활동을 얼만큼이나 방해하고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하셨습니다만, (그리고, 비영리적 디지털 전송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니까 법무법인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합의금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잠재적인(!) 시장의 침해 가능성을 명분으로 권리자 단체에서는 비영리적 이용조차 디지털 전송의 허용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죠. 예를들어, 하루에 몇 명 방문하지도 않는 제 블로그를 통해서 제가 인터넷 방송을 하고, 그 방송에서 상업 음반을 이용한다고 했을 때에 조차 '잠재적인 시장 침해 가능성'이 문제가 됩니다. 권리자측 입장에서는 저와 같은 비영리적 이용자가 수천, 수만명이 될 수도 있고, 또 썰렁했던 블로그가 어느 날 갑자기 수십만명이 방문하는 인기 블로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가 권리자의 시장을 침해하는지 기준도 불명확할 뿐 아니라, 오히려 인기가 없어야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모순에 직면하게 됩니다. 물론 캡콜드님이 말씀하신 '협상과 조율'이라는 것이 개별 협상자들의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닌 이상, 서로 다른 이해관계의 사회적 논의 과정 속에서 매순간 일정한 타협 지점들은 만들어지게 되겠죠. 이러한 과정 자체에 개입해야할 필요성에 대해서 부인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습니다만, 유통기업에 편향적인 역학 관계의 균형을 위해서라도 이용자 및 실제 창작자의 입장을 대변할 집단이 조직화되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5. 마지막으로, '돈문제 직시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하셔서...예, 아쉽게도 제가 돈 문제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인 듯 합니다. 자유 소프트웨어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누군가 주장할 수는 있으나, 중요한 것은 직접 자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어야 하겠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대안적인 수익모델에 대한 추상적 방향이나, 마이크로 페이먼트 시스템과 같은 사례들을 소개하는 정도이겠으나, 그리고 또 다른 맥락에서는 캡코드님도 이런 저런 사례를 드셨고...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실험하는 누군가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참고로 진보넷도 내년 프로젝트로 후원 시스템을 만들 고민은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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