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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통신연합 APC 총회 (3.17~21) 참가기

 

지난 3월 17일부터 21일까지 진보통신연합(APC) 총회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올 해 들어 3번째 총회 ㅠ.ㅠ)

진보통신연합 APC는 정보통신운동과 관련한 국제적인 네트워크이고, 진보네트워크센터도 회원 단체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http://act.jinbo.net/drupal/node/77 참고) 1999년 즈음부터 파트너 네트워크로 참여하다가, 2001년에 정식 회원으로 가입을 했습니다. 초기에는 진보넷과 같은 비영리 ISP의 네트워크로 출발하였는데, 이후 정보통신운동과 관련된 모든 단체로 회원 가입 범위를 확대하였습니다. 이번 회의 기간에 APC 20주년 기념행사도 열렸는데, 기록을 보니 1990년(인터넷이 보편적으로 이용되기도 전입니다.)에 호주, 브라질, 캐나다, 니카라과, 스웨덴, 영국, 미국 등 7개 회원 단체로 공식 출범했네요. 2010년 12월 현재, 36개국의 48개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데, 80% 정도가 개발도상국에 위치해 있습니다. 정보통신영역의 주요 단체들이 전자개척자재단(EFF),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EPIC), 프라이버시 인터네셔널(PI) 등 미국이나 유럽에 중심을 둔 단체인 점에서, APC는 개발도상국의 단체들에 중심을 둔 국제적인 네트워크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회의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시 : 2011년 3월 17일 ~21일
- 장소 : 필리핀, 팡라오섬(Panglao Island) 아모리타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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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서 회의를...지금 필리핀은 습하고 더운 여름날씨..

 


- 일정
3월 16일 오전 인천공항 도착, 마닐라 거쳐서 타그빌라란시로 국내선 이동, 버스로 호텔로 이동.
3월 17일 - 19일 : 교류와 배움의 시간(Network & Learning Forum)
3월 20일 : APC 총회
3월 21일 : 각 주제별 팀 회의
3월 22일 : 귀국

APC는 각 회원단체들에게 APC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대표자를 두도록 되어 있는데, 진보넷에서는 제가 맡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이 APC 총회에 3번째 참석한 것입니다. 2001년에 우루과이, 2003년 콜롬비아에서 열렸던 총회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필리핀은 첫 방문입니다. 인천공항에서 마닐라까지 비행 시간은 4시간도 걸리지 않더군요. 비행기가 빨라지고 있는지, 예정된 비행시간보다 2~30분은 적게 걸리더군요. 그러나 오전 5시에 일어나 부랴부랴 공항에 가서, 8시 30분 비행기를 탔습니다. 마닐라에 도착해서 숙소 인근의 소도시인 타그빌라란시까지 국내선을 타야하는데, 공항에서 5~6시간 기다렸습니다. 마닐라 공항에서 기다리는 와중에 일군의 외국인들이 눈에 띄는데, 아마도 APC 총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느낌이 확 오더군요. ^^ 이상하게 첨보는 사람들인데도 그런 느낌이 올 때가 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서 타그빌라란시 공항에서 인사를 했습니다.

APC 총회는 세계 각 국의 활동가들이 모이는만큼 비용이 많이 듭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열리든 지구 반대편에서 참석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죠. 그래서 중요한 (그래서 어차피 많은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회의가 있는 전후로 인근 지역에서 총회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총회 외에도 회원 단체 활동가들 사이의 교류와 배움의 시간을 마련합니다. 그나마 예전에는 2년마다 했던 것을 이번에 3년마다 개최하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번 총회 기간 동안에서 전 세계에서 50여명의 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APC 회원 단체에서 뿐만 아니라, 연대 활동하는 단체의 활동가나 전문가들도 참석을 했습니다. 이번 회의 직전에 아시아지역 프라이버시 회의가 있어서 프라이버시 인터네셔널(PI) 활동가들도 참석을 했는데요. 제가 도착한 날인 16일에는 PI 20년 기념 파티도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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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의 대표적인 활동가 사이먼 데이비스(Simon Dav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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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홀에 50여명의 활동가가 빙 둘러앉아 전체 세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류와 배움의 시간은 많은 분반 토론과 전체 세션으로 진행이 됩니다. 사람이 많으니까 주제 별로 여러 그룹을 나눠서 토론을 진행하고, 전체가 참여하는 세션은 토크쇼 방식으로 진행을 하더군요. 토크쇼 방식은 우리 토론회처럼 지정 패널들이 있지만, 패널 발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보다는 주요 주제에 대해서 패널들의 의견을 들은 후에 대부분의 시간은 자유 토론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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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식당이나 주변 텐트, 혹은 작은 방에서 분반 토론 진행

위 사진은 인터넷 권리에 대한 토론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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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이 토론 주제를 제안하고 팀을 나누어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첫날 17일에는 포스터 행사가 열렸는데요. 각 단체의 활동을 모두 소개하기는 힘드니까, 전지 1장 정도 크기의 포스터로 만들어 벽에 붙여놓고 전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열람하고, 포스터를 붙인 단체의 설명을 듣기도 하고 하는 식이지요. 몇몇 단체는 이미 인쇄된 포스터를 가져오기도 했고, 대부분은 전날 밤에 즉석에서 만들었습니다. 저도 출국 전날까지 계간 액트온 마무리하느라 정신이 없던터라, 16일 도착해서 밤에 작업을 했습니다. 주제 영역은 아래 6개 영역이었습니다.
 
- 인터넷 권리 옹호 (Securing and defending internet rights)
- 인터넷 접근권 (Affordable internet access for all)
-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기술 (Making technology work for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 정보 공유지의 구축 (Building the "information commons")
- 인터넷 거버넌스 (Improving governance, including the governance of the internet)
- 성평등과 여성의 권리 (Gender equality and women's rights)

저는 한국에서의 인터넷 표현의 자유 이슈를 주제로 '인터넷 권리' 영역에 포스터를 붙였습니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위한 국내 법제도와 이에 대한 대응을 연구(research), 홍보/캠페인(public awareness), 로비(lobby), 법적 대응(lawsuit), 국제연대(international solidarity)로 구분하여 각각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과 상호 연계 지점을 보여주고자 했구요. 사실 인터넷 실명제나 내용 심의 등 규제 법/제도에 대응하면서 필요한 활동을 해왔는데, 이와 같이 대응 활동을 구조화해본 것은 처음입니다. 해 놓고보니, 지금까지 우리 활동을 이런 식으로 구조화하여 평가하거나 계획을 수립하는 능력이나 경험이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포스터 행사라는 방식도 그렇고, 이런 식의 구조화된 활동 기획도 그렇고, 꽤 괜찮은 자극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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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포스터


그러나 인터넷 권리와 관련된 활동에 있어서 진보넷은 (APC 내에서) 매우 활발한 편입니다. 위 6개 영역의 주제 중에서 특히 많은 포스터가 붙은 영역은 '접근권'과 '젠더' 부분입니다. '환경'도 일부 있구요. '접근권'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은 APC가 개발도상국의 회원 단체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구요. '젠더'의 경우는 APC의 핵심 활동 영역 중의 하나입니다. 95년 베이징에서 열렸던 UN 여성 회의에서 APC가 일정한 역할을 하기도 했고, 현재 사무총장인 안리에트(Anriette)나 인터넷 정책 분야의 리더인 카렌 뱅스(Karen Banks) 등 APC의 주요 스탭들이 여성이 많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여성과 정보화 관련한 프로젝트가 가장 활발히 운영되고 있고, 현재도 젠더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많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젠더 이슈는 전 이슈 영역을 가로지르는 이슈(cross-cutting issue)로서 다른 활동 영역과 겹쳐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들에게 기술을 교육하고, 성폭력을 예방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는 'Take Back the Tech!' 프로젝트나  동성애와 인터넷을 주제로 한 'EROTICS' 프로젝트 등이 '인터넷 권리' 영역과 겹쳐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여성들에게 소액 펀드를 지원하거나 기술 교육을 하는 것은 '접근권' 영역과 겹칩니다. 여튼 '젠더'와 관련한 프로젝트가 APC 내에서 가장 활발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 권리도 APC의 오래된 활동 영역이기는 하지만, 국내적 수준에서 진보넷과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주로 대륙별, 국제적 수준에서 모니터링, 캠페인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듯 합니다. 이번 포스터 행사 때에도 인터넷 권리 영역에는 진보넷과 EROTICS 등 두세군데 밖에 붙이지 않았습니다. 정보 공유지의 구축 영역도 원론적 수준에서의 동의는 이루어져 있지만, 각 단체에서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거나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를 채택하는 정도에 머물 뿐, 지적재산권 이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회원 단체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점들이 진보넷 입장에서 APC의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데에 아쉬운 점이기도 합니다.

참가자들이 마음에 드는 포스터에 투표를 하고 마지막날에 발표를 했는데, 제가 만든 포스터가 3등을 했습니다. ^^ CD 한장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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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권리 영역에 붙은 포스터 (맨 오른쪽이 진보넷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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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붙은 포스터에 대해 설명 (설명하는 사람은 호주 EngageMedia의 Andrew Ga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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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Colnodo의 훌리앙(Julian Casasbue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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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Back The Tech 포스터

 

 

둘째날 오후에는 '연구 방법론과 윤리(Research method & ethics),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토크쇼가 열렸는데, 영어 따라가기에 바빴으므로 내용은 넘어가고 (ㅜ.ㅜ), 인상깊었던 것은 진행 방식이었습니다. 역시 사회자와 3명의 지정 패널이 있었는데, 사회자는 라디오쇼 방송인 것처럼 진행을 합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라디오 광고와 같은 포맷으로 관련 프로젝트 등에 대한 광고도 합니다. (3명이 각기 다른 광고를 맡아서 진행을 했습니다.) 자유 토론에서 발언하고 싶은 사람은 청취자 전화를 하는 것처럼 "따르릉~ 따르릉~" 소리를 내고 발언을 해야 합니다. 중간에 노래도 한곡 하더군요. ^^ 통상적인 우리 토론회와 같이 다소 딱딱하고 경직돈 분위기가 아니라, 진지하면서도 발랄한 분위기, 특유의 과장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목소리,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호응 등이 무척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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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

 

 


20일 APC 총회는 우리 총회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 개회 및 의제 채택 (Welcome and agenda overview)
- 활동 및 재정 보고 채택
Adoption of report of the online meeting of Nov/Dec 2010
Report from the APC board reflecting on their work for the period 2008-2010
Financial report
- 전략 및 활동 계획 논의
APC Strategy 2009-2012 : Updates and Plans Goals : Reporting on achievements in implementing the APC strategy during 2010
APC going forward : keeping the network strong, growing and sustainable : 분반 토론 후 전체 회의
- 임원 선출 (Executive Board election)

APC의 구조는 회원 단체 전체가 모이는 총회, 일상적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상근 스탭들), 그리고 회원 단체들의 대표들로 구성되는 이사회(Exective Board)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보통의 법인의 구조와 비슷하죠. 사전에 자천/타천으로 이사회 후보자를 공모한 이후, 오프라인 총회의 투표로 이사회 임원들을 선출합니다. 총 7명을 뽑고, 당연직인 사무총장까지 포함하여 총 8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됩니다. 이번에 선출된 이사회 임원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크로아티아 ZamirNet의 Danijela 가 최고 득표를 얻어 이사회 의장이 되었습니다.

Danijela Babic, ZamirNet, Croatia (APC Chair)
Valentina Pellizzer, owpsee, Bosnia-Herzegovina
Andrew Garton, EngageMedia, Australia/Indonesia
Julian Casasbuenas, Colnodo, Colombia
Shahzad Ahmad, BytesForAll, Pakistan
Graciela Selaimen, NUPEF, Brazil
Liz Probert, GreenNet, United King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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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사회 임원들. 오른쪽부터 Liz, Valentina, Andrew, Danijela, Shahzad, Julian, Anriette

 

20일 저녁에는 APC 20주년 기념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APC의 역사를 프리젠테이션으로 브리핑하면서, 중간 중간에 예전부터 활동했던 사람들이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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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C 총회 참석자들

 

아래는 회의에서 만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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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Alan Finlay, APC에서 매해 발간하는 지구적정보사회감시 보고서(GISWatch Report) 에디터,

오른쪽은 ㅠ.ㅠ (기억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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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룸메이트였던, 인도 DEF 라는 단체의 오사마(Osama Man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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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미국 노동넷의 스티브 젤쩌(Steve Zeltzer). 98년 제1회 서울국제노동미디어 행사 때 방한한 바 있습니다. 오른쪽은 케냐 ALIN이라는 단체(넷접속이나 교육 등의 활동을 하는 듯)의 안토니(anthony mu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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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 APC 사무총장인 안리에트(Anriette)

오른쪽은 파키스탄 Bytes for All에서 온 니그햇(Nighat 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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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BFES라는 단체의 샤미마(Shamima Aktar)와 불가리아 BlueLink의 베라(Vera Staevs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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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일본 JCAFE의 하마다(Hamada Tadahisa), 리안(Ryan Clement), board 임원인 발렌티나와 훌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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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는 주변 해변가 식당에서 사 먹었는데, 이렇게 생선들을 진열해놓고 고르게 한다는...

와뿌와뿌..라는 생선을 먹었는데...나중에 찾아보니 유명한 듯...

 

 

 

21일은 여러 주제별 팀 회의가 있었습니다. 오전에 회의하고, 오후에는 간만의 자유시간! 원하는 사람과 팀을 꾸려 반나절이지만 근방(Bohol 지방) 관광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가 있기는 했는데...어디를 갔는지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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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는 오토바이 옆에 좌석을 설치한 삼륜차가 많더군요. 저렴한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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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힐스(Chocolate H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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