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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뉴스 스크랩에 대한 저작권 규제 정당한가?


일부 언론사에서 법무법인을 통해 몇 개 시민사회단체들의 홈페이지에 올려진 기사를 삭제할 것과,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각 단체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는 못했는데, 진보넷에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상담이 간혹 들어오는 모양이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신문>이라는 곳에서 기사로 다루었는데, 아래는 내가 기고한 글이다.
관련된 기사는
- NGO 홈피 기사 전재 권리없다?
- “기사저작권 제한 가능” 해결방법은 없는가

법적 분쟁으로 가면 당연히 단체들이 손해배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언론사가 요구하는 것과 같이 터무니없는 액수는 아닐 것이고, 기사 개제 정도나 기사 종류 등에 따라 훨씬 적은 액수가 될 것이지만, 어쨌든 비영리 단체 입장에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정당한 이용으로 인정받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는 장기적인 과제가 될 듯 하고, 국회에서의 처리도 쉽지는 않을 듯 하다. 하지만, 이 문제를 비롯하여 공정이용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입법 운동의 시도는 필요할 것이다.

개별 단체 차원에서는 '펌'이 아니라 '링크'로 바꾸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현행 저작권법의 문제 자체를 드러내지 못하는 소극적 대처라고 할 수 있다.

위 기사에 나온 바와 같이 시민사회단체 공동으로 언론사들과 이용 협약을 맺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만, 비영리 단체들의 경우 '이용대가'를 지불하기는 힘들 것인데 (그러려니 차라리 링크로 바꾸고 말 것이다.) 무상 이용에 대해 언론사들이 합의해줄지 의문이다.

이 사안에 대해 개별 단체 차원으로 대응하는 것은 별다른 사회적 파장을 갖지 못할 것이다. 아직 내용증명을 받지 않은 단체들도 언젠가는 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단체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현행 저작권 문제에 대해 단체들이 공감하고, 기사 이용이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 정당한 이용이 되어야 함을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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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뉴스 스크랩에 대한 저작권 규제 정당한가?

일부 신문사들이 시민사회단체들의 홈페이지에 올려진 자사 기사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음악, 영화 등을 비롯한 인터넷 상의 저작물 규제가 강화되고, 신문사들도 ‘디지털뉴스 이용규칙’을 만드는 등 뉴스 저작권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는 하나,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시민사회단체의 홈페이지에도 칼날을 들이댄다고 하니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시민사회단체의 홈페이지에 신문기사를 올려놓는 경우는 대개 두 가지 경우일 것이다. 첫째는 자기 단체와 관련된 기사를 스크랩하여 활동의 역사를 소개하고 기록하기 위한 경우, 둘째는 단체의 관심분야와 관련된 기사를 스크랩하여 관심 있는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하는 경우이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취재 소스를 제공한 사람이 자신과 관련된 기사를 스크랩하는 것마저 봉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공정해보이지 않는다. 신문사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종의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인데, 이는 상호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의 경우, 단체는 나름의 자기 노력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부가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환경단체의 경우 ‘기후변화 관련 기사모음’을 제공할 수 있을텐데, 이런 서비스는 이용자들에게 개별 신문기사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특정한 신문사의 기사만이 아니라 여러 언론사들의 기사들을 일목요연하게 접할 수 있고, 또 자신이 관심 있는 기사만을 제공하므로 잡다한 기사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어진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는 개별 신문사에서도, 인터넷 포털에서도 제공하고 있지 않다. 시민사회단체는 개별 신문사의 기사를 1차 자료로 또 다른 가치를 가진 2차 생산을 하는 셈이다.

혹자는 '펌'이 아니라, '링크'로 전환해도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해도 무방한 경우도 있지만, ‘펌’의 고유한 장점도 있다. 링크로 할 경우 원 소스의 서버에 문제가 생기거나, 주소가 변경되는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해진다. 링크 방식으로는 기사 검색 서비스도 힘들어지게 된다.

위 두 가지 경우 모두 (마치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불법 테이프와 같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비영리적일 뿐만 아니라, 공익적 목적을 위한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며, 그 자체로 기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민사회단체 홈페이지에 올려진 기사 때문에 과연 신문사들이 얼마만큼의 경제적 손실을 보았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신문기사도 저작권으로 보호된다. 그러나 저작권이 ‘문화 발전’을 위한 법이라면, 그래서 일정한 경우에 저작권을 ‘제한’해야 한다면, 이런 식으로 비영리적일 뿐만 아니라, 공공적 가치가 있는 기사 이용에 대해서까지 저작권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 이 글은 ‘정보공유라이선스 2.0 : 허용’을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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