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선과 능선 사이에 부는 바람에 눈이 휘날렸다.
이렇게 아름다운 능선을 담기 위해서는 오로지 체력만이 필요하다.
나는 이런 능선을 얼마나 오랫동안 찍을 수 있을까...
몇 일 동안 많이 아팠다
어린이 때를 빼고 독감이라고는 걸려본적이 없었다.
아파봐야 하룻밤 자고나면 벌떡 일어났었다.
벌써 2주째 몹쓸 감기는 나를 괴롭힌다.
아직은 연한 찬기운이 가슴을 휘감고
폐를 건든다.
그럴때마다 힘이 쭉쭉 빠지고 삶의 의욕도 잃곤한다
날밤을 까고 대청에 오른날
영하 17도를 체감케 하는 바람은 내 얼굴을 찢어 갈겼다.
그래도 내 손에 들려진 200미리 렌즈와 묵직한 바디는
내 생의 희망이었다.
대청을 내려와 멀리서 휘몰아치는 능선의 눈바람을 보고서 무심코 셔터를 누른다.
셔터음은 한겨울의 바람을 가르고 내 귓속에 명쾌한 리듬으로 다가온다.
더 오래도록 나만이 들을 수 있는 셔터음과 뷰파인더 속의 세상을
즐기기 위해 우선 술을 줄여야 겠다.
더 오래 그 음을 들을 수 있게 다른 소소한 즐거움을 버려야 겠다.
나는 늙어가서 힘든게 아니다.
내 관리를 못했던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