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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언제나 바다를 생각함</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link>
		<description>
<![CDATA[
환쟁이의 통찰력을 꿈꾼다
]]>
		</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dc:creator>거한(mailto:)</dc:creator>
		<pubDate>Fri, 15 Aug 2008 20:33:1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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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언제나 바다를 생각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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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환쟁이의 통찰력을 꿈꾼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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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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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쓰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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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ATA[
<!--FCKeditor--><p>&nbsp;블로그 닫아야지 닫아야지 하면서, 늘 이번이 마지막이야 마지막이야 하면서 결국 못 참고 글을 더 써버린다. 천개 되면 딱 닫아야지 했는데 그 이후로 벌써 24개를&nbsp;썼다.</p>
<p>&nbsp;</p>
<p>&nbsp;이번에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쓴다. 하지만 무책임하게 지르고나서 튀려는 건 아니다.</p>
<p>&nbsp;</p>
<p>&nbsp;원래 뒷북을 잘 친다. 고맙다는 인사도 1년을 미뤄 은인을 잃기도 한다. 인간이 돼먹기를 게으르고 무심한 탓이다. 자질구레한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생각을 많이 하는 성질로 버티려다보니 생겨난 반대항이기도 할거다.&nbsp;지금 쓰려는 얘기와&nbsp;아무 상관은 없지만&nbsp;고마운 일이 미안한 일이 되어버리고, 부담감으로 사람을 질리게 하는 일은 너무 슬프다.</p>
<p>&nbsp;</p>
<p>&nbsp;생판 모르는 사람한테&nbsp;화가 나면&nbsp;대부분 싸우기도 잘 하고 따지기도 하지만 관계가 있는 사람, 특히 호감이 있는 사람한테 화가 나면 말을 하지 않는다. 이어질 결과가 두렵고 이 사람을 잃을 것이 두렵고, 화를 내서 상처입히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인한테는 별 걸 다 얘기하고 잘도 화내고 따지고 표현한다.&nbsp;내&nbsp;화를 숨겨서 그것이 깊어지고 관계가 변질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p>
<p>&nbsp;</p>
<p>&nbsp;더더욱 말할 수 없을 때는&nbsp;내가 결코&nbsp;그 사람이 원하는 말을 해줄 수 없을 때다. </p>
<p>&nbsp;</p>
<p>&nbsp;그 사람이 원하는 태도를 취해줄 수 없을 때다. 그게 감정적인 종류라면 더더욱 그렇다.</p>
<p>&nbsp;</p>
<p>&nbsp;느낀 것을, 생각한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있어도, 느끼지 않은 것, 생각하지 않은 것을 말할 수는 없다. 그건 사기와 위장이다. 하지만 그것을 느끼거나 생각하지 '<strong>않아도</strong>' 그<strong> 반대로</strong> 생각하는 것은 아닌데, 언제나 상대방은 그렇게 받아들이고 나를 적대시한다.</p>
<p>&nbsp;</p>
<p>&nbsp;처음엔 사소한 오해라고 생각했고, 오해를 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고, 이미 블로그를 놓고 싶어진 터라&nbsp;그런대로 블로그를 확인하긴 했지만 그렇게 주의깊게 들여다보지 않았다. 사실 블로그 주소를 입력해서 갔기 때문에 바리님과 녀름의 블로그 외의 블로그에서 어떤 일이 있는 지는 나중에 얼핏 듣고 확인하게 되었을 뿐이었다.&nbsp;그 때 당시에는&nbsp;쉽게 풀리지 않는 것이 참 이상하다고 느꼈고, 결국 절망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기를 놓쳤기 때문에 닫혀 있던 글도 지금 보았다. 헉 했다. 화가 났지만 최대한 잊어보려고 한다. 내가 말을 하지 않는 게 최대한의 배려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도 혼란스럽지만 어쨌든 그건 아닌 것 같다. </p>
<p>&nbsp;</p>
<p>*</p>
<p>&nbsp;</p>
<p>&nbsp;그 때 글을 쓰려고 생각했던 것은, 글과 덧글을&nbsp;쓴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기&nbsp;난감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설명하자니 변명같고, 변명해야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고, (자신들을 분명히 명기한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런 넘겨짚음은 얼마나 뻘짓들을 낳던가. 나도 나를 겨냥했다고 판단하고 정말로 지랄을 해서 부끄러워졌던 일이 세 번 정도 있었다. 심증이 가더라도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가능성이 있기&nbsp;때문에, 사실 비판을 하려면 분명히 그 사람을 지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nbsp;그들임이 맥락상 분명해지는 상황이 되었을 때, 나는 조금 벗어나 있는 위치에서 그 맥락 이야기를 하면 더 편할 거라고 생각했다. </p>
<p>&nbsp;</p>
<p>&nbsp;알엠님이 시누이의 논평격으로 받아들인 글 중에 내 글이 포함되어 있는 지, 아니면 그저 내 글인지, 그것도 아닌지&nbsp;밝히지 않으셨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런 전제에서 이야기한다면 그러한 나의 의도는 아무 소용 없었고, 행동은 그저 타는 불에 기름 붓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도 그렇게 느낀다. 하지만 더 이상 내가 어떻게 좋게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하지 않는다.</p>
<p>&nbsp;</p>
<p>&nbsp;감정적이고 부드럽고 조곤조곤하게 글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앞 뒤 따지고 딱 자르듯이 글쓰는게 익숙한 사람도 있고, 그렇게 쓸 수밖에 없는&nbsp;입장을 가진 사람도 있다.&nbsp;처음엔 그냥 물음표라서 감정 표현을 꺼렸지만, 나중엔 감정을 표현하면 더욱 상처 받을까봐 그런 감정적인 언어는 최대한 피했던 것같다.&nbsp;내가 느낀 것은, 간단히 말해서 그냥 황당했다. 느낀 것을 표현한다면 '에? 왜 그러세요? 그런 게 아닌 것 같은데요.'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nbsp;하지만 상처 받아서&nbsp;여길 떠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nbsp;그런 말을 뱉을 수 없다. 토론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의견에 동의해서 열심히 생각을 정리해서 썼지만,&nbsp;같은 얘기로 받아들여진 모양이다.&nbsp;녀름의 블로그에 익명으로 달린 덧글 몇 개들은 정말 배려할 가치가 조금도 없었고&nbsp;할 말이 굴뚝같았지만 이 상황에서&nbsp;내가 마치 애물단지처럼 여겨졌고, 당사자가 아닌 이상, 촉발될 수 있는 논쟁이라기보단 개싸움을 포괄할 수 없기 때문에, 꾹 참았다.</p>
<p>&nbsp;</p>
<p>&nbsp;내가 어떤 사람인지, 결혼을 생각하는 지 안 하는지, 육아를 원하는 지 원하지 않는지, 비혼인지 아닌지(이건 말 안해도 너무 당연시되지만), 아이를 좋아하는 지 안 좋아하는 지, 그런 이야기들은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 물타기라고 생각해서였다.&nbsp;누가 결혼과 육아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 지가 문제가 아니잖아. 지금 그걸 문제삼아서 문제인 거잖아. 마치 그것부터 고백해야 이야기에 끼어들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선 안 돼. 호감을 사고 장벽을 낮추고 싶어서 그런 얘기를 너무나 하고 싶기도 했지만 하지 않았다. 잠시 우리 엄마 얘길 썼었지만 내려버렸다.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엄만 이런데 당신들은 왜 그래? 하는 식으로 받아들여지면 너무 끔찍할 것 같아서였다. </p>
<p>&nbsp;</p>
<p>*</p>
<p>&nbsp;</p>
<p>&nbsp;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왜, 사무실에서 빈발하는 엄마들의 전화가 괴롭다는 얘기가, 그게 너무 당연시되어서 괴롭다는 글이, 아이를 너무너무 기르고 싶지 않다는 덧글들이, 왜, 엄마들을 모욕하는 것이 되었냐는 것이다.&nbsp;아니, 그것까지는 짐작할 수 있다. 전화가 싫은 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고, 그게 아니라고 아니라고, 엄마가 아니라 사주쟁이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열심히 말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nbsp;정말로 우려되는 건 그게 왜 엄마들의 블로그를 싫어하는 게 되냐는 거다. 왜 이렇게 있지도 않은 혐오와 악감정이 생겨나고, 하지도 않은 말이 생겨나고,&nbsp;금시초문인 무시가 생겨나고, 한 적도 없는&nbsp;조롱과 깔깔거림이 생겨나고(그건 정말 충격적이었다. 세상에.), 그것이 '여기'로 수렴되냐는 것이다. 그 말은 거꾸로 '여기'에 '너희', '너희 같은 사람들'이&nbsp;있는 것이 싫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다. </p>
<p>&nbsp;</p>
<p>&nbsp;나중에 조금 이해가 갔다. 직업을 가진 '엄마'&nbsp;들은 일과 육아로 부대끼다보면 으레 사무실에서 일을 못 놓은 상태에서 아이들에게 전화를 많이 하나보다. 엄마들에게는 너무 당연한&nbsp;일이었나보다. 그게 짜증난다고 하는 걸 견디기 어려웠나보다.&nbsp;하지만&nbsp;그 전화가 다른 사람에게 짜증이&nbsp;되는 순간이 있을&nbsp;수도 있다는 것, 그걸 인정하면 안 되는 건가. 짜증나는 사람이 있고 짜증 안 나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스펙트럼은 다양할 거란 것,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볼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이&nbsp;왜 무작정 모멸감으로 이어져야 할까. 정말, 전화가 문제였다면, 왜 그런 전화를 하는 지 말하거나, 결혼과 육아를 조롱하는 것같아서 기분이 나쁘다고, 그걸 선택한 나 같은 사람들을 비웃는 거냐고&nbsp;직접적으로 분노했으면, 훨씬 더 빨리 원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왜 영문도 모르고 분위기만 살피다가 나쁜 년들이 되어 있는 자신들을 발견해야 하는 것일까.</p>
<p>&nbsp;</p>
<p>&nbsp;&nbsp;'엄마들'이라고&nbsp;지칭한 것, 부른&nbsp;것이 문제라면. 전화가 짜증스러운 이유가 '엄마들'의 문제로 모아져서 참을 수 없는 것이라면. 사실, 나도 어떤 남성 블로거가 '제발 여자들아 여자들아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써놨으면&nbsp;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생지랄을 했을 것같았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nbsp;내 블로그를 닫지는 않았을 것 같더라.&nbsp;오히려 더 많은 말을 하고 더 많은 글을 썼겠지. 왜 자괴적인 뉘앙스와 함께, 스스로를&nbsp;차단하기로 결정하는 것일까?&nbsp;그러면서 여성/비여성, 남성/비남성, 으로서의&nbsp;성별 구도가 비혼/기혼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인가, 같다면 무엇이 같고 차이가 있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nbsp;고민이 되었다. '엄마들'이라고 부르는 '비-엄마', '기혼'과 '비혼'이라는 언어의 상호배타성은 어디에 있는 걸까,&nbsp;필연적으로 정체성 간의&nbsp;대립을 낳아야만 하는 것일까,&nbsp;따위의 것들에 대해 고민을 했고 생각을 더 쓰고 싶었지만... 이 일이 감정적인 일로 정의되고나서 포기했다. 무슨 말을 해도, 지지와 위로가 아닌 이상 상처만 늘릴 것이다.</p>
<p>&nbsp;</p>
<p>&nbsp;하지만&nbsp;왜, 서로 별&nbsp;왕래도 없는 블로그에서, 엄마들을 싸잡아서 말하는 당신같은 사람들, 그게 블진에 오르는 것&nbsp;때문에 떠나고 싶다며 암시적으로 게시하고, 세련된 척하는 이기적인 페미니즘의 발로로 분류하고 비난해야만 했을까. 한번도, 진작 대답할,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서, 더 나아가 사과를 원하며 침묵을 비난하는 것일까. 왜 그렇게 서둘러서 말할 가치도 없는 사람으로 결론지어야 했을까. 정작 본인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문 듣고 찾아와서 무작정 사과해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nbsp;것일까. 정말로 '누군가'를 '매도'한 것은 누굴까. 더 이상 사과할 수 없을 정도로 판단하고 비난해놓고서. 스스로의 선입견으로 무장해가고, 조금도 말 걸어보지 않은 채. 그리고 절대로 안심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 '블럭'은 사실상 존재하지도 않고, 나는 그들이 어떤 마음인지도 모르고, 존재한다면, 최근까지 깔깔거리기는 커녕 **위랍시고 모여서 우울증 걸리고 탄식하고 답답해하고 집에 가서 우는 일밖에 없었으니까.</p>
<p>&nbsp;</p>
<p>*&nbsp;&nbsp;</p>
<p>&nbsp;</p>
<p>&nbsp;하지도 않은 잘못의 용서를 빌 수는 없다.&nbsp;한 국면을 모든 일에 확대해석하면 모두 괴로워지기만 한다. 나는 사실 분노하고 블로그를 닫는 분들의 블로그를 좋아했고,&nbsp;내가 읽어본 얼마 안 되는&nbsp;글들 몇 가지를&nbsp;감동적으로 기억한다. 육아에 있어서 네트워크가 참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그 분들의 결혼과 육아에 대해서&nbsp;부정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nbsp;그렇지만 그 분들이 이번 국면에서 하신 말씀들은 나로서는&nbsp;동의할 수 없다. 호감이 지지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그렇지만 내가 감동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그 분들에 대한 평가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내 사적인 호감의 역사와 맥락에 대해서 줄줄이 고백하고 싶지도 않다. 사적 관계와 감정이 전제 되지 않으면 말할 수 없게 되는 것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니까.</p>
<p>&nbsp;</p>
<p>&nbsp;상관없는 사람들이라면 관심도 안 가졌을 테지만 안타까워서&nbsp;말을 보탰던 것인데, 그것이 논평이 되고, 시누이의 잔소리가 되어 마음을 더 굳히게 했다면 나로서는 정말 슬픈 일이다. 그리고나서 또 이런 글을 쓴다는 것도 조금 서럽고, 찝찝하다. 분명 또 상처 받으실테니까. 하지만 그 분만 상처받은 게 아니다.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사실 그 사람이 그렇다면 그냥 그런 것이다. 상처를 받았고 너무 아팠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nbsp;싶다. 하지만,&nbsp;그 이유가 내가 '공감'하고 '지지'한 게 아니어서, 딱딱하고 나무라는&nbsp;'듯한 태도', 또는 '공격성'&nbsp;때문이었다고 하신다면&nbsp;그럴 수 없다. 공격은 하려고 한 적도 없었거니와, 그건 그저 나 자신에 대한 비난이니까. 내가 나라서 미안하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p>
<p>&nbsp;</p>
<p>*</p>
<p>&nbsp;</p>
<p>&nbsp;얼마 전에 사상 최대로 애인이랑 싸우다가 애인이 '그래서&nbsp;내가&nbsp;(당신이 한 일에) 짜증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냐고, 누구도 그럴 권리는 없다'는 말을 했다. 그 때 나는 길바닥에서 이미 1리터는 울었고, 뻐꾸기처럼 꺽꺽거리며 정말 처절하게 싸우는 와중이라서 얄밉기 그지 없었지만 그 말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그렇고, 그 말을 계속 곱씹게 된다. 나는 그 때 '안 돼'라고 해서&nbsp;전화가 끊어질&nbsp;뻔했지만,&nbsp;'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발 끝까지 들어라'라고 절규하고나서&nbsp;조금씩 진정됐고,&nbsp;나중에 내가 그 짜증을 왜 그렇게 섭섭하게 느낄 수&nbsp;밖에 없었는&nbsp;지, 애인이 눈으로 확인한 뒤에 '사과'가 있을 수 있었고, 나 역시 대뜸 몰아세운 것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nbsp;심정적으로는 안 된다고 느끼지만,&nbsp;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리 싸워도 결론은 없다.</p>
<p>&nbsp;</p>
<p>&nbsp;어차피 서로 공감하지 못하는데, 자신을 부정한다고 느끼면 싸울 수밖에 없다. 박터지게 싸우고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nbsp;서로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으려면 감정적으로 퍼붓기보다는 쟁점을 분명히 하고 감정의 근원에 대해서 말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nbsp;거기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더 부드러운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미 누군가 분노한 상황에선 결국 한 쪽이 참아야 하는 일이 된다. 세상엔 갈등과 분란을 두려워하고 심지어 진보가 분열로 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nbsp;있는데 진보는 분열로 망하는 게 아니라 분열을 두려워해서 망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분열과 차이가 없으면 연대 역시 있을 수 없다. 일치단결은 군대와 학교에서&nbsp;주로 요구하는, 억압의 용어다. </p>
<p>&nbsp;</p>
<p>&nbsp;한동안 참 무섭다고 느꼈는데,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중에 가장 웃긴 생각은, 아이를 기르는 블로거들이 내 블로그에 깔아놓은 마를렌 뒤마의 그림들을 아동 성폭력이라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최소한 그런 느낌 때문에 내 블로그를 보기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또 그런 느낌이 만약 있다면 그건 우스운 일이 아니었다. 나도 여자 연예인의 반신 사진을 메인 이미지로 걸어놓은 블로그에 얼씬도 하지 않았으니까. 만일 누가 그런 문제를 제기한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누드가 반드시 폭력이라고 생각하냐고 되물어야 할까, 예술 표현의 자유를 떠들어야 할까, 이건 자전적인 이미지라고 변명해야 할까. 하여튼,&nbsp;오만 걱정이 들었다.</p>
<p>&nbsp;</p>
<p>&nbsp;실제로&nbsp;가해지지 않은 적대와 멸시때문에 글쓰기를 중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p>
<p>&nbsp;그런 시선에 둘러 싸여 있다는 기분에 사로잡히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일 것 같다.</p>
<p>&nbsp;그렇지만 느닷없이 사과해야 하는 사람으로 몰려야 하는&nbsp;것도 끔찍한 일이다.</p>
<p>&nbsp;</p>
<p>&nbsp;이틀 동안 글을 쓴다,</p>
<p>&nbsp;</p>
<p>&nbsp;몇번을 고쳐 쓰고 지우고 더 쓰고 열까 말까 망설였지만</p>
<p>&nbsp;사실 할 말은 미친 듯이 더 많지만</p>
<p>&nbsp;</p>
<p>&nbsp;정말로</p>
<p>&nbsp;여기까지다.</p>
<p>&nbsp;</p>
<p>&nbsp;왜 다들 슬퍼하는 지&nbsp;몰랐는데, 지금은&nbsp;슬프다고 느낀다.</p>
<p>&nbsp;</p>
<p>&nbsp;*</p>
]]>
			</description>
			<author>거한</author>
			<category>늘</category>
			
			<pubDate>Fri, 15 Aug 2008 04:09:39 +0900</pubDate>
		</item>
		<item>
			<guid>http://blog.jinbo.net/birdizzy/?pid=1024</guid>
			<title>섹스하자? </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pid=1024</link>
			<description>
<![CDATA[
<!--FCKeditor--><p>&nbsp;최근 내팽개치고 잊어버리며 삭히고 있는 울화를 폭발시키는 일이 있다.</p>
<p>&nbsp;</p>
<p>&nbsp;'작업실'이라는 명목으로 1층 원룸을 얻어서 쓴다. 등록금 안 내는 덕분에 누리는 호사다. 너무 덥고 습해서 늘 창문을 열어두고 다닌다. 작업이 놓여있건 하는 도중이건&nbsp;사람이 보게 되는 걸 싫어해서 드나드는 사람도 나 말곤 거의 한 명 뿐이다. 부모님 집이 가깝기 때문에 늘 자고 자주 왕래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을 마주치는 일도 별로 없다. 1년 넘게 지냈지만 여기 사는 사람들도 날 잘 모른다.</p>
<p>&nbsp;</p>
<p>&nbsp;전기세&nbsp;청구서 사이에 A4용지가 하나 들어있더라. 4분의 1로 고이 접힌 바깥 면에는 내 작업실 주소와 호수가 정확히 적혀있다. 컴퓨터용 싸인펜으로 쓴 조악한 서신이다. "섹스하자, 내 나이 27세, 키 183, 몸무게 74, 오르가즘을 느끼게 해줄게, 니 보지, 니 입, 내 꺼, 010-****-****' 니 나이는 문자로 보내라'라는 문구들과 함께 남성기를 쥐는 그림, 입술로 빠는 그림, 삽입하는 그림 등이 어처구니 없는 솜씨로 그려져 있다.</p>
<p>&nbsp;</p>
<p>&nbsp;사본을 한 장 남기고 주인집에 얘길 했다. 온갖&nbsp;사람과 온갖&nbsp;이유가 다 생각이 난다.&nbsp;내가 혼자 지내는 줄 알고 노리고&nbsp;넣은 거다.&nbsp; 다른 우편함엔 아무것도 없다. 나는 곧 이사가지만 다음에 이사 올 사람도 여학생 혼자다. 쪽지를 들고 파출소로 갔다. </p>
<p>&nbsp;</p>
<p>&nbsp;경찰이 써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더니 대뜸 이상한 쪽지 ***동에 보냈는 지 안 보냈는 지 다그친다. 아니란다. 전화 받은 사람은 길 건너 아파트에서 살고 작업실 옆에 있는 중학교 학생이란다. 어이가 없다. 받은 사람이 보낸 것이든 아닌 것이든 분명 같은 중학교 학생 짓이다.</p>
<p>&nbsp;</p>
<p>&nbsp;나이주의자라고 욕할 지 모르지만 한 편으로는 안심하면서 한 편으로는 기가 막혔다. 중학생도 우습게 알고 이딴 편지 날릴 정도로&nbsp;여자란&nbsp;게&nbsp;초라한 거구나.&nbsp;소위 '남중생', '남고생'들이&nbsp;일상적으로 얼마나 저열한&nbsp;일들을 벌이는&nbsp;지 전해들어 알고 있기 때문에 평범한 수준에서 이해는 하면서도 더 참을 수 없었다. 그거야 걔 중심이지. 나의 이 모욕감과 공포는 어떡할 건데? 어리면 단가? 여럿이 몰려오면 내가 어떻게 막는데? 나는 그 놈이 누군지도 모르고, 어디서 뭐 하는 놈인지 전혀 알 수 없이 이리저리 짐작하면서 두려움만 키우는데, 그 자식은 나도 봤고 내가 어디서 사는 지 이미 알고 있잖아. 덥디 더운 날 모든 창문을 꼭꼭 닫고 나의 왕국이 병신같은 변태중학생때문에 깨지는 것을 경험할 뿐이었다.</p>
<p>&nbsp;</p>
<p>&nbsp;경찰들은 뭐 전화번호 적힌 사람에 대한&nbsp;음해일지 모른다는 둥 계속 음해음해거리고, 얘는 아닌 것 같다고, 애가 착하다는 둥, 이 쪽지는 자기가 버리겠다는 둥 상식 이하의 발언들을 해댄다. 사건으로도 치지 않는 것이다. 그 앞에서 무력하게 입다물고 있는 나, 머릿 속이 당황과 혼란과 긴장으로 가득한 나 자신.</p>
<p>&nbsp;</p>
<p>&nbsp;주인에게 연락을 취하고나서 분명 그 녀석이거나, 그 주위 또래이지 싶어서 으름장을 놓기로 했다.&nbsp;이대로 우습게 알면 또 어떤 일이 생길 지 모른다.&nbsp;'이딴 짓&nbsp;또 하면 죽여버린다 만일&nbsp;니 친구가 너를 판거면 그 새끼한테 전해라'라고. 내 번호는 당연히 지웠다. 그랬더니 잠시 후 누가 벨을 누른다. 경찰이란다. 문 열어보니 아까 그 경찰들이다. 나한테 할 말이 있단다. 대충 우편함을 비춰보더니 다른 얘길 꺼낸다. 문자 보냈냐고. 보냈다고 했다. 보내시면 안 되죠 하면서 역정을 낸다. 그 애 엄마가 나를 고소하겠다고 경찰한테 전화해서 난리를 쳤단다. 사건화되면 골치아프니까 나보고 어떻게 해결을 보란다. 그 엄마는 아이 보호자니까 어쩔 수 없지 않냔다. </p>
<p>&nbsp;</p>
<p>&nbsp;그 엄마가 원한다면 사과하겠다고 했다. 나는 분명히 그 애를 노린 것만도 아니고, 단서도 붙였고, 사실 속셈이야 얄팍한 것인데 그 문자를 엄마한테 일러바치고, 엄마는 나를 고발하겠다고 노발대발한다. 이거 좀 너무한 거 아닌가? 나는 어쩌라고? 나는 왜 이런 어이 없는 걸 받고나서 화내는 문자를 보내면 안 되지? 내 입장은 어디에 있는 건데?&nbsp;문을 닫고 돌아와 앉으니&nbsp;울컥 눈물이 났다. 해도해도 너무한다. 내가 자기 아들 해꼬지라도 할까봐?</p>
<p>&nbsp;</p>
<p>&nbsp;어쨌든 엄마는 엄마대로 걱정이 될 것 같아서 나는 문자를 열 통 가까이 보내며 최대한 정중하게 내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하고 아들에게도 사과를 전해달라고 했다. 경찰 왈 그 사람이 나하고 통화도 하기 싫다고 문자를 보내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엄마에게 지금 이 순간 혐오스럽고 위험한 인간이었다.&nbsp;이어지는 문자를 받고 나서 그&nbsp;엄마는 점점 더 진정하는 것 같았다. 내가 해꼬지할까봐 그랬든, 자기 아들이 그랬다고 여기는 게 싫어서 그랬든, 난 이 엄마에게 분노했지만 그 분노를 표현하지 않았다. 누군가 해야 할 배려의&nbsp;몫은 내 앞으로 떨어졌다. 그 엄마의 협박은, 분노는,&nbsp;아들 번호를&nbsp;도용한 익명의 변태녀석이 아닌&nbsp;분명 나를 향한 것임에도. 그게 억울하고 오싹했지만&nbsp;난 성숙하고 점잖은&nbsp;체하며 성의껏 사과했다. 그게 표면상의 합리성이었으니까. 이 엄마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었으니까.</p>
<p>&nbsp;</p>
<p>&nbsp;'아들이 피해자일 수도 있으니 철저히 조사를 부탁'한다고 했다. 물론 그럴 수 있다. 아들이 그랬건 안 그랬건 나는 이미 피해자지만. 조사해 줄 사람따위 아무도 없지만. 주변을 조사한다는 경찰 말은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한 얼버무림일 뿐이다. 고작해야 순찰할 때 좀 더 눈여겨보겠다는 거겠지.&nbsp;나의 혀깨물고&nbsp;무릎꿇은 사과를 받아들였는지 이 어머니는 애들말로 중딩 아니겠느냐고, 오늘도 아이는 학원 갔다와서 올림픽에 시간이 모자란다는 모성애 넘치는 문자를 마지막으로 날리셨다. 자기 아이가 절대 그랬을 리 없다는 뜻이겠죠. 제발, 당신 아이를 지키려는 의지의 발톱의 때의 때만큼이라도, 당신은 나를 배려할 수는 없는건가요?&nbsp;내 상황이&nbsp;이해가 안 가나요?</p>
<p>&nbsp;</p>
<p>&nbsp;그리고 가슴이 뛰어 잠을 자지 못했다.</p>
<p>&nbsp;</p>
<p>&nbsp;작은소리만 들려도&nbsp;화들짝 놀라고 창문 근처에 가까이 갈 때마다 심장이 오그라들었다.</p>
<p>&nbsp;</p>
<p>&nbsp;그 놈이 누구고 왜 그런 짓을 했는 지 프로파일링을 책 한권은&nbsp;했다.</p>
<p>&nbsp;</p>
<p>&nbsp;창문으로 나를 지켜봤나, 그렇다면 화장실 창문이 유력한데, 사람이 없는 줄 알았더니&nbsp;열린 창문 너머 건넛집에서 내가 볼일 보는 거라도 지켜봐온건가, 생각하면 소름이 끼쳤다.</p>
<p>&nbsp;</p>
<p>&nbsp;심장을 쿵쾅거리며 뒤척이다 해가&nbsp;뜰 때쯤 수면제를 먹고 잠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p>
<p>&nbsp;</p>
<p>&nbsp;일어나자마자&nbsp;경찰서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요청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p>
<p>&nbsp;</p>
<p>&nbsp;아무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p>
<p>&nbsp;</p>
<p>&nbsp;그들은 혼자 사는 여자든, 맥심이든, 허슬러든, 야동이든, 채팅 상대든, 성판매 여성이든, 소녀든, 여아든, 여성 연예인이든, 실체의 이미지이건 실체건 대상을 매개로 자신의 성욕과 욕구불만을 해소하는 것을 너무도 당연시하고</p>
<p>&nbsp;</p>
<p>&nbsp;성욕이란 마치 대상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인 양 일반화하고</p>
<p>&nbsp;수단화된 대상들에게 가해진 폭력은 일상적이고 당연한&nbsp;것이 되어버리고</p>
<p>&nbsp;대상을 이용하는 주체들 간의 문제인 것처럼 삭제하고 왜곡하고</p>
<p>&nbsp;</p>
<p>&nbsp;너랑 나랑 성적 대상인 거, 그래서&nbsp;성행위할 가능성이 있는 거,&nbsp;&nbsp;그러니까&nbsp;너한테 '하라'고 한 것도&nbsp;아니고 '하자'고 하는데, 그게 뭐가 폭력이고 억압이고 협박이냐고? 우편함에 투척하는 것이든 추파를 던지는 것이든&nbsp;낭만적이랍시고 덤벼들어서 키스하는 것이든&nbsp;좋아하는 척하면서&nbsp;섹스하자고 떠보는 것이든 프리섹스 자랑하는 것이든 진짜 열라 똑같거든? 그리고 항상 놈들은 누군가의 아들인 거. 무한히 확대 재생산되는 논점과 치솟는 기시감들. 무슨 프랙탈처럼 여길 봐도 저길 봐도 보이는 같은 패턴들. </p>
<p>&nbsp;</p>
<p>&nbsp;할 말이 어찌나 많은 지, 숨이 턱턱 막힌다. 하지만 정말 질렸다는 거. 도저히&nbsp;이야기가 될 것 같지&nbsp;않다는 거.</p>
]]>
			</description>
			<author>거한</author>
			<category>늘</category>
			
			<pubDate>Wed, 13 Aug 2008 08:42:50 +0900</pubDate>
		</item>
		<item>
			<guid>http://blog.jinbo.net/birdizzy/?pid=1023</guid>
			<title>더 이상</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pid=1023</link>
			<description>
<![CDATA[
<!--FCKeditor-->&nbsp;칭얼거리고도, 공감을 기대하고 싶지도 않다.<br />&nbsp;공론장같은 건 없다. 공적관계, 공적이익 역시 없다. 공감도 없다. 유사성을 매개로 감정이입하고, 빈 땅 위에 사적경험의 교차와 사적관계의 총합이 있는 거겠지.<br /><br />&nbsp;그토록 잘난 나의 블로그, 여기까지.
]]>
			</description>
			<author>거한</author>
			<category>아리송하다</category>
			
			<pubDate>Wed, 23 Jul 2008 17:08:31 +0900</pubDate>
		</item>
		<item>
			<guid>http://blog.jinbo.net/birdizzy/?pid=1021</guid>
			<title>음 나도. 잘 모르겠다.</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pid=1021</link>
			<description>
<![CDATA[
<!--FCKeditor--><p><a href="http://blog.jinbo.net/dalgun"><strong>달군</strong></a>님의 <a href="http://blog.jinbo.net/dalgun?pid=1256">[비혼고민]</a> 에 관련된 글.&nbsp;</p>
<p><br /></p>
<p>&nbsp;요즘 블로그에 워낙 뜸하고, 반드시 써야겠다고 생각했던 글들도 김이 빠져버려서 방치하고 있다가, 별로 주의 기울이지 않았던 녀름의 포스팅이라든지, 거기 달린&nbsp;덧글이라든지에 분개하고 블로그를 닫기까지 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것도 너무 익숙한 블로그들.</p>
<p>&nbsp;</p>
<p>&nbsp;처음엔 이건 오해다, 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내가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아닌 입장에서, 오해라고 말하기도 우습고, 갈등 상황에서 제3자가&nbsp;관점없이 오해 운운하는 게 경험적으로 좀 아니고 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근데 뭐랄까 좀 이상하고 이해가 잘&nbsp;가지 않는다.</p>
<p>&nbsp;</p>
<p>&nbsp;여성밖에 없는 사무실에서 종일 일하면서, 엄마들이 대다수이고 선배나 상사인 환경에, 같은 패턴의 긴 통화가 빈발하는 게 괴로운가보다. 했다.&nbsp;</p>
<p>&nbsp;</p>
<p>나도 그런 것 가끔 느낀 적 있다. 좀 다르지만, 뭐랄까 소위 '극성 엄마'라고 분류될 수 있는 분들이 아이한테 너 시험은 몇 점 맞았어, 뭐는 몇 점이고 뭐는 몇점인데, 뭐를 못하네, 공부는 뭐 했어, 무슨 공부 얼마나 했어, 내가 하라고 했는데 왜 안 했어, 이 공부는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 했어 안 했어, 뭐는 하지 말고 뭐를 하라고 했잖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nbsp;가는 길이 같았기&nbsp;때문에 오래 들은 적이 있다. 무척 짜증이 났고 괴로워서 도망치고 싶었는데, 사실, 그건 내용상 너무 괴로운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너는 내 아이야, 너는 나에게 복종해야해, 너는 내 가치를 따라야 해, 너는 나를 만족시켜야 해, 이건 너무 당연한 거야, 뭐 그런 느낌의 반복이랄까.&nbsp;의지는 무시당하며&nbsp;존재의 무가치감을 느꼈던 어린 시절도 신체적으로 복기되면서.</p>
<p>&nbsp;</p>
<p>(엄마가 아이하고 통화하는 것을 대중 교통이나 등등의 장소에서 두세 번 정도 들은 적 있는데, 별로 신경도 안&nbsp;썼거나, 재미있게 귀기울이기도 했지만, 시험 몇 점 맞았냐는 말이 나오면 정말 괴롭더라.)</p>
<p>&nbsp;</p>
<p>&nbsp;화가 난 글들을 보면서 생각 나는 것들도 있었다. 가끔 볼 일이 있거나 퇴근할 때 같이 나오려고 엄마 회사에 간 적이 몇 번 있는데, 지금은 그만 둔 남자 부하직원이 그걸 가지고 엄마한테 욕을 했다는 거다. 또 내가 병원에 입원했던 동안 엄마가 혼자 쓰는 사무실에서 많이 울었는데,&nbsp;그것 가지고도 공사 구분을 못한다면서 정말 눈이 뒤집어지도록 화를 냈었다는 거다. </p>
<p>&nbsp;</p>
<p>&nbsp;그게 뭐가 문제지?</p>
<p>&nbsp;</p>
<p>&nbsp;공사는 구분되어야 하는 걸까?</p>
<p>&nbsp;</p>
<p>&nbsp;하물며,&nbsp;공사가 왜 그런 치사한 방식으로 구분되어야 해?</p>
<p>&nbsp;</p>
<p>&nbsp;왜 회사는 공적 영역이고 나는 사적 영역이야?</p>
<p>&nbsp;기업은 자기 이익 내려는 의지로 똘똘 뭉친 집단이잖아. </p>
<p>&nbsp;</p>
<p>&nbsp;뭐 그러면서 나는&nbsp;그 직원이 마초이즘으로 똘똘 뭉쳐 있다고 역정을 냈었다. 그러면서 남자들이 그렇게도 매달리고 좋아하는 '공사' 구분이란 게 대체 뭔놈의 짓거리고 무슨 의도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더랬다.</p>
<p>&nbsp;</p>
<p>&nbsp;어쨌든, 각설하고.</p>
<p>&nbsp;</p>
<p>&nbsp;덧글은 익숙한, 이미 한두번&nbsp;듣고 했던&nbsp;얘기였다. 결혼과 아이 얘기밖에 안 하는 사주쟁이들, 심지어 질 넓이가 어쩌구 너는 맛이 어쩌니 하는 소리를 하는 성폭력적인 치들까지, 가부장적인 편견으로 무장하고서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만이 자신의&nbsp;숙명의 전부이자 결과인 것처럼 말하는 점쟁이들에 대한 뒷담. ("너의 어깨 위에 애가 셋 얹혀 있다!"였던가.) 그런 놈들이 우리 인생을 스토리텔링한다는 것에 대한 어이상실. 그리고나서 동시에 몰려오는 것들. 기타 등등.</p>
<p>&nbsp;</p>
<p>&nbsp;맥락 없이 보면 기혼 육아 여성의 삶이나 선택&nbsp;자체를 부정하거나, 비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있거나, 그 사람의 입장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래도 잘 상상되거나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페미니스트라는 전제 때문에 더 거북한 것일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짜증과 비난이 겨눠지는 대상은 분명히 기혼 육아 여성이 아니라 쩔도록 가부장적인 문화가&nbsp;습관화하고&nbsp;당연시하면서&nbsp;여성/남성을 막론하고 내재되어버린 강요와 위계관습따위였다. </p>
<p>&nbsp;</p>
<p>&nbsp;근데 무엇이 누구를 그렇게 화가 나게&nbsp;하는 걸까?</p>
<p>&nbsp;</p>
<p>&nbsp;사무실에서&nbsp;직원들이 아이한테&nbsp;하는 전화를 계속 듣는 게&nbsp;짜증나면 안 되는 걸까?</p>
<p>&nbsp;</p>
<p>&nbsp;엄마들이여, 엄마들이여, 하면서도 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그 느낌이, 기혼 육아 여성을 매도하는 것일까?</p>
<p>&nbsp;</p>
<p>&nbsp;내가 거기서&nbsp;읽은 것은 참 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답답함과 혼란스러움이었다.</p>
<p>&nbsp;</p>
<p>&nbsp;육아 일기나 동영상을 재밌게 봤고, 전화짜증에도 공감했던 나는 그냥&nbsp;배알이 없는 건가?</p>
<p>&nbsp;</p>
<p>&nbsp;아무 생각이 없는 걸까?&nbsp;</p>
<p>&nbsp;</p>
<p>&nbsp;설마 나는 남자인걸까?</p>
<p>&nbsp;</p>
<p>&nbsp;여기 괜히 끼어서 하나마나한 얘기 보태는 게 내가 잘하는 짓일까?</p>
<p>&nbsp;</p>
<p>&nbsp;잘 모르겠다.</p>
]]>
			</description>
			<author>거한</author>
			<category>늘</category>
			
			<pubDate>Fri, 18 Jul 2008 03:30:59 +0900</pubDate>
		</item>
		<item>
			<guid>http://blog.jinbo.net/birdizzy/?pid=1016</guid>
			<title>악녀 모티프</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pid=1016</link>
			<description>
<![CDATA[
<!--FCKeditor--><p>0.</p>
<p>&nbsp;</p>
<p>&nbsp;모님의 포스트를 보고, 관련된 내용이 궁금하여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중국 역사 속의 희대의 미녀들과 악녀들을 총망라한 글 하나를 읽게 되었다. 블로그 주인장의 관심으로 조사하고 편집하게 된 약간&nbsp;허술한 글이었는데, 불편함을 꾹꾹 눌러가며 눈 빠지게 읽으면서/읽고나서 내가 겪었던 일들과 관련되어서도,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뭐 중국이나 역사 자체에는&nbsp;완전히&nbsp;무식하므로 지금부터 쓰려는 내용은&nbsp;그것들과 관련된 생각은 아닌 듯 싶다.</p>
<p>&nbsp;</p>
<p>1.</p>
<p>&nbsp;</p>
<p>&nbsp;일단 악녀로 분류된 역사 속의 여성들은&nbsp;다 높은 권력을 누리고 정치적 수완이 좋았던 능력자들이다. 근데 거기에 가십거리처럼 질투심으로 다른 여성을 해꼬지한 것, 모성애가 부족해보인 것, 아버지 아들이랑 동시에 '놀아난' 것, 남자 취향이 어쩌구했던 것들이 열심히 따라다닌다.&nbsp;그들은 '상식' 밖이고, 그래서 악녀라는 거다.</p>
<p>&nbsp;</p>
<p>&nbsp;미녀들은&nbsp;대부분&nbsp;나라가 망할 때 나타난다. 미녀도 그냥 미녀가 아니라 초자연적인 미를 가진 이로 사람들의 이성을 잃게 하고 엽기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결국&nbsp;원래 구린 군주든 훌륭한 군주든 넋을 잃고 나쁜 짓을 일삼다 다른 나라가 쳐들어오고&nbsp;노느라&nbsp;방어 못해서&nbsp;망한다.&nbsp;나라가 망한&nbsp;것은 이 여자 때문이고, 이 여자가 남자를 추동하여&nbsp;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계속해서 너무나 즐겼기&nbsp;때문이다.</p>
<p>&nbsp;</p>
<p>2.</p>
<p>&nbsp;</p>
<p>&nbsp;정치가들에게 역사란 상상을 초월하는 왜곡과 날조의 대상이라 온갖 낭설의 발원지이기 때문에 (특히&nbsp;승패가 분명한&nbsp;이야기는) 뭐 이 모든 이야기들의 사실 근거는 알 수도 없고, 별로 알 필요도 없는 것 같다. 다만 나는 이 이야기들의 패턴이 너무 일치하는 게 의심스럽고, 이것을 좀 헤아려 볼 필요를 느낀다.</p>
<p>&nbsp;</p>
<p>&nbsp;3.</p>
<p>&nbsp;</p>
<p>&nbsp;패턴을 따져보면 왕조가 바뀔 정도의 커다란 패배라든지, 군주의 실정이라든지, 엽기적인 행각이라든지 하는 것은 모두 이 심하게&nbsp;비이성적이고&nbsp;거기다 초자연적인 아름다움을 가진&nbsp;여성의 탓으로 결집된다. 이 비현실적인 존재 때문에 앞 뒤가 맞지 않는 현실과 주장이 정당화된다. 초자연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정치를 뒷전으로 한 군주의&nbsp;호색도 정당화되고,&nbsp;자신의 권력을 동원한 엽기적인 행동(행정)은&nbsp;그가 사랑하는 여성이 비이성적인 요구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 여자는 절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가&nbsp;기꺼이 실행하는 것은&nbsp;남자로서 자연스러운 일이다.</p>
<p>&nbsp;</p>
<p>&nbsp;4.</p>
<p>&nbsp;</p>
<p>&nbsp;대체&nbsp;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악녀를 필요로 할까? 이런 비상식적인 여성들의 존재는&nbsp;실제적인 맥락을&nbsp;은폐하고, 사실관계의 정당한 평가를 가로막는&nbsp;기능을 한다. 실정과 패배의 책임은 위정자에게 있다. 절대권력 안에서의&nbsp;무절제한 생활이 만약 있었다면, 그것도 역시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 위정자가 가진&nbsp;위치의 권위를, 그가 누렸던 조직 체계를&nbsp;유지하고 싶을 때 이런 여성들이 필요해진다. </p>
<p>&nbsp;</p>
<p>&nbsp;군주제 국가의 지배는 왕과 세계, 자기 자신의 동일시를&nbsp;근거로 합리화된다. 이 연결고리가 깨지고 그 근거가 흔들릴&nbsp;때, 피지배자가 구조 자체를 신뢰할 수 없게 될 때 지배질서는 흐트러지고, 이것은 새로운 군주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탈취한 권력을 전 왕 못지 않게 누리기는 커녕, 구조의 개혁과 금욕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비정상적인 애정관계', 초자연적으로 아름답고 엽기적으로 비이성적인 여성이 남성을&nbsp;쥐락펴락하는&nbsp;구도를 청산한다는&nbsp;시나리오로, 왕 자리의 권위를 잃지 않으면서 자신의 통치를 합리화한다. </p>
<p>&nbsp;</p>
<p>&nbsp;5.</p>
<p>&nbsp;</p>
<p>&nbsp;도대체 그렇게 초자연적인 미인이 존재하는 지, 거기다 그 미인이 그렇게 상상을 초월한 엽기적인 악마성까지 갖추려면,&nbsp;또 하필 그런 미인이&nbsp;나라가 망할 때 쯤 왕 앞에&nbsp;나타난다는&nbsp;그 개연성과 희귀성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사이비종교적 맹신을 지니지 않는 이상 답이 안 나오지만, 여성을 국가-조직의 자원화하고, 주체화된 여성을 국가-조직 안위의 반대급부로 상정하는 경향은 참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패턴이다. </p>
<p>&nbsp;</p>
<p>&nbsp;6.</p>
<p>&nbsp;</p>
<p>&nbsp;가해자가 붙어먹었던 조직을 합리화하기 위한 근거로 끊임없이 피해자를 두고 '괴물같은 스토커상', '그 여자는 당할만 했다는&nbsp;노는 여자상', '남자를 사랑해서&nbsp;파괴시키고 싶어하는 악녀상', '조직을 음해하려는 시도를 가진 배후녀상'을 확립하는 성폭력 사건 앞의 조직들의 꼬락서니를 상기하자면, 이런 황당한 역사적 전통이 여전히 현실에도 면면히 흐르고 있다는 생각을 아니 할 수가 없다. 말도 안 되는 악녀의 장치들로, 비상식적인 상황 이해를 정당화하는 저들의 눈가림이란. 이 무슨 종교적 맹신이라도 숨어있는 걸까?</p>
]]>
			</description>
			<author>거한</author>
			<category>밖</category>
			
			<pubDate>Sun, 22 Jun 2008 21:27:48 +0900</pubDate>
		</item>
		<item>
			<guid>http://blog.jinbo.net/birdizzy/?pid=1010</guid>
			<title>대박 개그 덧글들 </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pid=1010</link>
			<description>
<![CDATA[
<!--FCKeditor--><p>페미니즘도 좋지만 너희들이 주장하는 페니미즘이 씨알도 안 먹히는 이유, 최종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너희들이 군대를 가지 않기 때문이야. <br /><br />그래서 너희들은 '군대'에 피해의식을 갖을 수 밖에 없는거고 너희들의 아킬레스건이거든. 그래서 예비군에 좋은 감정이 생길리도 없지. </p>
<p>&nbsp;</p>
<p>*</p>
<p>&nbsp;</p>
<p>뭘 세상 물정 전혀 모르는 별 거지같은 게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치른 사람들을 그따위로 모욕하니? 그러고 싶니? 정말? 막 화난다.<u>이 오빠.</u></p>
<p><u></u></p>
<p>&nbsp;*</p>
<p>&nbsp;</p>
<p>언제부터 촛불시위 나오셨는진 잘 모르겠고 경험차이로 몰아붙이고 싶지도 않은데.. 초반에 남자 없을 때 기억 못하십니까?;; 어린 빠순이들 감정적인 꼴페미들만 나왔다고 존나게 까여댔던 초반요. 거기에 남자들이 남자들의 상징 군복 딱 입고 나왔고 언론 다 쌰럽했죠.&nbsp;</p>
<p>&nbsp;</p>
<p>*</p>
<p>&nbsp;</p>
<p>지나가다님 상당히 페미적 생각을 가졌군요 왜 콘돔을 쓰라고 합니까? 너무 꼴통 페미적 발언 아닙니까? 여자가 피임약 먹으면 되는거 아닌가요? 넘 생각이 편협하시네요! 불쾌합니다! 콘돔 사용 금지 운동 전개하겠습니다.</p>
<p>&nbsp;</p>
<p>*</p>
<p>&nbsp;</p>
<p>니가 사랑을 아냐? <br />니가 진보를 아냐? <br />니가 단체를 아냐? <br /></p>
]]>
			</description>
			<author>거한</author>
			<category>밖</category>
			
			<pubDate>Sat, 31 May 2008 02:53:11 +0900</pubDate>
		</item>
		<item>
			<guid>http://blog.jinbo.net/birdizzy/?pid=942</guid>
			<title>원더걸스, 누구의 승리?</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pid=942</link>
			<description>
<![CDATA[
<!--FCKeditor--><p>&nbsp;</p>
<embed src="http://www.youtube.com/v/fh82QUKsWc0&amp;rel=1" width="425" height="355"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mode="transparent"></embed>
<p>&nbsp;</p>
<p>- 원더걸스, Tell Me, 퍼포먼스를 위한 영상 악보, 2007</p>
<p>&nbsp;</p>
<p>&nbsp;</p>
<p>&nbsp;나는&nbsp;대중문화 비평이 어렵다. 솔직히 '비평'이라기 보다는 '비난'인데, 그마저도 하기가 어려운 것은 방송이 너무 싫어서 텔레비전을 보지 않은 지 올해로 11년 째에&nbsp;접어들기 때문이다. 아는 게 있어야 씹지.&nbsp;씹으려면 봐야 하는데, 보기는 더 싫은 거지. 그 내용이 아무리 비판이라고 하더라도, 무엇인가를 비평하는 것을 업으로 삼으려면 대상에 대한 열렬한 애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nbsp;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래집단의 수다와&nbsp;거리에서 틀어대는 음악 때문에 대중 문화에는 쉽게 노출된다. 청각은 얼마나 불가피한 감각이던가. 그리고 그 노래들은 얼마나 쉽던가. 또 얼마나 후렴구만 틀어대던가. 그 노래들은 얼마나&nbsp;빨리 기억되던가.</p>
<p>&nbsp;</p>
<p>&nbsp;원더걸스에 주목하게 된 것은 11월 쯤 회화 수업 시간에 팀 퍼포먼스를 준비하면서였다. 나는 잘 모르는 여자들과 엉겁결에 한 조가 됐는데, 키보드나 마우스를 갖고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길래, 익숙한 노래의 가사를 분할해서 영상을 보고 키보드를 따라 치는 것으로 음악의 리듬이 되게 하자는 안을 내었다. 그 여자들은 원더걸스의 '텔 미'를 하자고 했다. 대세라나. 나는 '텔 미'가 '원더걸스'의 노래인 줄 그 때 알았다.</p>
<p>&nbsp;</p>
<p>&nbsp;가사를 쪼개다보니 상당히 노골적이고 단순했다.&nbsp;이 노래에서 중요한 것은 'tell'이 아니었다. 그 주제는 이 노래의 진의를 숨기기 위한 맥거핀이다. 원더걸스가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것은 '너무나 좋고', '다시 한 번 더 해달라'는 말이다. 노래의 전개는 한 차례의 섹스와도 같이&nbsp;구성되어 있으며, 바보같이 단순한 가락을 마치 세련된 것인 양&nbsp;윤색한 것은 절대적으로 편곡과 비트의 승리다. 퍼포먼스를 만드는 과정에서&nbsp;한 가지 더 발견한 것은, 공전의 히트를 친 'Tell Me, Tell Me, Tell, tell, tell, tell, tell, tell, tell me'라는 후렴구에서&nbsp;부점을 빼고 단순화해보면,&nbsp;3/3/7 박수와&nbsp;똑같은 박자가&nbsp;나온다는 점이다. (테엘미, 테엘미, 텔텔텔텔테엘미라고 박수를 쳐보자.)</p>
<p>&nbsp;</p>
<p>&nbsp;잠시 나와서, 그 무렵 동아리 교류를 위해 타대 동아리와&nbsp;술자리를 같이 했는데, 텔레비전에는 '소녀시대'가 나오고 있었고,&nbsp;내 앞에 앉은&nbsp;여학생은 그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나는 그 때 원더걸스 이야기를 꺼냈는데, 군입대를 앞 둔 그 동아리의 부회장은 원더걸스를 좋아하냐는 나의 물음에 "남자들은 원더걸스 다 좋아해요."라는 대답을 던졌다. 대체 이 자신감은 무어람? 그렇다. 그들은 '원더걸스'라는 기호가 누구를 겨냥하고, 누구에게 소비되기 위해서 나온 상품인지 간단히 정의내리고 있는 것이다. &lt;여성은 남성에게 욕망되기 위해 존재한다.&gt;</p>
<p>&nbsp;</p>
<p>&nbsp;'우정의 무대'를 상기해보자. 그들이 얼마나 여성 섹시 아이돌에 열광하던가? 먼 옛날, 군대에 있던 친구에게서 '베이비복스, 쥬얼리만 나오면 내무반의 TV 채널은 고정'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열렬한 팬이며 나에게 드림 씨어터의 곡을 잔뜩 전송해주곤 하던,&nbsp;한국 가요를 돌같이 보던&nbsp;한 '오빠'는, 군대에 가더니 (지금은&nbsp;세상에 없는)&nbsp;'유니'가 좋아졌다고 말한&nbsp;적도 있었다. 남성들이 집단적으로 여성 아이돌을 열광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과연 새로운 일이고,&nbsp;소수적인 일인가? 오히려&nbsp;마초-지배적인 문화가 아니던가?&nbsp;남성들은 여성 아이돌을 정말 '동경'하고 '숭배'하는가? 어떤 의미에서? 유니의 자살과 그녀에게 쏟아지던&nbsp;시선을 돌이켜보자. 그녀가 무엇 때문에 죽었는 지도.</p>
<p>&nbsp;</p>
<p>&nbsp;퍼포먼스&nbsp;스테이트먼트에 나는 원더걸스의 텔 미는 10대 여성의 섹스, 원조교제와 집단 응원에 대중 문화의 옷을 입힌 것일 뿐이라고 썼다. 그러나 나는 곧&nbsp;내가&nbsp;진부한 관점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nbsp;어떻게, 10대 여성의 섹스가 오로지 원조교제 뿐일까? 여성주의를 깔짝이는 자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다. 여성 아이돌의 소비주체를 남성으로 상정하는 것은&nbsp;하나도 새롭지 않다. 내가 눈여겨 보아야 하는 것은 '원더걸스'를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소비한다는 점이다. 나와 퍼포먼스를 함께 한 여학우들도 '나는 소희를 하고 싶다'라든지,&nbsp;'원더걸스를 정말 많이 듣고 있다'라든지, '야해서&nbsp;좋다'라는 반응을&nbsp;나타내었던 것이다.&nbsp;</p>
<p>&nbsp;</p>
<p><strike>&nbsp;('소녀시대'를 원더걸스의 아류라고 치고,)</strike> 그럼 여기서 박진영이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보자. 내가 마지막으로 본 토크 쇼는 SBS의 '이홍렬 쇼'였는데, 거기 박진영이 나온 적이 있다. 그 때 그는 '그녀는 예뻤다'라는 곡을 발표한 직후로,&nbsp;그 날 무대에&nbsp;빨간 치파오를 입고&nbsp;망사 스타킹을 신고 나와 공연을 했고, 그 의상으로 쇼에 임했다.&nbsp;이홍렬은 최근 잡지에 실린 박진영의 누드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박진영은 여성만이 성애화되는 것은 문제이며, 남성 역시 성애화될 수 있고, 그러고자 하는 (수요-공급 모두의) 욕망이 있으며,&nbsp;그것은 표현되어야만 한다는 요지의&nbsp;언뜻 페미스러운, 나름 똑똑해보이는&nbsp;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음악으로 섹스를 이야기하는 방식은 얼마나 거만하고 마초적이었던가? '나를 욕구하라'라고 얼마나 노골적으로 대쉬했는가?) 그 이후로도 그는 섹스를 건드리는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난 여자가 있는데'라는 노래로 혼외 섹스도 건드렸는데, 빈축을 샀던 걸로 안다. 어쨌든 이제, 박진영은 섹슈얼 코드를 이용하는데 능해진 것 같다.</p>
<p>&nbsp;</p>
<p>&nbsp;한 참 후로 시간을 돌려서, 나는 '비'를 떠올린다. 비가 어떤 아이콘으로 등장했고, 소비주체는 누구였는지 여러분이 나보다도 훨씬 잘 알 것이다. (나는 비를 영화나, 지하철 광고에서밖에 본 적이 없으니.) 나는 비는 명백히 20대 이상의&nbsp;여성을 겨냥한 '섹시남'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아마, 추측이지만,&nbsp;박진영은 여기서 여성 성소비주체가 20대 이상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nbsp;10대 여성 역시 섹스를 소비한다. 어쩌면 '보아'를 보고 깨달음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다, 꽃을 달라,&nbsp;눈을 감겠다'던 박지윤의 '성인식'도 잠시 떠올려본다.&nbsp;그러나 대중이 원하는 것은&nbsp;소녀였다. </p>
<p>&nbsp;</p>
<p>&nbsp;박진영이 내건 것은 이제 막 스무살이 되어 적극적으로 섹스를 유도하지만, 그대에게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아버리는&nbsp;소극적인 중녀도 아니고, '아틀란티스'로 날아가는 요정 같은 소녀도 아닌(나이마저 먹어버렸지), '섹스와 사랑에 적극적인 소녀들'이었다.(원더우먼도 아닌, 무려 원더-걸, 그것도 걸-스 아닌가.)&nbsp;소녀들은 혼자가 아니기에, 자신에게 쏟아질 지 모르는&nbsp;비난에도 대응할 수 있으며, 또한 여럿이기에 다양한 '취향'을 소화할 수 있다. (나는 잠시&nbsp;섹스 샵을 떠올린다.)&nbsp;그들이 내건 것은 '10대 여성이라는 타자'로서, '노골적 섹스'가 아니라&nbsp;'섹시하고/귀여운 연애, 사랑', '어리숙함',&nbsp;'네가 나를 좋아해서 너무나 좋은' 솔직함이기에 다시 한번 더 돌을 모면한다. 이 적절한 '옷'들은 그 선정적 기호의 불편함을 무마시킨다. 목사는 설교에서 소희의 어머와 텔미를 언급하며 십대의 욕망과 대중 문화에 너그러운 아저씨가 되어보려 한다.</p>
<p>&nbsp;</p>
<p>&nbsp;10대의 중고등학생 여성들만큼, 섹스에 노출되면서 섹스로 억압 당하는 대상층도 드물다. 한 편으로는 바바리맨에 시달리면서,&nbsp;그 시기 그들은 얼마나 연애에 목말라하며, 얼마나 많은 '오빠'들을 집단적으로 소비하는가. 그래서 이 기호는 더욱 더 폭발력을 갖는다. 사람들은 원더걸스를 통해 제도권 교육 윤리 속에 억압되었던 자신의 청소년기의 성이 대리-해방됨을 맛본다. 구분이 가능하다면, 여성들은 대리 해방을 맛보고, 남성들은 자신들의 '소녀에 대한 성적 욕구'가 합리화됨을 반긴다. 원더걸스의 '자발성'이&nbsp;모순된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물론, 또한, 원더걸스를 읽을 때 빠져선 안 되는 것이 '집단성'이라는 코드다. 윤리적 경계를 지워버리는 또 하나의 강력한 수단이다.)</p>
<p>&nbsp;</p>
<p>&nbsp;'김태희'를, '이효리'를, 어디 남자만 소비하던가?&nbsp;여성 역시 욕구하며 소비한다. 나는 여기서 가부장제 여성의 이중적 자기 정체성을 지겹도록 본다. (나는&nbsp;성애의 '모범(되고싶은)'이 아닌 '대상(하고싶은)'으로 여성 연예인을 소비할 때도&nbsp;있지만, 그들이 연출하는 움직임은 내 취향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또 나는 페미니스트의 언어로 스스로를 장식하는 마초 남성들(여성의 성해방=자기의 성해방!)을 떠올리고, '자발성'을 핵으로 삼는 성매매/성폭력 담론들의 무력함과, 내재된 폭력성을 떠올린다. </p>
<p>&nbsp;</p>
<p>&nbsp;나는 여대를 다니고 있는데, 우리&nbsp;단대&nbsp;학생회도 '텔 미'를 즐겨 이용한다. 총학에서 썼는지, 단대 학생회에서 썼는지는 모르지만 '대답 없는 총장님 Tell Me~'라는 제목의 자보가 붙었었고, 단대 행사에서도 '텔 미'는 배경음악으로 종종 쓰였는데, 학우들은 열광적 합창으로 반응했고, 그 열광에 스스로도 웃었다. '텔 미'가 이렇게 즐겨 쓰이는 까닭은 그 대중적 유행 뿐만 아니라 그 음악이 가진 단순한 집단성 때문이고, 쉬운 선정성(&rarr; 선동성)까지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효과 때문에, 그 안에 담긴 모순들을 받아 안을 것인가, 그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본다.</p>
<p>&nbsp;</p>
]]>
			</description>
			<author>거한</author>
			<category>늘</category>
			<category>여성주의</category>
			<category>원더걸스</category>
			<category>역시 헤테로가 문제인가</category>
			<category>텔 미</category>
			<category>집단 섹스</category>
			
			<pubDate>Thu, 03 Jan 2008 03:20:0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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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계란후라이 노이로제</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pid=927</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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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ATA[
<!--FCKeditor--><p><a href="http://blog.jinbo.net/birdizzy"><strong>거한</strong></a>님의 <a href="http://blog.jinbo.net/birdizzy?pid=924">[계란후라이]</a> 에 관련된 글. <br /><br />&nbsp;어제 꿈을 꿨다.</p>
<p>&nbsp;</p>
<p>&nbsp;이명박이 내가 있는 공원에 와서 서로 보겠다고 사람들이 소란스러웠다.</p>
<p>&nbsp;어찌어찌&nbsp;점프컷으로&nbsp;집사님이 집에 오셨는데</p>
<p>&nbsp;냉장고에 있는 모든 계란을 다 꺼내 깨서 후라이를 하기 시작했다.</p>
<p>&nbsp;너무 커서 수습하지 못하고 내가 넘겨 받았다.</p>
<p>&nbsp;</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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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거한</author>
			<category>늘</category>
			<category>꿈</category>
			<category>계란후라이</category>
			
			<pubDate>Thu, 27 Dec 2007 21:05:59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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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guid>http://blog.jinbo.net/birdizzy/?pid=924</guid>
			<title>계란후라이</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pid=924</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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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ATA[
<!--FCKeditor--><a href="http://blog.jinbo.net/birdizzy"><strong>거한</strong></a>님의 <a href="http://blog.jinbo.net/birdizzy?pid=918">[첫마디]</a> 에 관련된 글. <br /><br />&nbsp;집안일 도와주시는 집사님이 들어오면서 내뱉은 첫마디.
<p>&nbsp;</p>
<p>&nbsp;제가 뽑은 사람이 대통령 됐어요.</p>
<p>&nbsp;그 사람이 대통령 된다고 옛날부터 하나님께서 그러셨어요.</p>
<p>&nbsp;</p>
<p>&nbsp;</p>
<p>&nbsp;...</p>
<p>&nbsp;</p>
<p>&nbsp;정말 우리 집사님과 나는 뜻이 똑같다.</p>
<p>&nbsp;집사님 말씀대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님이야말로 하나님이 세우신 분이시다.</p>
<p>&nbsp;경제가 살아야 할텐데,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셨나보다.</p>
<p>&nbsp;</p>
<p>&nbsp;계란 후라이 해주신다길래&nbsp;반찬도 없는데 잘 됐다 싶어&nbsp;맛있게 먹었다.</p>
<p>&nbsp;마치 이명박 대통령님이 계란을 구워주신 것 같았다. 그 분과 함께 계신 하나님까지.</p>
<p>&nbsp;</p>
<p>&nbsp;우리 집사님은 정말 친절하시고 생각하는 것도 올곧으시다.</p>
<p>&nbsp;해주려는 걸 내가 이렇게 잘 먹으니 집사님도 보람 있고 나도 배부른 게 참 평등하고 좋다.</p>
<p>&nbsp;</p>
<p>&nbsp;앞으로 5년이 기대된다.</p>
]]>
			</description>
			<author>거한</author>
			<category>늘</category>
			<category>이명박</category>
			<category>계란후라이를 거부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권력</category>
			
			<pubDate>Tue, 25 Dec 2007 17:26:24 +0900</pubDate>
		</item>
		<item>
			<guid>http://blog.jinbo.net/birdizzy/?pid=796</guid>
			<title>끼적</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pid=796</link>
			<description>
<![CDATA[
<!--FCKeditor--><p><a href="http://blog.jinbo.net/birdizzy"><strong>거한</strong></a>님의 <a href="http://blog.jinbo.net/birdizzy?pid=794">[짧게]</a> 에 관련된 글. <br /></p>
<p>&nbsp;</p>
<p>.&nbsp;진보넷 블로그는 공동체가 아니라는 것. 하나의 운동 조직이 아니라는 것.</p>
<p>&nbsp;</p>
<p>. 돕헤드를 비판하는 사람들끼리도 역시 '우리'가 아니라는 것. 다 각자라는 것.</p>
<p>&nbsp;</p>
<p>. 그 중 어느 하나도 대표성을 띨 수는 없고, 서로 다르며,&nbsp;한 덩어리가 아니라는 것.</p>
<p>&nbsp;</p>
<p>. 그래서 '몰아세운다', '궁지에 몬다'라는 표현은 성립할 수 없다는 것.</p>
<p>&nbsp;</p>
<p>. 돕헤드가 어떤 사람인가도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 스스로 발화의 의의를 설명하고 논박하는 것만이 유효할 뿐.</p>
<p>&nbsp;</p>
<p>. 블로거 간에 블로그 너머의 인간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돕헤드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는 초점이 모아지지 않았을 거란 것. 이건 논점도 알 수 없는 모호한 지적이란 것. </p>
]]>
			</description>
			<author>거한</author>
			<category>늘</category>
			<category>클리토리스</category>
			<category>돕헤드</category>
			<category>난 아직 안 끝났음</category>
			
			<pubDate>Sat, 04 Aug 2007 02:11:39 +0900</pubDate>
		</item>
		<item>
			<guid>http://blog.jinbo.net/birdizzy/?pid=794</guid>
			<title>짧게</title>
			<link>http://blog.jinbo.net/birdizzy/?pid=794</link>
			<description>
<![CDATA[
<!--FCKeditor--><p><a href="http://blog.jinbo.net/dopehead"><strong>돕헤드</strong></a>님의 <a href="http://blog.jinbo.net/dopehead?pid=613">[민중은 여성이다]</a> 에 관련된 글. </p>
<p><br /></p>
<p>&nbsp;먼저 포스팅에 뱀발처럼 달았던 건데 그냥 따로 빼둔다. </p>
<p>&nbsp;</p>
<p>&nbsp;나는 사실 돕헤드의 여성주의자적 정체성 지향과, 이번 발언이 서로 엮여 있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고, 그가&nbsp;주장하고 싶은&nbsp;의의가 무엇인지 알겠지만, 몇몇 사람들처럼 여기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전혀 오해하고 있지 않고, 그 덩어리 자체를 비판하고 싶은 건데,&nbsp;이게 체계적인 비판의 형태는 갖출 수 없다고 생각하고, 내가 가진 입장과 이해의 단위에서 나의 표현을 하겠다고 말해둔다.</p>
<p>&nbsp;</p>
<p>&nbsp;돕헤드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욕구와 여성의 욕구를 착각하지 말아달라는 거다. 여성의 욕망이 해방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여성의 신체나 섹스를 강조하는&nbsp;이성애자 남성들을 많이 보는데 그냥 자신의 욕구를 해방하고 싶다고 말했으면 한다는 생각이 아주 많이 든다.&nbsp;어차피 그들의 표현 속에서 여성의 욕망은 남성이&nbsp;타고가는&nbsp;윤활유 이상이 아닌 것 같거든. 정말 간단히 말해서 '됐거든'이다. 옷만 갈아 입는다고 속의 것이 달라지는 건 결코 아닌데 자기가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면/믿으면 뭐든지 해결되는 줄 아는 것 같다. (실상 블로그를 통해서 볼&nbsp;때 더 심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은 케산이다.)</p>
<p>&nbsp;</p>
<p>&nbsp;그게 실제적/일상적으로 나타나면 조낸&nbsp;데이트 성폭력하면서 '좋으면서 뭘 그래. 너의 욕망의 솔직해져'라고 어이 없게 '여성해방!'을 전도하시는 성폭력배들의 사고방식과 크게&nbsp;다르기 어렵다고&nbsp;본다. 그게 아니려면 그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에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나 역지사지, 실질적 고민이 읽혀져야 하는데 '난 그런 사람 아니야'라는 설레발이 이상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갑자기 급 위축되면서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드는 것 역시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다. 비판의 지점을 무화시키고 있다고 보이고, 그게 고민의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되기 보단 어쨌든 돕헤드도 자신의 성욕을 드러낸 것이었기 때문에 정면으로 비판이 들어왔을 때 견뎌내지 못한다고 느껴질 뿐이다.</p>
<p>&nbsp;</p>
<p>&nbsp;그리고 돕헤드의 비판에 대한 비판에서 생물학적 남성/여성 이분법을 중요 논제로 띄우는&nbsp;모습을 많이 보는데 남성성/여성성의 피상적이고 틀에 박힌 이분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돕헤드이다. 그리고 그것에 기반한 이데올로기를 실천하려는 의지를 강하게&nbsp;드러내는데 나는 그 기저를 이루는 관념적 틀 자체가 다분히 마초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애초에 돕헤드가 비판받은 것도 그가 남자라는 사실보다 그의 발언 속의 마초성 아니던가? 그리고 그 마초성은 모든 주변적 맥락을 삭제하고 오로지 성적 대상, 또는 관념적 상징인 여성의 육체를 언급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던가?</p>
<p>&nbsp;</p>
<p>&nbsp;더 이상 긴 글은 신체적으로 힘들어서 일단 여기까지 쓴다. 나는 돕헤드와 아무런 개인적 친분도&nbsp;사회적 관계도 없다.&nbsp;하지만 최소한 그의 발화에 대해서 내 느낌을 표현할 자유도 있고 내 입장에서의 비판도 할 수 있다.&nbsp;그건 개인적 관계가 없기 때문에 더 자유롭다. 그러니 그 이상의 것으로는 받아들이지 않기 바란다.</p>
<p>&nbsp;</p>
<p>쁘라스.</p>
<p>&nbsp;</p>
<p>&nbsp;클리토리스는 물론 예쁜 이름이다. 또 보다 덜 호명되었기 때문에 성희롱적 뉘앙스가 비교적 적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이전에 '클리토리스(두음만 따서 ㅋㄹㅌㄹㅅ)'라는 이름을 쓰는 한 명의 남성을 더 본 적이 있는데, 그가 그 이름을 쓰는 이유는 다분히 희롱적인 의도를 갖고 있었고 그에게 클리토리스는 자신의 성관계의 대상이자, 자극물인 여성 성욕의 결집체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니었다. 물론 나도 동일한 형태의 성희롱을 할 수 있는데, 그건 내 자전거에 페니스, 혹은 귀두라는 이름을 붙이고 열심히 타고 다니며 홍보하는 거다. 클리토리스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있다. 그러나&nbsp;어느쪽이든 나는&nbsp;페미니스트라고 칭찬 받기 보다는 그러한 나 자신이 굉장한 희롱 대상이 될 거다.&nbsp;</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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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거한</author>
			<category>늘</category>
			<category>클리토리스</category>
			<category>돕헤드</category>
			<category>더 늦기전에 써놓자</category>
			
			<pubDate>Thu, 02 Aug 2007 04:53:4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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