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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로니카의 이중생활 by 아이비

아이비님이 소개하는 김디온

 

난 얼마전 여행을 마쳤다.
여행을 하다보면 반복되는 해뜨고 지기 하늘과 비와 바람과 풍경이
그냥 내 머리속으로 스며들고 자연스러워진다.
그러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막힌 회색빛 성냥갑아파트에 머물고 있다.

 

이제 이 땅에 발딛고 사는 사람들을 훔쳐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한 블로거가 눈에 들어왔다.


 

띠옹 옹알이... .


 

이 말이 무슨 의미일까?
일단 띠옹 옹알이 글들을 읽어보자.


...
대두리병(대추리+도두리 병) 초기 증상이네요.
다음 주 쯤에 맑은 날을 잡아 감자도 캘 생각입니다.
(같이 밭을 매요)
할머니는 그 후에도 달팽이가 나오면 콱 죽여야 배추를 안 갉아먹는다 하시고 나는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그랬다.
(농사는 낭만이 아니다)

...


이제 조금 알겠다.
이 블로거는 평택 팽성읍 대추리 앞 텃밭에서 일기를 쓰고 있었다.

 

 


5월 9일 모종 심다.  엄지손가락 만한 싸이즈.

(배추, 이래도 되는거니?)

 

 

글의 투와 엄지손톱의 모양으로 보아 이 블로거의 성별은 여성으로 보인다.

김디온은 왜 이 대추리에서 엄지손가락 만한 배추모종을 심게 되었을까?

그녀의 머리속이 궁금해졌다. 

 

...

한 마디로 그 당시의 생활 수준에 대해서 더 이상의 발전이나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스콧 니어링이나 귀농한 사람들, 노자, 히피들 같은 현인들이 이미 보여주었던 그런 삶이 내 가슴에 확 꽂혔기 때문이다.

<나의 자립 1>출가선언

나를 내 스스로 이끌고 돕는 자만이
타인에게 기댈 때도 비굴하거나 자존심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직 그 말들이 구체적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것은,
실제로 내 삶이 구체적으로 자립의 체험을 많이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제 조곤조곤 자립의 기쁨을 누리면서 땅을 밟아볼 차례이다.
<나의 자립 2>의존에서 벗어나기

...

 

 

이제 그녀가 대추리에서 배추모종을 심게되었는지 알거 같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긴다.

블로거의 제목인 디로니카의 이중생활에서 이중생활이란 또 뭔가?

 

첫 번째 옷은 옷감 고르고 사오고 박는 데까지 12시간이 걸렸다.

(옷 만들며)

 

좀 느린걸 보니 옷 만드는 일이 생활은 아닌거 같다.~

음 그럼 이건가?

 

...


매달 친구의 통장에 돈을 넣었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춤 학원을 물색해 다녔고, 퍼포먼스 의상을 만들어 입을 생각으로 재봉/옷 수선하는 센터에도 다녔다.
...
어느 순간부터 춤을 추지 않았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받아주고 이해해주며 위로해주는 누군가에 의해
좌절이나 포기, 체념 등의 언어를 잃어버렸다.
그것은 곧 ‘자립’을 잊은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이 땅에 두 발 딛고 서기의 문제는, 내가 스스로 몸을 움직여서 하나 하나 정리해나가고 계획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자립 2>의존에서 벗어나기
...
 
 
이러던 그녀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꾼 김디온 대추리 땅으로 와서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녀의 춤을 블로그에서 대추리에서 계속 만나고 싶다... .
 
 
 

...
상황을 앞두고
더욱 더 추고 싶어진다.
(다시 춤이 땡긴다)

...
주민분들과 마주치면, 그냥 무너져내려요. 저 역시. 가슴빡이 짜안 하죠. 이게, 진짜 힘이에요. 내가 대추리, 도두리에 집착하게 되는 엄청난 활력.
...

솔부엉이 소리의 영빨이 세서 그런지,
공연은 그럭저럭 괜찮게 마무리 되었다.
무엇보다, 집착이 없이 흐르는 대로 만들어진 것이
내 스스로도 편안했다.
(비오는 날은 더욱 좋다)
...
힘이 빠졌다가 솟구쳤다가 그럽니다. 이곳에 있다보면 하루에도 수십가지 생각들, 수백가지 결단들, 수천가지의 느낌들이 다녀가요.

...
이름 값은 하고 살아야지.
감옥에 간 친구가 나오면,
같이 마시려고
두 병 담그었다.

(남들이 뭐라해도, 나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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