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우 샘의 『아나키즘』을 읽으며, ‘맞아맞아, 다 맞는 말이야. 역시 나한텐 아나키즘이 맞아.’ 하다가 문득,

그럼 나는 아나키스트(이하 A)인가.

내가 혹 A라면 누가 그걸 인증해주나.

그냥 나 혼자 “나는 A”라고 하면 되나.

그런데 진짜 A처럼 살지 못하는 사람이 스스로 A라고 한다고 진짜 A가 되나....

A답게 살아야 진짜 A가 되는 거지.

 

그러니까 세상에 M이나 A, S가 극히 적은 이유는,

그렇게 살 수 없어서 아닐까.

여기서 ‘살 수 없다’는 건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아니고,

지금 처해 있는 현실에서 몹시 어렵다는 말이다.

내가 S라고 해서 지금 당장 내 사유재산을 모두 부정하고 빈몸으로 사회에 의탁할 수 없잖은가.

내가 A라고 국가에 대한 세금납부를 거부하거나 징집에 불참하기 힘들잖은가..

사실 S, M, A답게 살지 못하면서 S, M, A라 불리는, 혹은 불리고 싶은 사람들은

어쩌면 현실과 이상의 분리가 자유로운 정신분열증 환자들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모두에게 Socialist가, 아나키스트가 되라는 말은

모두가 정신분열증을 함께 앓자는 말일지도..

모두가 혁명가가 되는 게 불가능한 건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지 않은 사람,

생각한대로 실천하고 실천한대로 생각하는 사람,

말하자면 가장 정직한 사람들..

그들이 이 시대 대중이고 민중들이겠지. 

그들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건전한 변화.. 

대중 정치라면 그걸 이야기해야 하는 거일 테고.

요즘은 그렇게 조금씩, 변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래서 뜬금없이 노심조의 탈당이 이해되기도 해.

물론 심정적으론 아니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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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6 21:14 2012/04/2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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