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0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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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7 한진농성장에서.

 

 오늘 @hans6187 동지께서 영도조선소 이곳저곳을 소개시켜주셨다. 거대하게만 보이는 배들이 있었다. 300m X 50m 규모의 4도크. 다른 곳에 비해서는 그리 크지는 않다고 하셨다. 농성장은 정말 너무나 평온했고, 왠지 눈물이 차올랐다.

 

 힐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안하는데도, 책임을 묻겠단다. 이곳에 꼬빼기도 안비치는 놈들과 진보대연합을 논의해야만 한다. 안다. 표를 못받으면 공당으로 남을 수 없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

 

 이명박에게? 노무현에게? 민주당에게? 민노당에게? 그럴 수 없다는걸 안다. 노동자의 진지 같은건 이 땅에도 없고, 이제 그 어느 땅에도 없다. 사회주의를 공부하고 아무것도 부수지 않는, 피켓이나 걸어두는 시위를 주동하는 몇몇 동아리는 있겠지만. 그게 무슨 진지야..

 

 공부를 한다. 진보는 틀렸댄다. 공부를 한다. 사회주의도 정답이 아니란다. 공부를 한다. 니가 할일을 찾아보랜다. 글을 쓴다. 시위에 나간다. 아무래도 밥한번 굶어본적 없는 나같은 놈이 얼굴 내비치는게 권력? 힘? 노동자? 암것도 없어 뵌다.

 

 저 비정규직 하청으로 평화롭게 돌아가는 조선소를 보면서, 육중한 기계들과 무지막지만 경찰들, 어마어마한 돈의 숫자를 들으며, 아픔이 당연한듯 일상의 한 페이지가 되어있는 시간을 나 홀로 바라보며, 개입의 지점을 고민한다니 차라리 개밥이 떠오른다.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 곁에는 수많은 동지들이 있다며, 노래를 불러도. 노동자가 주인인 세상 같은건 신앙이란다. 신앙이란다. 현실은 진보대연합을 논의해야하는 상황이란다. 아아, 진보. 진보는 깨지않는 악몽이다. 내 가슴엔 진보 어쩌구하는 뱃지가 있네.

 

 철학 철학 철학. 누구는 나보고 너는 현실을 모르고 어줍잖은 이론을 가지고 개입하는 먹물이래. 막상 난 공부한 것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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