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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5  여섯 개의 마네킹

무키무키만만수가 <머리가 커서>를 부른다. 오디션 중이다. 잔뜩 긴장한 표정.  

둘은 줄무니 티셔츠를 입고 있다. 전에도 입고 있는 걸 봤는데, 

오디션 장이라는 설정 위에선 죄수복 처럼 느껴진다. 외부가 없는 자본주의에 완전히 포섭된.

무키무키만만수는 오디션에서 탈락한다. 무키무키는 청소부가 되어 무대를 청소한다.

 

무대 뒤와 앞에는 조각난 마네킹들이 늘어서 있는데 달파란과 권병준이 조립을 시작한다.

마네킹들은 8등신 혹은 9등신이라 두 남자보다 훨씬 키가 크다.

마네킹은 걸그룹을 상징한다. 가끔 걸그룹의 노래들이 라디오 튜닝하듯 잡음들 속에 섞여 들린다.

마네킹들이 전부 조립되고 팔과 머리에 부착된 장치를 이용해 소리를 낸다.

팔의 위치를 바꾸면 소리의 톤이 달라진다. 우연적인 음악 혹은 소음들이 계속 이어진다.

마네킹의 해체와 재구성, 소리들의 해체, 분절, 재구성. 소리의 차이와 반복

스크린에는 마네킹의 눈에 달린 카메라와 무대위의 카메라 ,무대 밖의 카메라가 보내는 영상이 교차되고 겹쳐진다. 전자회로 기판에서 자라난 인간의 다리같은 게 슬쩍 보이기도 한다.

권병준의 장갑은 손을 털거나 손목을 꺽을 때마다 음향이 바뀐다. 신체와 음향기계의 결합. 기계화된 신체.

마네킹들은 권병준과 달파란의 조작에 의해서만 조립되고 소리를 낼 수 있다.

철저하게 수동적이다. 그것은 둘의 꼭두각시 인형 놀이에서 다시 반복된다.

마네킹을 다시 해체한다. 머리, 팔, 몸통이 분리된 마네킹들이 무대위에 널부러져 있다.

마네킹 하나는 뒷 목 부위에 마이크가 장착되어  키가 작은 권병준이 그 뒤에 서서 노래를 부른다.

객석에선 그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마이크는 소리를 변형시켜서 노랫말도 음의 높낮이도 뭉개버린다. 

 

무키무키만만수와 마네킹은 다르면서 같다. 

삶과 예술이 하나로 통합된 음악과 마네킹의 조작된 음악은 다르다.

무키무키만만수는 오디션에서 탈락하고 청소 노동자가 되고

마네킹은 해체되거나 마이크의 대용품으로 쓰이거나 꼭두각시일 뿐이다.

둘 다 자본주의 안에서 상품 혹은 상품 가치 없음으로 딱지가 붙여진다는 면에서 같다.

 

그렇게 절망적인 한계를 설정해 놓아야 했을까.

기계는 자연에서 온 것은 아니나, 인간 노동의 산물, 인지 노동의 축적물이다.

생산수단으로서 자본가의 소유이나 그것을 조작하고 기름칠 하고

멈추는 것은 노동자이다.

그리고 크레인 위에서 인간이 태어나기도 한다.

( 크레인 위에서 태어난 인간- 김진숙. _심보선 혹은 김선우 혹은 송경동의 詩)

마네킹을 대상화하고 수동적인 오브제로만 가둬 놓은 것이 이 무대의 한계다.

마네킹, 걸그룹, 아이돌은 소모폼으로 버려지고 말 거라는 결정론에 반대한다.

마네킹은,걸그룹은, 아이돌은 변신 가능하다. 스스로 창작을 할 것이다. 

무키무키만만수는 말 할 것도 없다. 그 폭발할 것 같은 잠재력은 정말 엄청나다. 

 

몇가지 알 수 없던 것. 바위섬은 왜 불렀을까. 고독한 예술가?

긴 문장의 글을 썼는데 문장을 알아 볼 수 없었다.

맨 마지막에 마네킹 마이크로 부른 노래는 무슨 노래 인가.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즉 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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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5 00:49 2011/07/15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