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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

또 다른 나

 

 

2017년 12월 29일 노승록 목사가 세상을 떠났다.

 

소식을 들었지만 가고 싶지 않았다.

 

세상은 부유한 목회자들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지만,

정작 어려운 목회자들의 이야기는 모른다.

 

목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

작은 미자립교회에서 목회를 하는 수많은 목사들.

교회에서 목회자로 사역을 하지 못하는 수많은 목사들.

 

어제 또 다른 내가 세상을 떠났다.

 

군대에 다녀와 복학한 뒤 만난 편입생들 중 한명이었던 노승록목사.

나이는 나보다 한 살이 많았지만 그래도 나름 편하게 만났던 친구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자주는 못 만났지만 그래도 한 번씩 연락은 주고받았고,

멀리서나마 힘들게 목회를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내 코가 석자.

나도 죽을 뚱 말똥 살아가는 처지라 돌아보지 못하는 동안.

노승록 목사도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교회 사역을 그만 두고 가족을 위해 노동을 하던 그가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장에서 노승록 목사와 함께 편입했던 김중기 목사님을 만났다.

최근 다시 목회를 시작해보려고 알아보고 있었다던 목사님의 이야기를 듣자니 마음이 아프다.

 

자주 만나지 못했고,

살기가 버거워 어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몰랐던 나.

 

하나님이 부르시면 가야 하는 게 우리네 인생이라지만.

떠 나간 사람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내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또 다른 나도 이리 아플까?

 

하나님.

남아있는 가족 모두에게 평안과 위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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