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내게 5월은

5월 1일은 첫째 하경이 생일입니다그리고 5월 9일은 둘째 하람이를 입양한 날이고, 5월 11일은 입양의 날입니다그래서 내게는 5월은 특별한 달입니다.
  
사실 예전 같으면 이 시기에 입양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김도현목사나 소라미변호사가 어떤 말들을 했을까이리 저리 찾아다니며 혼자서 씩씩 거렸을 텐데 올 해는 조용히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 커뮤니티를 나왔습니다.
  
입양 부모들이 만든 커뮤니티인데 의견 대립을 하고 싶지 않아 조용히 그동안 적었던 글들을 모두 지우고 나왔습니다웬만해서는 자신이 쓴 글을 지우지 않는데 한 번 쓴 글을 지웠고며칠 뒤 그동안 적었던 모든 글을 지우고 나왔습니다.
  
처음 글을 지운 것은 지난 2018년 1월 16일 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 이후 정책변화와 과제토론회 당시 한 미혼모 대표가 입양의 날이입양홍보가 왜 필요하냐고 말하는 부분을 첨부한 글이었습니다.
  
당시 그 커뮤니티에서는 당사자가 들어왔기 때문에 분란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서 삭제를 했습니다이 후 그 커뮤니티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고더 이상 지켜보다가는 내 자신이 커뮤니티를 무척이나 시끄럽게 할 것 같아 모든 글을 지우고 탈퇴를 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있는데 종종 그쪽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저려옵니다하지만 그나마 그곳을 탈퇴했기에 시간의 대부분을 커뮤니티에 오르는 글들을 읽느라 쏟았을 시간을 책을 읽고 그 흔적을 남기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전면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시행된 2012년 이 후 국내 입양 아동의 수가 급감했습니다일부에서는 국내 입양의 급감이 전면 개정된 입양특례법의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일부 입양부모들 중에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이들은 유기 아동이 베이비박스에 몰리는 현상도 전체 유기 아동의 수가 특별하게 증가한 것이 아니고 단지베이비박스가 언론에 많이 노출됨으로 유기 아동이 베이비박스로 모여든 것이라는 주장을 합니다.
  
만약 2011년 전면 개정된 입양특례법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 부부가 하경이를 입양하려고 했다면 입양을 못했을 것입니다하경이를 입양할 당시 재산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작은 교회 담임목사와 사모가 무슨 배짱인지 일도 안하고교회와 어린이도서관에만 매달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입양을 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우리가 입양을 한 뒤 가장 많이들은 이야기들 중 하나는 입양을 하면 어떤 도움을 받느냐는 물음이었습니다당시 우리가 받은 도움(?)이라는 건 첫째 하경이를 입양할 때 하경이 이름 하나 달랑 들어가 있던 의료급여증 한 장이 전부였습니다.
  
현재는 의료급여증에 가족 모두가 기재되어있지만 당시에는 대상 아동의 이름만 들어간 의료급여증이 나왔습니다때문에 공개입양부모들 조차도 의료급여1종을 선택하지 못했습니다그것이 입양가정에 대한 도움의 전부였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입양부모들은 한 아이라도 더 입양을 하려고 했습니다아이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것 보다 가정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그런 것을 입양기관들도 알았기 때문에 가정 형편에 대해서는 그렇게 중요하게 보지 않았습니다왜냐하면 아이는 돈만 가지고 양육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입니다그 덕분에 우리도 첫째를 입양할 수 있었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어떤 입양 부모는 국내입양의 수가 급감한 것이 입양특례법 때문이 아니라 국내 입양 신청수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한다고 하는데 그 분은 입양 신청 수가 어떤 이유로 줄었는지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동학대에 대해서 누구나 반대합니다하지만 국가는 아동학대를 방지하고자 모든 가정을 들여다보지 않습니다우리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 국가가 그들의 재산정신 및 육체의 건강상태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도 주장하지 않습니다그리고 아이들은 태어나고 자랍니다그 중에서 때때로 아동학대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입양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이런 다양한 사전 조사는 입양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망설이게 만듭니다그럼에도 입양을 하고자 용기를 낸 부모들은 입양절차라도 빠르게 진행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합니다.
  
아이들은 자라고입양절차는 더디고때때로 입양 부모들이 원가정을 파괴하는 못쓸 사람들처럼 여겨지는 상황에서도 입양을 하려는 이유는 아이는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자 하는 입양특례법이 전면 개정안에 대해 불편한 이유는 현재 시행 중인 입양특례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보다는 입양부모를 잘 감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기 아동의 수가 늘지 않았습니다그런데 입양아동의 수가 줄었습니다그러면 그동안 입양으로 분류되었던 유기 아동들의 숫자는 시설 아동의 숫자에 더해지는데 그러면 시설 아동의 숫자가 증가하는 것 아닌가요?
  
시설 아동의 증가의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하나 만 낳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노년인구의 증가와 출산율의 감소를 걱정하는 상황입니다그런데 시설 아동의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뭐가 문젠 거죠?
  
해외입양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많은데 정말 해외입양을 줄이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해외입양을 강제로 막으면 되는 건가요그래서 해외로 입양가는 아이들의 수가 줄고국내입양되는 아이들의 수도 줄면 아이들은 시설에서 자라야 하는건데 그러면 나라의 국격이 올라가는 건가요그 국격을 위해 아이들은 시설에서 자라야 하는 거고?
  
입양부모들은 결혼을 했던결혼을 하지 않았던 자신이 낳은 아이들과 그 부모가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낳은 아이와 함께 살아갈 수 없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시설이 아닌 입양이라는 법률적 관계를 통해 새로운 부모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 이유는 아이는 시설에서 자라는 것 보다 가정에서 안전한 보호를 받으며 자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입양이 모든 문제의 블랙홀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아이를 낳은 부모가 특히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아이를 낳았을 때 아이와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을 지고 보육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하지만 그런 정부의 생각을 막는 것이 입양이라는 제도가 아닙니다입양과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 대한 지원은 별도의 문제입니다
  
아이는 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자라야 합니다때문에 국가는 이런 부분(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자라야 하는 아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입니다
  
남인순 의원에게 원가정에 대한 지원을 위한 법률을 더 많이 제정하기를 요구합니다더 나아가 현재와 같이 입양가정의 문제를 막아야 한다는 시선으로 법률을 보기보다는 원가정에서 자랄 수 없는 아이들은 현재 보다 빠르게 가정을 찾아 갈 수 있도록 그리고 새로운 부모를 만난 아이들과 새로운 아이를 자녀로 만난 부모와 형제자매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 및 제정을 해 나가기를 요구합니다.
  
어쩌다보니 또 늦은 시간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봅니다에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