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07년 11월 21일

 

지금 하경이와 아내를 재우고 내려와 이 글을 쓴다.


뭔가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할까 그저 하루 하루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들 속에서 뭘하고 살았는지정도는 기억에 남기고 싶다는 작은 바람에 이렇게 자판위로 손가락을 놀린다.


아침부터 싸늘한 방 기운 때문에 움직이기 싫지만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아내는 밥을 차리고 난 오늘 할일을 적어 놓았던 것들을 점검했지만 결국 적어 놓은 일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요 며칠 아니 작년에도 고민을 했던 부분인데 교회에다 연탄난로를 할까 아니면 난방을 뭘로 할까 고민하다 작년에는 그냥 넘어가고 다시 가을이 되면서부터 고미하다 요 며칠을 아주 많은(?) 고민 끝에 결국 갈탄 난로를 놓기로 했다.


아내가 인터넷을 뒤지고 여기 저기 알아보고 난방비 비교도 해보고 결국 어제 아내가 찾아본 블러그 주인장님께 연락을 하고 오늘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휴... 갈탄 난로가 195,000원에 갈탄은 2톤이나 되야 운반비가 없다고 해서 1톤을 시킬까 하다가 결국 2톤을 시키고 이것 저것 하다보니 735,000원이나 들었다.


2톤의 갈탄을 보관할 장소를 마련하고자 대 청소 시작하는데 오후 2시부터 있을 미술치료 시간에 쓸 물건들을 준비하라는 아내의 전화가 왔다. 그래서 부랴 부랴 준비하자니 2시도 안되는데 벌써 한 어머니가 아이들과 들어온다. 에구... 우짜꺼나 부랴부랴 미술치료시간에 유아실에서 원형탁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밖에 있던 원형탁자를 옮기자니 원형탁자 위에 수북하게 쌓여있던 책이며 연필 종이나부랑이들 색연필 따위를 대충 바닥에 던져놓고 탁자를 유아실로 옮기고 유아실에 있던 상을 밖으로 내 놓았다.


미술치료 선생님들이 도착하고 조금 있자니 유선호목사님이 들어오신다. 그래서 도서관 바닥을 정리하다 말고 장의자쪽으로 자리를 옮겨 짧게 대화하다 유선호목사님이 교회로 가시고 아이들이 가져온 책들을 정리하고 도서관 바닥에 널부러져있던 것들을 마저 정리했다. 내가 그렇게 정신이 없으면 좀 아이 책 읽어면서 좀 치워주지... 흑... 흑... 흑... 2시가 넘자 다우도 오고 민수도 오고 결국 정리되는 듯 싶었던 바닥은 더 정신이 없어지고 유아실에서는 미술치료를 진행하는데 밖에서는 아이들이 떠들고 못 떠들게 했더니 한 녀석은 집으로 가고 에구 정말...


아내는 하경이 자는 동안 빨래하고 하경이가 깨서는 열이 높은 하경이에게 붙잡혀 꼼짝마라 결국 점심은 얼마 전 교회 아래 생긴 조그만 바지락 칼국수 가계에서 바지락칼국수 시켜서 도서관은 아이들이 지키고 난 그거 들고서 집으로 들어가 아내와 점심을 먹었다. 그게 3신가???


미술치료가 끝나고 모두 돌아가고 도서관에서 떠들던 녀석들도 모두 돌아가고 4시쯤 되니 도서관이 썰렁하다. 이런...


그나 저나 내일 갈탄이 2톤이나 들어오는데 30Kg 짜리 푸대가 60여개가 들어오니 그거 혼자 들다가는 순교(?)할 것 같아 교회 청년에게 내일 좀 와 달라고 부탁을 하고 우리 형(?) 이광현목사님에게 내일 난로를 좀 같이 설치하자고 부탁을 드렸더니 오시겠단다. 고마운 우리 형(?) 처음 지방회로 오시는 목사님들은 우리가 이름이 비슷하니까 형제냐고 묻는 분들도 있어서 그냥 편하게 우리 형이라고 소개하곤 한다. 하... 하... 하... 아침에도 갈탄난로를 설치할 생각이라니까 여기 저기 인터넷을 뒤져서 어느 제품이 있더라고 알려주는 착한 형이다^^


갈탄 들어갈 곳 청소하다보니 민지가 와서는 미수가 잠바를 잊어버렸단다. 민지에게 내일 난로 설치한다니 그러면 따뜻하냐고 묻는다 그야 당근이지... 얼마나 많은 돈을 들인건데... 안 따뜻하면 정말 울꺼당... 흑... 흑... 흑...


요즘 아이들이 도서관이 너무 춥단다. 교회 예배시간에도 그렇고 그래서 정말 고민 많이 했다. 지난 번 도서관 지원 사업에서 떨어졌지만 그 때 혹시나 하는 바람에서 온풍기를 신청했었는데 그게 떨어지고 나니까 황당했지만 그건 지난 이야기로 돌리고 이제 정말  갈탄 난로의 추억을 아이들과 좀 많이 만들어야겠다. 오징어나 구워먹을까? 고구마는 좀 있고... 또 뭐 뭔가 먹을 꺼리들이 생기것지... 갈탄 2톤이면 내년 3월까지는 사용할 수 있을테니...


5시가 넘어 아내하고 하경이 보기를 교대하고 난 하경이하고 노는 동안 아내는 교회 창고가 되버린 사무실을 뒤집었다. 그래놓고 올라와서는 몸이 아프다고 울먹인다. 이런...


저녁은 대충먹고 아내와 하경이는 그냥 집에 있으라고 하고서 예배를 드리러 내려왔는데 전화가 왔다. 너무 허리가 아프다나... 그래서 올라가보니 날이 궂으면 몸도 좋지 않은 사람이 감기 기운에다가 아침엔 세탁실 뒤집고 저녁엔 사무실 뒤집더니 결국 탈이 난 거다. 아내는 38.2도인데 춥다고 이불 덥고 쓰러져있고 그 옆에서 열이 38.6도가 넘으면서도 씩씩하게 잘도 노는 우리 하경이 수발들다가 분유먹이고 또 놀다가 쓰러져 자는 것 보고 내려와 버릴 것 버리고 오늘 하루를 돌아본다.


아내가 아프고 하경이가 아픈데도 오늘 어린이도서관 문을 열었다. 그런데 미술치료가 끝나고 3시 40분에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돌아가고 나자 도서관은 썰렁했다. 갈탄을 2톤이나 시킨 것도 사실 어린이도서관 때문인데 괜한짓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교회에서 그것도 작은 교회에서 어린이도서관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차라리 큰 교회에서 그런 일을 한다면 참 좋을텐데라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나름 규모가 있는 교회 목사님들을 만나면 해보라고 권하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가끔 나름 자리 잡은 어린이도서관을 가게 되면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우린 뭘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지만 사실 부럽다. 요 며칠전 교회에서 하는 한 도서관에 갔었는데 다른 것도 부러웠지만 정말 부러웠던 것은 방바닥이 따뜻하다는 것이 부러웠다. 우리도 좀 따뜻했으면 좋겠다. 갈탄 난로로 도서관을 후끈하게 만들어야겠다. 제발 연기는 덜 나고 열은 많이 나라....


하경이는 잘 자라고 있다. 가끔 열이 40도 가까이 왔다 갔다 해서 문제지 하경이는 39도  밑으로는 신경도 안쓴다 그냥 씩씩하게 잘도 먹고 잘 논다. 참나 ... 부모만 걱정이다.


하경이가 교회에 내려오면 감기에 걸린다. 이제 갈탄 난로가 열 받으면 그렇지는 않겠지라는 단순한 생각만 하고 있다. 내일 설치하고 나서는 또 어떤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일단은 그냥 나름 엄청난 금액을 쏟았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제발 실망 시키지 않기를...


내년 광명시 평생학습원 위탁학교가 변경된다. 어제 결정이 났는데 그동안 성공회대학교였는데 내년엔 서강대학교로 결정이 났단다. 성공회대학교가 광명시 평생학습을 잘 만들어놓았고 우리 징검다리도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 서강대학교로 바뀌면 분위기가 어떨지 잘 모르겠다. 그동안 평생학습원 직원들하고도 가까웠는데 고용승계라지만 글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