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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한국당의 비례대표 선택을 바라보는 마음

평발님의 [헤르난데즈, 김부선 그리고 이참] 에 관련된 글.

 


필리핀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서 태어난 사람과 15년 전 결혼을 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여성이 창조한국당의 비례대표로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어제 창조한국당에 박수를 보낸다는 글을 작성했다.


누구나 글을 적으면 자신의 글에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자칫 호승심까지 더해지면 아사리판이 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내 글에 등장한 이주 여성의 비례대표 확정에 대해 어떤 반응이 있을 것인지 살펴본 후 생각나는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창조한국당의 분위기는 이주 여성에 대한 비례대표 선정이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 우세했고 비례대표 선정 기준에 대한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반면 가장 치열하게 내 글에 대한 저급성을 지적할 줄 알았던 진보넷에는 논할 가치가 없는지 트래픽 하나만 걸렸다. 그래서 트래픽이 걸린 진보넷 글에 답변을 하면서 창조한국당에 대한 이야기를 섞어 본다.


사실 난 창조한국당보다는 문국현이라는 인물에, 진보신당보다는 심상점에 방점을 두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창조한국당이냐 진보신당이냐의 갈림길에 선 것은 어쩔 수 없는 처지라고 먼저 밝힌다. 참, 난 진보도 그렇다고 보수도 아니다. 그러니 내 정체성에 대해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


창조한국당에 비례대표로 확정 된 이주 여성에 대한 내 고민은  이 여성이 15년 전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사람과 결혼 해 두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여성은 남편이 세상을 먼저 떠나 결국 가장으로서 두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처지의 대한민국 국적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주 노동자들과 다른 입장이기에 고민을 했고 결국 난 이 이주 여성에 대해 보여줌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우리 사회가 같은 국적을 가진 사람에 대해 벌이고 있는 차별을 고민하자는 것이었다. 같은 국적의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그들에 대한 무지로 비난하는 사람들이 피부색이 흰색이 아닌  다른 국적의 사람들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사자주의에 대한 비판은 옳다. 하지만 한 가지 집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그것은 막연한 암과 몸으로 부딪히며 당하는 암은 또 다른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피부색이 조금 다른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여성이 홀로 두 아이를 양육해야 만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적의 아이들이지만 어머니와 아버지가 서로 다른 출신이기에 무시받고 상처받는 것을 이 여성은 몸으로 부딪히며 살아왔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창조한국당이 그동안 외국인노동자 인권문제나 귀화인의 문제에 대하여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온 적이 없다는 말을 인정한다. 하지만 난 문국현이 외국인노동자 대회에서 머리 숙였다는 정도는 안다.

 

자 그렇다면 이른 바 좌파 정당이라는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에서 비례대표를 이주민에게 부여한다는 계획이나 세웠는가 궁금하다.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세워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겠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어찌보면 그것은 개념적인 접근 일 수 있다. 이 문제는 최소한 심상정은 알 것이라 생각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노동자가 국회에 들어간다고 장애인의 권익이, 노동자의 권익이 대변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나도 인정 하지만 그들이 국회에 들어감으로 최소한의 권익은 대변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국회에서조차 화장실 하나 장애를 가진 여성이 드나들기 쉽지 않았던 것이 우리 현실이다.


그래서 난 비례대표로 이주 여성을 확정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옳든 그르든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것이 내가 박수하는 이유다.


이 문제를 가지고 창조한국당 안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난 그 모습을 바라보며 너무나 마음이 아펐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장 좋은 사회적 관심거리를 이용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준비되지 못한 창조한국당이라는 지적에 나도 동금한다. 그들은 문제를 어떻게 알리고 그들의 강점을 알려서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다.

 

난 앞에 글에서, 이번 필리핀 출신의 비례대표확정자에 대해 몇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피부색이 다른 여성이다. 그녀는 15년 전에 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뤘지만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녀에게는 사랑하는 아이 둘이 있다. 그녀의 아이들은 주류사회가 밀어냄으로 결국 자신의 조국에서 자라지 못한채 어머니의 고향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이다. 그녀는 학원에서 강사를 하고 있다(이 문제는 비정규직일 수 있다는 의미)

 

이러한 다양한 문제를 묶어 창조한국당의 선택에 대한 정당성을 알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언어가 불확실하다, 그녀가 억압받는 이주 노동자들의 대표성을 나타낼 수 있느냐. 표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등 문제의 본질과는 다른 문제들을 가지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모습이 창조한국당의 현실임을 알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 아직 창조한국당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이 글을 마무리 할 쯤 창조한국당에 들어가보니 이번 비례대표로 확정된 여성에 대한 창조한국당의 공식적 입장을 밝힘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비례대표로 확정이 되었는지 당원들과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점이다.

 

난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접근에 앞서 사람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본다. 탁월한 정치적 능력도,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안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무미건조해질 수 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녀가 지난 15년의 생활은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얼마나 많은 시간 눈물을 흘렸을지도.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또 얼마나 당황스런지도 알고 있기에 난 그녀가 이번에 반드시 국회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창조한국당이 준비되지 못한 정당이라고 말하지만 진보신당이라고 창조한국당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글쎄... 내가 보기엔 오십보 백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더욱 난 이번 총선에 갈등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내겐 민주노동당이라는 정당은 이제 선택의 범위 밖에 들어가고 말았다. 나 하나 선택하던 선택하지 않던 뭐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난 정당원도 아니고 정치 활동도 하는 처지가 아니기에 정치적 역량도 없기 때문이다. 단지, 내가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고 알게 모르게 떠들은 이야기를 아는 이들에게는 좀 당황스런 일일 수는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창조한국당에게 바라는 것은 이번 비례대표 확정자에 대한 정당성을 좀 더 부여 했으면 좋겠다. 조용하던 창조한국당에 대한 언론의 반응이 비례대표 확정으로 시끄러워졌다. 제발 기회를 내 버리는 어리석음은 모습은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각자의 생각이 있고 난 그 각자의 생각을 좋아한다. 까칠한 것은 싫지만 누군가와 사람 냄새나는 의견을 나눈다는 것은 정말 기분이 좋다. 그래서 난 이 글을 기분좋게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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