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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동 양육비 지원을 생각하며

 

입양아동에 대한 정부의 양육비 지원 계획에 대한 생각을 적습니다. 정부에서는 사용하는 입양아동 양육수당이라는 단어가 맘에 들지 않아 입양아동 양육비 지원이라는 단어로 글을 쓰겠습니다. 왜냐하면 수당이라는 단어가 비입양부모들에게나 입양부모 모두에게 입양아동 양육비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정은 지난 6월 15일 하경이를 입양했지만 하경이를 출생 신고하지 않고 입양 신고를 하려고 했기 때문에 7월 10일 하경이를 딸로 주민등록에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경이의 입양 신고 결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입양신고 절차의 까다로움 보다는 입양 아동이지만 낳은 자식처럼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생 신고를 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입양을 결정하고 입양 신고를 하기까지 나름대로 자료들을 찾아봤고 여러 곳에 문의도 하며 고민 끝에 6월 15일 하경이를 만나러 가던 날 하경이를 입양 신고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입양 기관에 통보를 했습니다. 8월 8일 하경이가 세상에 나온지 100일이 되는 날입니다. 이제 겨우 100일이 지난 아이를 위해, 하경이가 성장하며 넘어야할 편견의 언덕들을 하나라도 낮춰보고자 글을 적습니다.


국내 입양의 활성화를 위해 국가의 금전적 지원은 그리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러한 분들은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들을 없애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과 입양아동은 남의 자식이 아닌 자신의 아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가 밝힌 입양아동 양육비 지원에 대한 복잡한 논의에 앞서 정부의 입양가정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 국내 입양에 백해 무익한 것인가를 먼저 질문해야 할 것입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아이를 낳을 때 출산 장려금을 주겠다는 기사를 보고 한참을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출산 장려금을 준다고 사람들이 아이를 낳을까? 전 그렇지 않을 것이다는 입장입니다. 출산율의 저조는 복합적인 문제의 현상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출산 장려금은 출산한 가정에게는 작지만 큰 도움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겠다는 입양아동에 대한 양육비가 국내 입양을 눈에 띄게 활발하게 이끌지는 못하겠지만 입양 가정에게는 현재보다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입양은 버려진 아이들이 자신을 돌봐주는 착한 보호자를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입양은 자녀와 부모의 만남입니다. 아동의 형편이 자신을 낳아 준 부모와 생활을 할 수 없는 형편이 기 때문에 입양이라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부모를 만나는 복된 일입니다. 정부에서 아이의 양육비를 지원받는다고 아이를 보호해주고 보호비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입양부모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양육비를 지원받는다고 입양아동이 입양부모의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녀를 잘 돌보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일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보다 더 절실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입양아동에 대한 지원을 국가로부터 끌어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물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는 성경 말씀처럼 국가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입양부모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양아동의 양육비를 요구하는 것은 우는 아이의 떼쓰는 것이 아닌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현재 입양된 아동이 입양되지 못한 채 성장했다고 한다면 이 아동이 겪어야 할 편견의 고통과 아동으로 인해 들어갈 사회적 기회비용을 생각할 때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인지는 분명해집니다. 때문에 우리 부부는 하경이를 위해 정부에서 재정적 지원을 한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받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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