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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이들과의 동행

지난 12월 9일 수요일에 쟁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평화 만들기를 위해서 우리가 현재 할 수 있는 일과 졸업을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내 물음에 쟁이들은 평화 만들기를 위해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깊이 해본 경험들이 없었던 탓인지 잠시 날 쳐다본다. 잠시 후 내 물음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열심히 핸드폰을 만지다가 대답하는 쟁이가 있는가 하면 나름 진지한 얼굴로 고민하다 대답하는 쟁이들도 있다.

 

쟁이 1 : 평화 만들기에서 공사나 그런 일 있으면 몸으로 봉사하는 거요

쟁이 2 :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석하는 거요

쟁이 3 : 열심히 출석하는 거요


각자의 생각들을 이야기하는데 핸드폰을 만지던 한 쟁이는 이렇게 말한다.


쟁이 4 : 밥 먹는 거요

나 : 네가 밥을 먹는 것 하고 평화 만들기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데?

쟁이 4 : 배가 고프잖아요


지난 9월부터 나는 서울 구로구 궁동에 위치한 평화 만들기라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야간보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쟁이들과 대화를 하고 화요일과 목요일은 1시간 사랑의 열매가 그려져있는 평화만들기 차를 타고 놀러 다니고 있다. 저녁 9시부터는 초등학생들과 중고등학생들 일부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 차를 운전한다.


쟁이? 지난 9일 중고등학생들과 대화를 하던 중 평화 만들기에서 지내는 이야기들을 평화 만들기 네이버 해피빈과 내 개인 블러그들에 올리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다들 실명을 거론하지 않는다면 좋다고 해서 글을 쓰다보니 막상 아이들을 지칭할 말이 생각이 안난다. 그래서 지난 14일 아이들과 의논 한 끝에 아이들을 쟁이라 지칭하기로 했다.


난 쟁이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리고 누군가의 도움만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아볼 뿐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평화만들기에서 쟁이들과의 동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쟁이들과의 이야기를 기록할 생각이다.


참,  14일 쟁이들과 이야기를 하다 2010년 1월 쯤 로마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다. 내가 신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쟁이들에게 설명하기는 동양사보다는 서양사가 그나마 나은 편이고 로마라는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는 접근하기 쉬울 것 같아 로마라는 나라를 함께 살펴보기로 했다.


15일 고척도서관에서 눈에 띄는 가장 두꺼운 책들을 생각없이 빌려왔다. 장 이브 보리오의 로마의 역사(궁리),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한길사), 배은숙의 강대국의 비밀(글항아리), 사이먼 베이커의 처음 읽는 로마의 역사(웅진지식하우스), 인드로 몬타넬리의 로마 제국사(까치글방)인데 이걸 모두 읽을수는 있을지 고민된다. 이런 날 얼마 전 성결대에서 빌려온 지구를 걸으며 나무를 심는 사람, 폴 콜먼(그물코)이라는 책을 비롯해 5권의 책이 날 보며 웃고 있다.


쟁이들과 1월에 로마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기대 반, 걱정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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