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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그렇게 썩었습니까?(2006.4.12.)

교회가 그렇게 썩었습니까?


한국교회의 희망이라고 자부하는 뉴스엔조이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다보면 한국 교회는 망해도 벌써 망했어야 할 조직(?) 처럼 보인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수 많은 목회자들이 마치 성 범죄의 예비 후보군으로 전락한 것처럼 보이는 글들을 읽으면서 목사의 한 사람으로 참담함을 느낀다.


성 범죄가 교회만 있는가?


성 범죄 행위가 교회라는 곳에서만 일어나고 있는가? 성 범죄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이고 이러한 성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눈물과 땀을 흘려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이 교회와 목사만 향해 손사래를 치는 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무겁다.  마치 목사들이 성 범죄 예비 후보군으로 만드는 현실을 그리고 교회가 마치 성 범죄의 온상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낀다.


교회에서만 성 범죄에 대해 쉬쉬하고 있는가? 성 범죄는 특성상 밖으로 들어나기 어렵다. 더군다나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는 성 범죄를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범죄자와 당사자나 그 부모가 합의를 보게 되면 조용히(?) 끝나버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만약 모 신문의 여기자가 조용히 마무리를 하고자 했다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최소한 나는 그런 범죄 행위가 있었는지 조차 몰랐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성 범죄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모 신문의 여성 기자 성 추행을 바라보는 지역구 주민들과 지역구 외 사람들의 시각차가 바로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성 범죄에 대한 시각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국회에서도 그 여 기자보다 성추행을 한 당사자의 손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보고 있다.


5분을 서 있어?”“5분은 서 있어야지!”


이 제목은 4월 3일 오마이TV 기사 제목이다. 성 추행 의원의 의원직사퇴 결의안을 무기명 투표로 하지 말고 기명 투표를 하자는 시위를 했던 일부 여성 의원들 간에 오고간 대화였다. 그 시위(?)는 12분 만에 끝났고 그 성추행 의원에 대한 의원직사퇴 결의안은 우리가 아는대로 턱걸이로 본 회의를 통과 했다.


내가 그렇다고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범죄 행위들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교회가 마치 성 범죄 행위들의 온상인 것처럼 비취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글을 적는 것이다.


욕을 먹을 생각으로 글을 적는다.


나 역시 우리 사회가 성 범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조금은 알고 있기에 성 범죄로 인해 겪는 여성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글들에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성 범죄들이 마치 교회에서 가장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식의 글들에 대해서는 그것은 결코 그렇지 않다라는 말을 누군가는 해야 할 것 같아 글을 적는 것이다. 내 글이 또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분노를 살지 알면서도 글을 적는다. 변명처럼 들릴지 모르나 나는 교회 안에 벌어지는 성 범죄 행위를 축소하고 싶은 마음도 범죄자들에 대한 용서라도 구하려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교회는 사회와 다른 도덕적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말을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 높은 기준을 낮추자는 것이 아니고 단지, 교회가 그 범죄들의 근원처럼 비취는 것에 대한 방어를 하고 싶은 것이다. 마치 성 범죄의 복잡한 문제들이 교회에서만 벌어지는 양 덧씌워지는 것에는 것에는 누군가는 반대의 소리를 내야겠기에 해명을 해보는 거다. 그렇다고 내가 모든 목사를 대표한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성 범죄 예비 후보으로 지목되는 목사들 중 한 사람으로써 말을 하는 것이다.


교회 안이 성 범죄 행위를 문제 삼는 것은 옳다고 본다.


은사 중 어떤 분은 우리에게 “심방은 가능하면 혼자 가지 말고 만약 방에 들어가게 되면 문을 반쯤 열어놓고 해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 “목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넘어질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특정인의 잘못, 특정 교회의 잘못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단지, 그 특정인의 잘못을, 특정 교회의 잘못을 전체로 확대 해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며 사람들이 교회에서 벌어지는 성 범죄 행위에 대해 문제를 삼을 때 지금과 같이 교회가 성 범죄의 온상이요 목사가 성 범죄의 후보군처럼 이야기 하지만 말고 우리 사회에서 성 범죄로 희생되는 피해자들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함께 거론하기를 바란다.


나는 다른 여러 불합리한 사회적 구조들을을 나열하며 봐라 교회 안에서만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 이제 그만 교회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 어떻겠는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교회가 모든 성 범죄의 온상처럼 비춰지고 목사들이 성 범죄의 가해자라 인식되는 것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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