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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이 충치는 고무줄

수개월 전 궁더쿵 교사 풍선이 하경이에게 충치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충치? 하경이가? 대충 보니 충치가 없는 것 같아 무심결에 넘어갔다.


약 한 달 전 아내가 하경이에게 충치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며칠 지나고 궁더쿵에서 다른 날 보다 일찍 나와서 하경이와 병원에 갔다. 집 근처 병원에 갔더니 초등학생 이상만 진료를 한단다. 급한 마음에 하경이가 충치가 있는지만 확인하고 싶다고 말한 뒤 진료 신청을 했다. 순서를 기다리자니 하경이가 똥이 마렵다고 한다. 이 날 하경이는 치과에 자신이 다녀간 흔적을 남기고 충치가 4개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며칠 인터넷을 통해 어린이 치과를 알아보고 집과 가까운 곳을 찾아 갔다. 병원에는 아이들과 엄마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의학박사인 의사에게 하경이가 충치 5개, 3개는 지켜봐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진료가 끝난 후 간호사는 급한 것은 5개지만 나머지 3개도 치료를 해야 한단다. 이왕 치료를 하려면 한 번에 8개 모두를 아이를 재우고 치료하자고 한다. 아이를 위한 것처럼 말을 하지만 너무 쉽게 아이를 재우자고 하는 같다. 아이를 재우지 않고 치료를 하면 여러 번 병원에 와야 하기 때문이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재우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 명함 하나 들고 나오자니 아이에게 반지 하나를 준다. 고리에서 꽃이 그 날 떨어졌다.


하경이가 치과에 갔다고 하니 다들 치과는 여러 곳을 다녀보라고 한다. 내 친구는 자기 딸이 다니는 곳을 말했고, 아내 친구는 자기 딸이 다니는 곳을 말해준다. 우선 가까운 치과에 가기로 하고 아내 친구가 알려준 곳으로 갔다.


“어떻게 오셨어요?”, “아이가 충치가 있는 것 같아서 왔습니다!”, “어디 보자 잘 오셨습니다. 아이가 충치가 3개가 있네요!” 라고 말하더니 치료를 한다. 치료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니 하경이가 의료급여 1종이라 치료비를 안 받는다. 지난 번 8개 치료하라고 했던 곳은 천원인가를 주고 나왔다.


오늘 다시 병원에 갔다. 병원 입구에서 하경이가 차에서 내리지 않는다. 지난 번 치료할 때 울지 않았다고 자랑하더니 겁이 나는 가 보다. 어르고 달래서 병원에 들어갔다. 순서를 기다리며 실뜨기를 하고 숫자 맞추기도 하며 기다렸다.


일반 치과라 어른들도 많았고 어르신들도 많았다. 할머니 한 분이 하경이에게 한 마디 하신다. 떠들던 하경이 할머니 꾸중에 풀이 푹 죽는다.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하경이가 울지 않는다. 간호사가 하경이 같은 아이들만 오면 좋겠다고 한마디 한다. 오늘도 병원에서 그냥 나왔다.


궁더쿵에 가면서 풍선에게 자기 울지 않았다고 말해달란다. 그런데 풍선에게 다른 말하다가 잊고 왔다. 내가 하지 않아도 하경이가 말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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