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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영림초등학교(2011년 4월 7일)

 
아침 9시부터 수업이다. 난감하다.


보통 아내 징검다리는 7시가 조금 넘어 산어린이학교로 출근을 하기 위해 버스를 타러 나간다. 생각해보니 아내가 출근하면 하경이를 깨우고 어쩌고 하는 시간이 장난이 아니다. 차라리 아내를 출근시킨 후 하경이를 궁더쿵에 내려주고 서울영림초등학교에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잠이 든 하경이를 깨워 이불에 싸안고 차에 올랐다. 아내를 학교에 내려주고 궁더쿵에 도착하니 평화의 교회 박경양 목사님이 궁더쿵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들국화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온수역으로 차를 몰았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지만 부지런을 떤 덕분에 학교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 교감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자 수업 시간이 될 때까지 읽으라며 신문을 건넨다.


다목적실에 가면서 신일지 선생님께 물었다. 오늘 수업 중 어느 부분을 많이 이야기할까요?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고 한다. 수업을 진행하기 전 언제까지 끝내야 하느냐고 물었다. 화요일과 같은 말씀을 하신다. 흐름대로 하세요. 시간이 길어져도 됩니다.


아이들에게 물었다. 입양이 뭘까? 아이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을 말을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하러 왔다고 말을 했다. 수업을 시작하려니 한 아이가 불을 끈다. 밖에 비가 내려 어두운데 불까지 끄니 ppt 자료를 사용하기 좋다.


반편견입양교육 강사들을 위해 준비한 ppt 자료가 2010년과 많이 달라졌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볼 때 2010년 자료도 좋은 것들이 있어 2011년 자료와 2010년 자료를 묶어 편집을 했다. 2011년 자료는 영상 위자의 자료인데 나는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입양홍보회 간사들과 이야기를 해서 자료를 수정하겠다고 했다.


2010년 자료에 들어있는 가족의 형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알렸다. 자 너희들이 알고 있는 가족들의 형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이들은 나름의 생각을 쏟아낸다.


해리 홀트의 "모든 아이는 가정에서 자랄 권리가 있다"는 말을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봤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들을 꺼낸다. 나는 아이들에게 말을 했다. 모든 아이는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그 아이가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든, 필린핀에서 태어난 아이든, 북한에서 태어난 아이든  그 어느 곳에서 태어난 아이든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아이들에게 영상을 하나 보여주며 말했다. 만약 자기 배를 만져서 배꼽이 없다면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하지만 배꼽이 만져진다면 다들 이 과정을 지났다. 영상은 태아를 보여주는 것이다.


수업이 진행되는 중 한 아이가 아이를 입양할 때 돈이 드냐고 묻는다. 질문 시간에 답변을 하겠다고 말을 했다.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하경이와 함께 어린이집을 다니던 이안과 하경이가 작년 공동육아 교육 한마당 때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이안은 아빠는 쿠바 사람, 엄마는 한국 사람이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다. 입양 가정도 마찬가지고 다문화 가정도 마찬가지다. 한 부모 가정도 그렇고, 조손가정도 그렇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수업이 끝났다는 종소리가 들린다. 나는 아이들과 수업을 계속했다. 화장실을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있어 다녀오라고 했다. 아이들이 다녀오는 동안 개인적인 질문들을 받았다. 왜 깡통이냐는 질문에 예전에 아내와 심하게 다툰 적이 있다. 아내와 다투는 동안 내가 아내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깡통이라고 부른다.


화장실에 다녀온 아이들 중 한 아이가 왜 깡통이냐고 묻는다. 내 답변을 들은 아이들이 한마디씩 한다. 나는 깡통이 깡통된 사연을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했다. 입양홍보회는 어떤 일을 하는지도 이야기했다. 강의는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을 더해서 10시 10분이 넘어 끝났다. 사실 더 많이 하고 싶었고 해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내가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 같아 선생님께 죄송했다. 그래서 마무리를 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 5학년 2반 19명의 아이들과 보낸 시간은 너무 즐거웠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 선생님이 유명한 강사님을 초빙했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기 보다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올 2011년은 많은 아이들과 만나고 싶다.


집에 돌아와 산어린이학교에 출근은 하기 전 보고서를 작성해서 한국입양홍보회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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