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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도로 위를 달려 아침햇살 집으로

징검다리가 김밥을 싼다. 들살이를 떠나면서 선생님들과 먹을 점심을 싸는 거다. 덕분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나도 김밥 쌀 때 나오는 자투리로 아침을 먹었다. 그런데 나는 왜 김밥 자투리가 맛있는 거지?


하경이는 전날 피곤했는지 부산하게 움직이는 부모와는 달리 단잠을 잔다. 몇 일전부터 하경이에게 엄마가 3박 4일 들살이를 다녀오기 때문에 아빠와 함께 잠을 자야 한다고 말을 했다. 말로는 알았다고 하지만 정말 잘 이겨낼 수 있을까? 그나저나 하경양과 3번의 잠자리를 어떻게 보낼지 대략난감이다.


비가 내린다. 걱정이다. 9시에 온수역에서 출발이다. 김밥을 싼 징검다리는 하경이를 깨운다. 하경이를 씻기고 아이들이 기다리는 온수역으로 갔다. 내가 길가에 주차하는 동안 하경이는 엄마를 따라 온수역으로 올라간다. 차를 길가에 세우고 따라 올라가니 아이들과 몇 명의 부모들이 보인다. 어디서 울음소리가 난다. 하경이가 운다. 엄마에게 가다가 언니에게 한 대 맞았단다. 눈물을 글썽이는 하경이를 안고 들살이를 떠나는 아이들을 배웅했다.


하경이와 궁더쿵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화장실 쪽에서부터 입구에 앉아있는 소나기까지 누가 먼저 기어서서 가는가 시합 중이다. 앞을 가리지 말라는 진선이와 자리가 좁다는 승건이가 실랑이다.


궁더쿵에서 나오려니 하경이가 자기가 맞았다는 이야기를 풍선에게 해달라고 한다. 풍성이 아직 출근 전이라 들국화와 소나기에게 말해주고 나오려니 연두와  풍선에게도 말해줘야 한다고 한다. 전화로 꼭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서 하경이와 떨어졌다. 뒤에 연두에게 전화를 해보니 하경이는 잘 놀고 있단다.


맛단지를 만나 학교로 갔다. 중등과정 아이들이 교사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답사는 어떻게 갈껀데? 차를 타고 갈까?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 갈까? 중등과정 아이들이 파도와 들살이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맛단지는 중등 아이들이 먹을 반찬을 남기고 준비한 쌀과 학교에 남아있던 반찬들을 차에 실었다.


온양온천역에 11시 35분 쯤 아이들이 도착한다. 빨리 서둘러야 겠다. 차를 끌고 아산으로 향했다. 고속도로가 비봉까지 밀린다. 비가 내리고 차는 밀리고 징검다리에게 전화를 했다. 차가 생각보다 많이 밀린다. 알았어 조심해서 내려와


네비양의 목소리를 청종하며 앞으로 내달렸건만 맛단지의 한마디! 아침햇살하고 같이 갈 때는 빨리 가는 것 같았는데?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오후에야 알았다. 들살이 장소에 도착하니 아침햇살이 반갑게 맞이한다. 아이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아침햇살이 묻는다. 깡통은 여기가 처음이죠? 네!


연못을 보러 나가니 올챙이들이 꽤나 많다. 비? 고속도로에서만 비를 맞았다. 식사를 마친 후 맛단지가 짐을 정리하는 동안 아침햇살과 아이들을 맞이하러 언덕을 내려갔다. 아침햇살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가다보니 언덕을 올라오는 아이들의 무리가 보인다. 한 녀석이 우리를 보더니 달려온다. 나머지도 따라 달린다. 가까이 오는 걸 보니 재헌이다. 뒤를 따라 충일이가 달린다. 아침햇살이 아이들에게 달려간다.


채송화가 선두에 선 아이들과 징검다리는 두 번째 무리와 가장 뒤에서는 오리가 마지막 아이들과 함께 걷는다. 소민이와 유담이와 재현이가 오리 주변을 맴돈다. 오리가 아침햇살과 함께 올라가는 동안 나는 가장 뒤에 남은 아이들과 걸었다. 늘어지는 아이들을 달래고, 뻥도 쳐가면서 들살이 기간 중 잠을 잘 아침햇살 집으로 올라갔다.


숙소에 도착한 아이들은 점심을 먹었다. 집에서부터 싸온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 대충 짐정리를 했다. 아이들이 둥그렇게 앉는다. 아침햇살은 들살이 기간 중 함께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아이들이 조른다. 아침햇살은 아이들에게 구렁이 이야기를 해줬다. 밖으로 나간 아이들은 올챙이를 잡느라 정신이 없다. 이쪽에서 윤정이가 물에 빠졌고, 저쪽에서는 은결이가 빠졌다.


아이들 노는 것을 보다가 아침햇살과 함께 서울로 향했다. 네이양의 말씀을 청종하려니 아침햇살이 막는다. 아침햇살의 안내를 받으며 차를 몰았다. 한참을 달리다 네비양이 나와 데이트를 조금이라도 더 하려고 시내를 통과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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