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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문원중학교(2011년 6월 1일)

과천문원중학교 수업 마지막 날이다. 오전 9시에 수업이 있어 학교에 도착하니 방송 조회를 하고 있다. 복도에서 조회를 하는 학생들을 지켜봤다. 교실 안에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정겹다. 몇 번 마주쳤던 3학년 선생님들이 조회가 끝날 때까지 3학년 교무실에 들어와 있으라고 말씀하신다.


3학년 교무실에서 조회가 끝난 후 시간표 변경에 대해 전해듣고 3학년 5반으로 향했다. 9시에 시작하는 수업이 9시 20분으로 변경되었다. 교실에 들어가니 조회가 막 끝난 탓에 여기 저기 모여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형! 거기 좀 앉아줄래? 언니 그만 앉자!  수업이 시작되었다는 말과 함께 자리 정돈을 했다.학생들은 뭔 소린가 날 쳐다본다. 노트북을 들고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노트북에는 다른 분이 사용했던 PPT 동영상이 들어있다.


선생님께 강사마다 사용하는 PPT가 약간 다르다고 말씀드렸다. 반편견입양교육을 나가는 강사들이 사용하는 파워포인트(PPT)는 기본 틀은 같으나 약간은 다르다. 입양가족에 대한 이야기 중 강사 자신의 가족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40분에서 50분 강의를 하기 때문에 모든 PPT 자료를 다 보여 줄 수 없다. 강사들은 상황에 따라 이것을 보여주고, 저것을 보여준다.


나는 2011년 자료와 2010년 자료 그리고 우리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가 사용하는 자료는 조금 더 다르다. 그렇다고 2011년 PPT 자료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학생들과 하경이 사진들로 만든 PPT를 보여주자 하경이가 남자냐고 묻는다. 하경이를 입양했을 당시 예본교회는 광명시에서 3층 건물 중 2층을 사용했었다. 평일에는 교회 중간을 막아 징검다리 어린이 도서관으로 사용했다.


하경이 PPT 앞 부분에 나오는 사진은 머리카락이 짧게 짤린 사진이다. 당시 아내가 하경이와 함께 1층에 있던 미장원에 잠깐 들렸다. 미장원에 있던 할머니들이 아이 머리를 깎아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결국 하경이 머리는 빡빡이 되 버렸다.


40명의 학생들과 영상 몇 가지를 보고 질문도 하다보니 40분의 수업이 끝났다.


다른 강사들은 과천문원중학교를 어떻게 기억할지 모르겠다. 내게는 과천문원중학교 학생들과의 만남은 내 얄팍한 자존심과 강사로서의 자질을 생각하게 한 학교였다. 그래서 그곳에서의 강의가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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