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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24일 (서울광남중학교)

예정에 없던 학교로 강의를 갔다. 수업을 하기로 했던 강사가 개인적인 일이 생겨 대타로 가게 된 강의다. 그런데 너무 멀다. 아침 9시에 수업을 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아들을 위해 새벽부터 어머니가 오셨다.


비가 내린다. 시험을 일주일 남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수업에 집중시켜야 하나 고민이다. 처음 들어간 1학년 12반 컴퓨터가 USB를 인식하지 못한다. 컴퓨터 담당 학생에게 부탁을 했다. 담당 학생이 만지니 USB를 인식한다. 아침부터 컴퓨터가 사람을 시험한다.


수업을 시작하며 입양을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묻자 다양한 말들을 했다. 수업을 진행하는데 하경이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이 있었다. 학생들과 입양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하는 동안 수업이 끝났다는 종이 울린다. 처음 학교에 들어설 때 가졌던 생각은 수업에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까 고민이었는데 36명의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을 잘했다.


다음 수업을 위해 1학년 14반으로 갔다. 쉬는 시간에 들어가 컴퓨터 담당 학생에게 컴퓨터를 연결하도록 했다. 그런데 소리가 나지 않는다. 컴퓨터 담당 학생이 열심이다. 결국 소리가 나온다.


앞에 반 수업 때처럼 컴퓨터가 느려 동영상을 따로 불러서 보여줬다. 수업을 하다보면 가끔 컴퓨터가 생각처럼 말을 안들을 때가 있다. 그러면 어? 컴퓨터가 잘 안되네라고 말하고 자연스럽게 PPT를 내린 후 동영상을 보여주면 학생들이 조용하다. 수업을 하다가 컴퓨터가 마음 같지 않아도 강사가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수업이 끝나자 학생들이 박수를 한다. 오늘 수업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36명의 학생들과 인사를 하고 학교를 나왔다.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올 때 내 손에는 우산이 없다. 왜? 그 날 나는 쓰고 간 우산을 잃어버렸다.

 

 

                 알아보기 -> 글을 쓴 enlightened  이광흠의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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