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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29일 (서울광남중학교)

비가 내린다. 아침부터 어머니가 오셨다. 하경이를 궁더쿵에 내려주고 온수역으로 차를 몰았다. 광남중학교 교문을 들어설 때마다 고민이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까?


1학년 6반 교실에 들어갔다. 컴퓨터가 잠겨있다. 학생들에게 열쇄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니 선생님들이 가지고 다니신다고 한다. 학생 한 명에게 열쇄를 가져 오도록 했다. 바로 수업 종이 울리고 그 학생이 열쇄를 가지고 왔다. 수업을 하러 교실 앞을 지나가시는 선생님께 받아서 온 것이다.


학생들은 수업을 잘 들었다. 나는 조금 떠드는(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좋다. 다행스럽게 학생들은 적당히 내 질문에 답하며 웃는다. 딸 하경이 이야기를 하자 8반에 하경이라는 학생이 있다고 한다. 다음 시간에 그 학생을 만날 텐데 이름 때문에 당사자가 부담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업이 끝났다. 반장에게 어제 수업 때 준비하지 못했던 민들레 72호에 실린 스티브 잡스와 관련된 글을 프린트한 것을 1반과 4반 반장에게 전해주라고 부탁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나는 그가 2005년 스탠포드에서 졸업식에 연설한 내용이 좋아 수업 때마다 1부를 프린트해서 관심 있는 사람은 읽어보라는 말과 함께 교실에 두고 나온다. 37명의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며 교실을 나와 1학년 8반 교실로 갔다.


헉~ 교실 문이 잠겨있다. 전 시간이 음악 시간이라 교실이 잠긴 거다. 조금 기다리자니 학생들이 도착해서 문을 연다. 학생들과 같이 교실에 들어갔다. 교실에 들어가서 컴퓨터 담당을 불렀다. 담당 학생이 보건실에 갔다고 한다. 수업 시작 전에 컴퓨터 담당이 와서 컴퓨터를 켰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자유롭게 앉았는데 여자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학생들의 자리를 모두 원상 복귀 시켰다. 자유롭게 해도 좋았을 텐데 학생들의 수업태도가 너무 좋지 않다고 생각하셨는지 그렇게 하셨다. 나는 학생들이 자리를 바로 잡는 동안에도 강의를 했다.


학생들은 자리가 원상 복귀된 뒤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앉아 있더니 이내 발랄함을 되찾았다. 학생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수업이 끝났다. 이번 수업에도 학생들이 궁금해 한다. 딸이 입양된 사실을 알고 있나요?


공개입양은 사람들에게 내가 아이를 입양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개입양은 입양된 아동에게 너는 입양된 아이다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는 공개 입양한 가정이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 딸 하경이는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고 있다.


서울광남중학교는 내게 또 다른 성장을 시켜준 학교다. 그래서 고맙다. 수업이 모두 끝난 후 36명의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고 교무실에 들려 교육확인서에 싸인을 받았다.

 

 

                 알아보기 -> 글을 쓴 enlightened  이광흠의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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