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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거꾸로 돌리기

산어린이학교 아빠 들살이에 대한 짧은 고민.


참석은 해야 할 것 같고, 지난 번 징검다리에게 두 아이를 떠넘기고 아침에 나가 다음 날 새벽에 들어왔던 일에 대한 후회(?)


저녁 먹을 수 있게 도착하면 된다는 말에 오전에 아이들과 부천남부 수자원 생태공원으로. 날이 더워 허덕이는 나와는 달리 두 아이는 너무 재미있게 놈. 아이들과 집에 도착한 뒤 씻으러 물에 들어간 아이들과 징검다리를 뒤로 하고 강화로.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도착지에 가까워지니 가톨릭대학교? 학교 안에 있나? 짧은 고민 뒤 학교로 들어가려는데 누군가 부른다. 크게 틀었던 라디오 볼륨을 줄이고 보니 황소. 황소의 한 마디. 여기가 아니여. 황소의 뒤를 따라 들살이 장소로. 가다보니 내가 황소보다 앞서서 감. 헐.


여긴가? 조금 더 가서는 여긴가? 여러 차례 가다 서다를 반복. 아빠들 발견. 먼저 도착했던 아빠들이 둘러 앉은 불판 위엔 고기가 지나 간 흔적들. 뒤에 도착하는 아빠들은 계속해서 고기를 불판 위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주방과 불판 사이를 오가던 굼벵이. 이제 우리 저녁 먹읍시다.


김뭐라는 내비게이션과 티 뭐라는 내비게이션을 따라 온 아빠들은 들살이 장소를 제대로 찾았고, 나 어쩌구나 다른 내비게이션을 따라 길을 나선 사람들은 가톨릭대학교 입구를 찍고 전화. 거기가 어디여?


저녁을 먹은 뒤 누군가의 입에서 말뚝 박기를 하는 소리가 나왔지만 다들 그걸 하자고? 별 반응이 없자 말뚝박기는 이야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음. 나는 저녁 늦은 시간에 집에 갈 생각에 조용하게 한쪽 구석에 앉아 밤 정취를 즐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아빠들의 움직임이 부산. 살리고를 하니 모이.


살리고? 축구공을 찾아 큰 원으로 서서는 공을 참. 실수를 한 아빠나 노력(?) 하지 않은 아빠는 표적(?). 5명이 표적이 되면 표적을 향해 공을 뻥. 공이 매운지 반응이. 윽. 누구? 살리고를 한참을 한 뒤 말뚝박기로 전환. 말뚝박기? 그게 가능? 나이 많은 아빠들이 하겠다고 하니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


한 참은 놀다가 모닥불을 피우고 이야기를 나누다 다시 편 가르고 말뚝박기 2차전 돌입. 국제 심판진 등장. 비디오 판독 실시. 짜부냐 아니냐의 논란과 국제 심판의 사과를 거친 뒤 경기 속행 등 혼란과 파행을 겪은 뒤 정리.


다시 둘러 앉아 아빠들살이에 대한 이야기. 주인 아주머니가 12시 이후에는 노래를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기억. 때창보다는 독창 강요. 다음 날 축구를 하겠다는 아빠들은 축구를 했는지 못했는지 잘 모르겠다. 난 보물섬과 함께 그 새벽에 집으로 돌아왔으니까.


시계 거꾸로 돌리기라는 실험을 한 결과 나이도 몸도 과거의 상태로 돌아가더라는 이야기처럼 새벽의 말뚝박기는 날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했다. 몸이 여기 저기 쑤시고 아프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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