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입양법은 수정되어야 한다.

미국에서 벌어진 현수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야기하며 입양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언론을 통해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모아보면 내게는 입양은 돈이 되는 일이다. 라고만 들린다.


나는 해외 입양에 대한 수 많은 부정적인 이야기들과 그 부정적인 이야기들의 합당한 이유들 속에서도 해외 입양을 강제로 막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해외 입양이 바람직한 것인가 묻는 것과 해외 입양은 금지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전면 개정된 입양법이 시행 된 이후 입양 아동의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입양법이 전면 개정 될 당시 입양기관이 위탁부모들에게 부탁하는 아동의 수가 과밀현상이 생겨났고, 입양부모들은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야단들이었다. 그 이유는 정부가 해외 입양을 강제로 줄여나갔고, 국내 입양은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고자 2011년 입양부모들이 만든 사단법인 한국입양홍보회에서는 국내 입양의 수라도 늘려보자고 입양 대상 아동 소개를 하는 영상을 찍어 방송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현수 문제로 입양문제를 거론하는 몇몇 사람들의 강력한 반발에 지속되지 못했다. 반발의 이유는 입양 대기 아동이 TV 방송에 나오는 것은 아동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주장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TV 방송을 제지했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는 당시 입양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찌 되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많이 궁금하다.


전면 개정된 입양법이 시행되면서부터는 반대로 입양 대상 아동의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입양 대상 아동의 수가 급감한 것이 친생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이고, 전체적인 출산율이 줄었기 때문이라면 좋겠지만 문제는 2014년 현재도 수 많은 어린이들이 자신을 낳은 부모의 곁에서 함께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그 문제 때문은 아닌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입양법의 문제가 아닌 베이비박스의 존재 때문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어찌 되었든 현재 입양되는 아동의 수는 과거에 비해 급격하게 줄어버렸다. 해외 입양이야 정부에서 강제로 줄이고 있었기 때문이라지만 국내 입양의 수도 급격하게 줄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나는 전면개정된 입양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입양에 대한 부정적 입장의 사람들은 이 번 현수의 죽음을 계기로 홀트아동복지회 위에 돌 무덤을 만들고 있을 뿐 아니라 홀트를 넘어 모든 해외 입양 기관에 대한 비난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들은 마치 현수의 죽음을 계기로 사회적 분위기를 해외 입양이 아동 판매 행위라 규정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현수와 같은 입양 아동의(국내, 국외) 시선으로 현재의 문제를 바라보고 싶다.


현수는 여러 복잡한 절차들을 거쳐 두 돌이 지나서 입양되었다. 국내에 있을 때도 위탁부모가 바뀌었고, 최종적으로 해외로 가기 전 위탁 부모를 자신의 부모로 알았을 것인데 어느 날 갑자기 생김새도 이상하고 말도 안통하는 사람과 같이 지내게 되어 버렸다. 이 때 현수는 어떤 감정 상태였을까?


어떤 사람들은 각종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현수와 같은 아이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자신의 경험들을 쏟아내지만 두 아이를 입양한 나는 입양을 가야 할 아이라면 입양 절차의 시작과 마무리가 현재보다 빨라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현재와 같거나 시간이 더 길어진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큰 혼란에 처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국내 입양이든 해외 입양이든 입양이 되어야 할 아이들은 입양 대상이 아닌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하루가 다르게 란다. 입양 절차가 지지부진하는 동안 아이들은 계속해서 자란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겪게 되는 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결국 아이를 입양한 부모들이 짊어지고 있다.


입양 숙려제도 좋고, 입양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한 검증도 좋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해외 입양 자체를 묶고, 국내 입양을 하고자 하는 부모들에 대한 기나긴 검증의 시간들 때문에 아이들은 점점 첫 돌을 넘어야 가정을 찾아 가게 된다. 국내 입양이든 국외 입양이든 낮가림을 시작한 뒤 입양이 진행된다면 아이나 입양 부모와 그 가정 구성원 모두가 혼란스럽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을 한다.


아이를 입양 보낸 엄마’가 아니라‘입양으로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라고 정확하게 표현했으면 한다.(2014년 3월 26일 한국일보 [한국 시사토크] "현수처럼 고통 겪는 아동 많아… 해외 입양 결국은 사라져야" 중)


입양은 아이를 낳은 엄마가 입양으로 아이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낳은 아이와 어쩔 수 없이 함께 할 수 없기에 자신이 낳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부모를 만나게 한 것이 입양이다.


그들이 왜 입양을 그렇게 못 마땅해 하는 것은 잘 알겠다. 하지만 더 이상 현수의 안타까운 죽음을 들어서 입양 부모와 입양 기관에 돌을 던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시설에서는 자신과 함께 살아갈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이 국적이 같은 부모를 만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국적이 다른 부모를 만나게 되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부모를 만나야 한다. 그것이 그 아이들의 혼란을 그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입양을 원하는 부모에 대한 검증은 신중하게 하더라도 입양 대상 아동에 대한 입양 절차는 간소화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입양을 보낼 수 밖에 없는 부모들이 안전하게 입양 절차를 진행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시행 중인 입양법이 재 개정되어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