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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는 삶과 보이는 삶

1. 언젠가 JMS라는 단체의 교주 정명석을 형사 처벌하고자 노력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과는 달리 당시에는 꽤나 유명했던 사건의 주인공이었다. 그 당시 정명석이 가르친다는 30개론을 흔들면 JMS라는 곳에 빠졌던 사람들이 JMS라는 단체에서 빠져 나올 것이라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 만 믿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그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믿으려 했다.

간혹 대화를 해도 시간을 너무 많이 쏟아야 했다. 고민하는 이들과 상담 전화를 하다보면 30분은 기본이고, 결국 전화기가 뜨끈뜨끈해져야 전화를 그만 둘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JMS에서 바로 나오지 않았다.

JMS 때문에 고민하는 이에게 30개론을 이야기하기보다 정명석의 성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빨랐지만 그 역시 속도가 늦었다. 어떤 이는 하나님의 뜻과 사람의 뜻이 다르다며 정명석의 성폭행에 대해 인정을 하면서도 그를 믿고 가겠다는 말을 했다. 어의가 없었지만 나로서는 더 이상 그에게 해 줄 것이 없었다.

결국 나는 정명석의 형사 처벌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민하는 이들에게 뭔가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30개론의 잘못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 30개론의 틀린 것을 이야기하다보면 말꼬리 잡기 밖에 되지 않기에 차라리 옳은 것을 알려주면 그 스스로가 분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2. 나는 두 명의 아이를 입양한 입양 아빠다. 최근 입양과 관련한 비판적 시각의 책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경로를 타고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가끔 그 내용에 대해 글을 적어 볼 까 생각을 해봤지만 부질없다는 것을 알기에 답답한 가슴만 쓸어내리고 있다. 내가 입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사람들에게 입양 가족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줄 생각이다. 그러면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 이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들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3. 사람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 만 보여 주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보여주는 삶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할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얼마는 그의 삶을 모르기에 그가 보여주는 삶만 통해 평가 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이는 삶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4. 보여주는 삶과 보이는 삶이 일치되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이 어디 흔하겠는가? 단지 바람은 보여주는 삶과 보이는 삶의 거리가 너무 멀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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