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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10일

주일 아침 여유가 조금 있어 글을 쓴다.

 

하경, 하람

 

너희들이 자랐을 때 이 글을 읽으면 뭐라 할지 생각해본다.

 

엄마, 아빠는 자기 삶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려나?

 

어제 그러니까 우리 가족은 모두 2014년 8월 9일 광화문에 갔단다.

 

5시가 조금 넘어 도시락을 싸고 작은 돗자리 두 개를 챙겨 160번을 타고 광화문으로 갔단다. 세월호와 관련한 행사가 있어서 갔단다.

 

하경이는 어려서도 광화문에 종종 갔었단다. 그 때는 사진을 찍은 것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궁더쿵 한량이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있어 올렸단다. 그런데 아쉽게도 하경이는 엄마 뒤에 가려져서 보이지를 않네…….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지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고.

 

아마 너희 둘은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를 거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너희가 어른이 되었을 때 그 의미가 어떤 것인지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꺼라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정말 세월호 이전과 세월호 이후가 달라질까?

 

그래도 아빠와 같은 사람들은 달라지도록 노력을 할 생각이란다.

 

대로우 밀러라고 아빠가 참 좋아하는 사람이 했던 말이 있어.

 

불평등과 부조화는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오실 때가지 끝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아빠가 아주 어릴 적 20대인 1994년 어느 여름에 아빠가 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어. 물론 정확하게 이렇게 한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을 하자!” 라는 의미의 말을 했었어. 그 말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아빠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단다.

 

하경, 하람

 

너희들 이름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의미란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나님의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너희들에게 너무 무거운 이름을 지어준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빠는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단다. 그저 너희들이 하나님 이름에 먹칠만 안하면 된다고, 너희들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살면 된다고 생각해.

 

엄마와 아빠는 너희들을 위해 그리고 너희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하나님이 부르시는 그날 까지 깨진 독에 물을 쏟아 부을지라도 과하지 않게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며 살아갈게.

 

하경이 어릴 적에는 가끔 블로그에 편지를 쓰곤 했는데 한동안 편지를 쓰지 못했네. 다시 너희들에게 편지를 써볼 생각이란다. 하경, 하람 너희는 이 글을 지금은 읽지 못하겠지만 이 글은 아빠 자신을 위한 글쓰기니까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너희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엄마, 아빠의 빈자리가 그리워질 때 엄마, 아빠가 걸어간 삶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기억을 남겨주고 싶기도 하구…….

 

2014년 8월 10일 주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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