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직업상 감수해야지요...

하경이와 하람이가 최근에 드래곤 길들이기를 좋아한다. 드래곤 길들이기 1이 나왔을 때는 별로 좋아하지 않더니 최근에 궁더쿵 지음이네와 같이 역곡 CGV에서 드래곤 길들이기 2를 보고 나서는 1도 좋아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어쩔 수 없이 다시 드래곤 길들이기 1을 보다가 귀에 들어오는 대사가 있다.

우리는 바이킹이예요 직업상 감수해야지요.

지난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충청남도 태안 홍익대 만리포 청소년 수련원에서 한국입양홍보회에서 주관하는 입양부모 세미나와 별캠프(입양아동)가 있었다.

한국입양홍보회 반편견입양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이번 별캠프에서 1학년과 2학년에게 입양과 관련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사실 정신이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었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런데 내가 준비한 모든 것 보다 아내가 캠프 가기 전날 그려준 나무 그림과 나뭇잎이 더 큰 효과를 나타냈다.

30명이 넘는 입양아동 또는 입양 아동을 가족으로 두고 있는 아동들과 함께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1학년과 2학년들이라 정신이 없이 강의를 진행했지만 강사인 내게는 몇 가지 고민지점이 생겼다.

자신이 입양된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면 싫은 사람 손들어보세요. 그럼 이제 알아도 별 상관없는 사람 손들어보세요.

다른 사람이 입양 사실을 알면 싫은 사람 다시 손을 들어보세요. 그런데 왜 싫어요?

엄마가 말하지 말래요. 아이들이 놀릴까봐서요.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입양이 된 것을 다른 사람이 알았는데 혹여 기분 나쁜 말을 들었던 적이 있는 사람.

어떤 말이 기억나요?

아동 1. 나를 낳아준 엄마 아빠가 버렸다고 했어요.

아동 2.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하고는 놀지 말라고 했어요.

사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이야기 할 수 있었지만 흥분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는 않았다.

나는 아이들에게 하경이가 겪었던 이야기를 해줬다. 물론 그 중에 우리 하경이도 내 말을 듣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말을 했다.

여러분을 낳아준 엄마, 아빠도 진짜 엄마, 아빠고 여러분과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엄마, 아빠도 진짜 엄마, 아빠예요.

누가 엄마, 아빠 없는 아이라고 말을 하면 그게 맞는 말인가요? 틀린 말인가요? 지금 여러분은 진짜 엄마, 아빠와 살고 있어요.

이제 나뭇잎에다가 엄마,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을 써보세요. 부모 세미나를 하는 강당에 아이들이 나뭇잎에 적어 붙인 나무 그림을 붙였다. 아이들이 적은 글을 읽은 부모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공개입양은 입양 아동이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공개입양이다. 사실 많은 입양 부모들이 입양 아동에게 입양 사실을 언제 알려줄 것인지. 알려주지 말아야 할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한다. 때때로 비밀 입양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우리 법체계(입양법)로는 비밀 입양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입양법을 떠나서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는 입양 부모 또는 입양아 이거나 그 가족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두려워 멈춘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4일 새벽과 15일 새벽 바닷가를 거닐었다. 15일 새벽 등대 근처에서 낚시하는 분들과 출항을 준비하는 어민들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

삶을 잘 산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고 자기만족하며 살아가면 되는 것이 아닐까?

입양아라고 고민이 없을까? 입양 부모라고 고민이 없을까? 아이가 상처 받을까봐 걱정한다고? 우리는 입양 부모거나 입양 가족 또는 입양아다. 그렇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그럴 때 변화가 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