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탈 출

탈출 사실 좀 더 자극적으로 말하자면 가출이다.

지난 2012년 우리 하경이가 7살 되던 해 입양의 날 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 때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뭐 그거야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니 넘어가고... 어찌 되었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주최 측의 안내에 따라 우리 가족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행사장엘 갔다.

2012년 5월 11일 우리 가족은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두 번인가 세 번 갈아타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출발 할 때는 웃으며 장난치며 갔는데 행사장 도착할 때 쯤 조금 지쳐있었다. 행사장에는 포토존도 있었다. 그래서 하경이와 하람이도 사진을 찍어주려 했는데 그 때 슈렉인가? 하람이가 기겁을 하는 바람에 결국 우리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행사가 시작할 때 쯤 행사장이 조금 어수선했다. 뭐 그 이야기는 굳이 할 필요가 없으니 넘어가고, 어찌 되었든 우리는 신애라씨가 바로 우리 옆 테이블에 앉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런데 하경이는 신애라씨가 누군지 몰랐고, 어떤 아이들은 싸인도 받았는데 7살 하경이는 멀뚱멀뚱 하다가 우리 바로 옆 테이블임에도 싸인 한 장 못 받았다.

행사를 모두 마친 후 우리 가족은 다시 그 머나 먼 길을 돌아 집에 왔다. 다들 짐작을 했겠지만 7살 하경이와 3살 하람이는 돌아오는 길에 지쳐서는 짜증 만땅! 다음 날 푹 쉬어야 하는데 하경이는 다음 날도 한바탕 놀았다. 하경이는 체력이 바닥을 쳤고, 다시 짜증을 왕창 내다가 결국 혼이 났다.

혼나던 7살 하경이는 엄마 보고 싶다며 펑펑 울었다. 가짜 엄마 말고 진짜 엄마를 보고 싶다며 대성통곡을 했다. 이 때 엄마의 반응? 널 낳아준 엄마는 혼 안낼 줄 알아? 하경이는 한 바탕 대성통곡을 하더니 시간이 지나 울음을 멈췄다.

26일 하경이는 뭔가 또 뒤틀어졌는지 결국 탈출을 하겠다고 했다. 탈출 말이 탈출이지 가출이다. 탈출이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우리 가족은 빌라에서 살고 있다. 하경이는 빌라 계단을 내려갔다. 사진에 하람이가 계단에 앉아 있는 장면은 계단을 내려가는 언니에게 잘 가라며 인사하는 장면이다. 나는 하경이가 어찌하는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따라갔다.

하경이는 아빠보고 따라오지 말라며 투덜거렸다. 조금 내려가다 자신을 계속 따라가는 아빠를 확인한 하경이는 안심이 되는지 동네를 짧게 한 바퀴 돌았다. 계속 걷고 있는 하경이에게 다가가 물었다. 배고프지 뭐 먹을래? 따라 오지 말라고 군시렁대던 하경이는 라면을 먹고 싶다고 했다. 라면? 음 그래 집에 가서 라면 먹자. 하경이는 집에 돌아와 엄마가 끓인 라면을 하람이와 먹었다.

공개입양, 아이들의 상처, 비밀입양

사람들마다 다 생각이 다르다. 내 짧은 생각이 모든 입양 부모의 생각도 아니고, 내 짧은 경험이 정답도 아니다. 더군다나 우리 하경이와 하람이는 이제 9살, 5살이다. 그러니 이 아이들이 앞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기에 내게는 자신 있게 할 말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와 아내는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 알려고 노력하고 있고, 아이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과 아이가 자신이 왜 아픈지, 무엇 때문에 힘든지 말은 안 해도, 그저 아이가 아픈가 보구나 정도는 알 수 있고, 아이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정도는 말 할 수 있다. 그것이 비밀입양보다는 공개입양의 장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