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뭐가 다른데?

안녕하세요 깡통 이광흠입니다.

 

어제 잠도 잘 못 자고(글이 두서가 없을 것이라는 말), 해야 할 일도 다 못한 채 그냥 몇자 적습니다.(잠도 못자고, 시간도 없는 상태라면 어떤 글이 될까???)

 

자주 가는 카페에서 공개입양과 비밀입양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어 개인적인 입장을 적으려 자판을 누르고 있습니다. 사실 시간이 많으면 차분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간단하게 적어봅니다.

 

언젠가 어떤 분이 카페에서 공개 입양과 관련한 글에 댓글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개입양을 하는 분들에 대한 공격적인 글들 때문에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댓글은 말을 꺼내기도 어려운 것입니다. 그 댓글들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상당히 공격적인 글들이었습니다.

 

먼저 전 공개입양 1세대는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쓸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공개입양이 불가능하다는 입장들로 점철되던 시기 공개입양 1세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했습니다. TV도 나오고, 신문에도 나오고, 심지어 자신이 타고 다니는 차에다가도 입양은 사랑이라는 문구를 붙이고 다녔습니다.

 

공개입양 1세대들이 모인 한국입양홍보회는 공개 입양 부모들의 첫 자조 모임이었고, 입양기관들과도 협력과 견제를 하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 개인적으로 요즘 회비만 내는 회원입니다. 모든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개입양이라는 아니 입양이라는 단어를 세상에 꺼낸 것은 바로 한국입양홍보회였다고 생각하기에 한국입양홍보회 선배 입양 부모님들의 눈물과 수고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많은 분들이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우리 딸은 입양아라고 말을 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직접적인 말이 아닌 개인 블로그를 통해, 딸이 다니는 학교에,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에 입양과 관련한 글을 한 번씩 쓰곤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두 아이를 입양한 아빠고, 두 아이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딸들이 입양아로서 겪어야 할 아픔을 다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두 아이의 입양 사실을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나는 두 아이가 자신이 겪어야 하는 아픔 때문에 힘들어 할 때 아빠로서 함께 힘들어 하겠지만 그 아픔을 이겨내야 할 것은 오로지 그 아이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두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녀들이 아픔을 잘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데 도움을 주고, 때로는 힘들어 할 때 함께 울어줄 수 있으려 할 뿐입니다. 왜냐하면 그녀들의 삶은 그녀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전 누군가를 위해 입양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전 단지 우리 두 딸이 살아가는 세상이 입양인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고, 내 두 딸이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바라기에 입양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며칠 전 작은 아이(6살)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엄마를 그리고 엄마 배에 자기를 그리고 언니를 그리고 집을 그렸습니다. 자기는 엄마 뱃속에 있고, 아빠는 집에서 잠을 잔다고 하더군요. 그 옆에서 누워 잠을 자니 다시 집에다 아주 작은 아빠를 그렸습니다. 그리고는 집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작은 것이라며 집에서 나오면 크다고 작게 그려서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큰 아이도 어릴 적 가끔 엄마가 나를 낳았지라고 묻곤 했는데, 작은 아이도 엄마가 자신을 낳은 것이라 말하고 싶은 듯 합니다.

 

큰 아이 7살 때 가출(?)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2014년에 쓴 글에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coolie1/220095696668 )

 

입양인이 힘들다고요? 물론 힘들죠. 이해 할 수 없다고요? 물론 이해하지 못합니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네가 나를 아는 것은 말도 안되죠. 단지 추정만 할 뿐.

 

자기 결정권이 없는 아이에게 우리는 입양을 공개했습니다. 왜냐구요? 처음 큰 아이를 만나면서 우리 아이가 자라는 세상에서는 입양인이 그저 평범한 주변인이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글을 쓰냐고요? 공개입양이 마치 자기 결정권이 없는, 때로는 영웅심리, 보상심리로 아이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까봐 적는 것입니다.

 

처음 공개입양 1세대들이 겪었어야 했던 비난을 생각해봅니다. 같은 입양 부모들 사이에서도 비난 받는 행동이라 말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떠했을까요? 하지만 그들 덕분에 오늘 나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어떤 아이의 부모가 되겠지요.

 

공개입양이 맞다 비밀입양이 맞다 그런 논쟁을 하고자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공개입양하고 공개입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남다른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 그들의 눈물 때문에 입양인에 대한 그리고 그 가족에 대한 처우가 많이 개선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큰 아이를 입양하고 짧게 방송에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의료급여 때문에 나온 것인데 생각보다 불쌍하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짧게 방송에 나왔습니다. 그 때도 불쌍하게 나왔습니다. 화가 나기는 하지만 방송국에서 의도하는데로 그림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 방송 기억하는 사람은 주변에 없습니다.

 

이 글도 사람들이 기억에 금방 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 주변에서 입양했다고 해도 사람들이 잘 인식을 못합니다. 처음 듣는 사람들이나 놀라지. 주변에서 뭐가 다른데? 이런 분위기죠.

 

난 이런 분위기가 우리 딸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분위기 였으면 하기에 입양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