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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그날 그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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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가 거리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잘 다듬어진 거리, 잘 다음어진 규격, 잘 다듬어진 생활의 편리성을 넘어 조금씩 틈을 가지고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잘 다음어진 규격 속에 놓이지 않기를 바란다. 따라서 나는 사진을 배우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후미진 골목 가장 발길이 뜸한 곳까지 깊숙이 들어가 보라고 권한다. 거리의 자유는 잘 가꿔진 가로수, 멋진 보보블록을 밟는 데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방종에 가까운 10대를 보낸 내게 어디든 카메라를 갖다 대기만 하면 다른 그림이 나오고 무수한 삶의 스펙트럼을 관찰할 수 있는 그곳이 진정한 자유공간이었다. 10대의 치기도 한몫을 했겠지만 우리네 현실이 북새통 전쟁 끝에 열려있던 부분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잘 다듬어지기 전에 거리에서 한 번은 자유로워지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P. 218

 

 

다시 쓰는 그날 그 거리는 한국방송출판에서 2010년에 나왔는데 고명진이 쓰고 조천우, 최진이 정리한 책이다.

 

고등학교 때 잠시 사진부에서 활동을 했었던 기억 때문인지 사진과 관련한 책들 특히 사진들을 볼 때는 기분이 좋다. 고명진의 글을 읽으면서 사진을 찍는 마음에 대해 생각을 했다.

 

고명진의 책은 최근 응답하라 1988에서 다루지 않은(물론 성보라를 통해 당시 상황을 살짝 건드리긴 했지만) 1980년대의 많은 이야기들을 볼 수 있는 책이다.

 

고명진을 통해 바라 본 기자의 삶 그것도 사진 기자의 삶은 치열하다. 고명진의 책을 보면서 떠오르는 사람은 2007년 미얀마의 양곤에서 취재하던 중 사망한 나가이 겐지다. 나가이 겐지는 총에 맞아 쓰러진 상태에서도 사진기를 들고 있었다.

 

2015년 민중총궐기에 응답하여 소요죄라 주장하는 박근혜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고명진의 1980년대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세월호, 천안함 등 수 많은 사건과 사고 앞에 고명진이나 나가이 겐지와 같은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고명진이 말한 그날 그 거리의 1980년대는 흘러갔다. 2015년 우리는 자유로운 거리를 걷고 있을까? 가슴이 답답하다.

 

사진은 1987년 6월 26일 부산 문현동 로터리(p.108), 2007년 미얀마 양곤에서 숨진 나가이 겐지, 총을 맞고 쓰러진 나가이 겐지, 1988년 11월 3일 서강대 앞(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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