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16년 4월 16일

2014년 4월 16일

 

당시 반편견입양교육을 다니던 때라 한 고등학교에서 강의를 마친 후 다른 강사들과 앉아서 이야기를 하느라 세월호가 그리 된 줄 몰랐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인터넷을 보고 세월호 소식을 접하고 집에 돌아와 새벽까지 인터넷을 살폈다. 세월호에 있던 아이들 생각에 다음 날 초등학교에서의 수업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세월호 1년.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며 머리카락을 잘랐다. 어쩌다 보니 나도 집 근처 가계에서 머리카락을 잘랐다.

 

 

세월호 2년.

 

4월 13일 은평에서 박주민 후보가 당선이 되었고, 선거에서 1당이 된 더불어 민주당은 4월 16일 세월호 관련 행사에 정당 차원에서 참여하지 않고, 참여는 개인 자격으로 한다고 한다.

 

 

4월 16일 궁더쿵 어린이집 11주년 개원 행사가 있었다. 세월호 2주기라 2개를 같이 묶어 보자고 운영소위와 이사회를 거쳐 결정을 했다.

 

개원 잔치라는 단어가 아닌 개원 행사라는 말로 선배 조합원들에게 행사를 알렸다. 일정은 구로 올레길 산림형 2코스를 짧게 걷고, 온수체육공원에서 식사와 종이배를 접고, 이 후 부천역에서 진행되는 세월호 참사 2주기 부천 기억문화제에 참석하기로 했다.

 

10시 30분 궁동 생태공원에 현 조합원들과 졸업 조합원들이 모여들었다. 궁더쿵 어린이집을 기근거리에서 11년간 지켜보고 계신 평화의교회 박경양 목사님의 짧은 축하의 말과 4월 17일 세월호 2주기 추모연합예배에 대한 소개를 받았다. 오류동에 살고 계신 예은이 할머니가 오신단다.

 

구로 올레길을 걸어 온수체육공원에 도착, 식사를 마친 후 노란 종이배 접기를 하려는데 비가 내린다. 부천역에서 진행되는 문화제를 준비하는 쪽에서도 예정보다 30분을 당겨 1시 30분에 진행한다고 했다가 다시 2시로 바로 잡았다는 연락이 왔다. 비가 내리니 준비하는 입장에서 다들 혼란스러운 것 같다. 잠시 비가 그쳤지만 어린 아이들과 같이 온 가정들도 있어서, 부천역에 가는 건 각 가정의 자율에 따르고 11주년 행사를 마쳤다.

 

아내는 하경이(우리 집 첫째)와 부천역에 먼저 출발을 했기 때문에 하람이(우리 집 둘째)가 바다(홍성에 산다)를 따라 간다고 해서 - 우리 둘째와 그 집 셋째가 7살 동갑이다. 둘이 싸우기도 잘하고 놀기도 잘 한다 – 하람이에게 잘 놀다오라고 말을 하고 부천역으로 가는 조합원들과 같이 갔다. 하람이는 4월 20일 집에 돌아왔다. 오늘 그러니까 21일 오전에 치과에 다녀와 아빠 곁에 있다. 궁더쿵어린이집에 안 간다고 버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하람이가 없어 며칠은 편했고, 다시 그 만큼 며칠을 고생할 것 같다.

 

조합원들과 부척역에 도착하니 하경이가 산어린이학교 학생들과 무리를 지어 소고를 치고 있다. 함께 온 조합원들과 자리 깔고 앉아 있자니 뒤이어 다른 조합원들이 아이들과 도착을 했다.

 

비가 내리다 그쳤다. 행사를 잘 마무리할 때 어디선가 고성이 들린다. 너무 한 거 아니냐. 너무 한 거다. 이건 아니다. 한 남자가 소리소리 지르며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남자에게 다가가니 억울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어쩌고 하면서 아이들이 놀러가다 죽은 거란다. 같이 소리치려다 그냥 저쪽으로 가라고 남자를 밀어냈다.

 

세월호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다. 언젠가 세월호가 모든 문제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고 말하는 소리도 들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세월호 하나 해결 못한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같은 문제를 고민하게 될 거다. 얼마 전 로봇, 소리라는 영화를 봤다. 마음이 무거웠다. 대구에서 사라져간 이들의 가족은 지금 어떻게들 살아가고 있을까? 가습기 문제를 이제야 검찰이 손을 댄다. 이게 우리 현실이다. 그래서 소리치던 남자에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참았다. 세상에 억울한 사람이 많다고? 그럼 당신은 뭘 했어?

 

아내와 하경이와 함께 광화문으로 갔다. 버스에서 내려 편의점에서 우비를 사고,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광장으로 갔다. 무대에서는 리허설이 한창이다. 비가 내리지만 의자에 앉았다. 바닥에 깔려고 돗자리를 푸세에게 빌렸는데 바닥에 깔 형편이 못된다. 리허설을 보고 있자니 의자를 치우겠다고 한다.

 

의자에 앉았던 사람들이 다들 일어서 의자를 모으고, 거의 앞자리에 있던 우리 가족은 은박지를 받아 앉았다. 비는 내리고 리허설도 계속 된다. 오른쪽에서 백기완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앞쪽으로 가신다. 어쩌다보니 앞 쪽에 이재명 성남시장이 보이고, 표창원 의원(4월 13일 당선)이 보이자 주변에서 한마디 씩 한다. 잘생겼다.

 

집에 돌아와 페이스북을 보니 구로의 이인영 의원도 참석을 한 것 같다. 사진을 보니 세종문화 회관 쪽이 배경으로 보인다.

 

김제동씨가 순서에 없던 사회를 짧게 본 후 행사가 진행되었고, 비는 더욱 세차게 내렸다. 사진 찍는 건 진작 포기했다. 유가족들이 앞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들이 급하게 은박지를 깐다.

 

유가족들이 들어오고, 추위에 떨고 있는 하경이를 생각해서 일어섰다. 무대 근처에 있었던지라 사람들이 많이 왔을 거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광화문 4거리로 걸어 나오다 보니 사람들이 정말 많다. 무대 쪽에서 예은이 아빠 유경근씨 목소리가 들린다. 9시가 넘어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는 사람들이 광화문에 많이 있었다. 왠지 마음이 푸근하다.

 

비를 맞을 때는 몰랐는데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추위가 덮친다. 2014년 4월 16일부터 거리에 내 몰린 유가족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루빨리 모든 진실이 밝혀지면 좋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