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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4
    엄마의 마흔번째 생일
    깡통

입양특례법과 아동의 인권

지난 2011년 입양특례법이 전면 개정될 때 이 법의 문제점에 대해 알던 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이 얼마나 죽어가야 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올까?


2011년 전면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2012년 8월부터 시행되면서 많은 어린 아기들이 생명을 잃어버리고 있고 이 문제 때문에 입양부모들 중심으로 입양특례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입양특례법이 전면 개정되기 전 2011년 5월 3일 뿌리의집 원장인 김도현 목사님을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나는 둘째 하람이 입양과 관련해 한국입양홍보회 한연희 회장님께 물어볼 것이 있어서 사무실에 갔다가 한연희 회장님과 함께 김도현 목사님을 만나러 갔다.


뿌리의 집 근처 식당에서 김도현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나와 한연희 회장님이 앉아 식사를 하며 입양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한쪽에서는 5월 11일 입양의 날을 준비하는 쪽이고 다른 한쪽은 싱글 맘의 날을 준비하는 쪽 사람들이 마주 앉아 점심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둘째 하람이를 5월 9일 입양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고, 김도현 목사님은 아동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입양이라는 거대 담론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화를 통해 나는 김도현 목사님이 왜 입양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신지와 그 생각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입양홍보회 한영희 회장님이 뿌리의 집 김도현 목사님을 찾아가게 된 것은 당시 입양되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한국입양홍보회에서 입양 대기 아동들의 짧은 영상을 방송에 내보내려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저항이 컸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아동의 인권을 문제 삼아 방송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아동의 인권을 강력하게 주장하시는 분들은 이 방송이 아이들을 매매 대상으로 삼는 것과 같다고 주장을 했다.


정부는 쿼터제를 정해서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들의 수를 강제로 줄여가고 있기 때문에 당시 입양 시설에는 입양대기 아동들이 넘쳐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입양 시설에 있는 입양 대기 아동들을 위해 뭔가 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방송에라도 내보내자고 한 것인데 아동의 인권을 문제 삼아 국가인권위원회가 방송을 막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문제를 가지고 토론회도 했고 계속 입양과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겠다고 했는데 그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가 입양에 대해 어떤 입장을 정리했는지 며느리도 모른다.


시간은 흘러 2013년 입양 부모들 중심으로 전면 개정된 입양특례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2012년 8월 전면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입양 시설에 있던 아이들 모두가 문제가 생겼다. 전면 개정 전에도 입양기관 마다 아이들이 넘쳐나는 상황이었는데 이제 그 아이들 모두는 생모와 생부의 허락을 받아야 입양 절차가 진행되게 된 것이다.


2012년 8월 이전에도 입양 기관마다 입양 대기 아동들이 넘쳐나서 그 사정을 아는 입양 부모들은 발만 동동거리고 있었는데, 전면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입양 기관에 있던 아이들 대부분이 문제가 생겨 버렸다.


2011년에도 입양 기관마다 입양 대기 아동들이 많았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들이 입양기관에 입소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2012년 8월 시행되고 있는 입양특례법 때문에 입양 기관에 맡겨졌던 아이들은 생모와 생부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까지 발행 했다. 또한 아이의 호적이 산모에게 남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새로운 아이들이 입양 기관에 맡겨지기도 어려운 상황이 발행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까지만 알고 있다. 사실 앞으로 닥칠 문제가 하나 또 있다. 그것은 바로 미혼모 시설의 감소다. 입양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의 주장 때문에 현재 입양 기관에서 함께 운영하고 있는 미혼모 시설들이 폐쇄될 상황에 놓였다.


입양 기관에서 미혼모 시설을 운영하게 되면 입양을 강제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입양 기관에서는 미혼모 시설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법이 통과되었다. 그 법의 시행은 2015년이다. 이제 2년 남았다. 2015년부터 정부는 새로운 미혼모 시설들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아니면 입양 시설에서 운영하던 미혼모 시설을 정부에서 모두 흡수해서 운영할지 밝혀야 하는데 며느리는 이것도 모른다.


다시 말하면 2015년이면 상당수의 미혼모 시설들이 사라진다. 그 때는 지금보다 더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입양을 보내던 보내지 않던 아이를 낳을 엄마들이 갈 곳이 없어지게 되는 거다. 법 시행이 2년 남았는데 아직도 여성가족부는 고민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런 법에 대해 까먹었는지 답이 없다.


입양을 보낼지 말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산모들은 어디선가 몸을 풀며 자신이 낳은 아이와 함께 살아가야 할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살도록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이라면 2015에는 그녀들이 쉴만한 물가는 현재보다 반 이상이 준다.


아이들의 인권? 원가족을 지키자고? 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에 태어나 살고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답을 해야 한다. 2011년 5월 3일 김도현 목사님은 말했다. 나도 그 아이들을 생각할 때 마음이 메어진다. 나는 김도현 목사님의 말을 믿는다. 그런데 지금 현재의 법대로 가면 입양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은 보육원으로 보내져야 하는 상황이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것이 가정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좋다고 생각하시지 않는다면 김도현 목사님은 뭔가 답을 내 놓아야 한다.


국가인권위도 답을 내 놓아야 한다. 입양 대상 아동들의 영상이 방송에서 나오는 것은 아동들의 인권을 생각할 때 옳지 않다고 판단한 국가인권위도 이제는 답을 해야 한다.


지난 2011년 6월 23일(목) (인권상담센터<hoso@humanrights.go.kr>) 라는 e-mail 로 이런 내용을 보냈기 때문이다.


“3. 위원회는 향후 입양대기아동의 생존권, 발달권 등 권리 보장을 위한 조치 등을 포함해 입양정책 전반에 대해 정책검토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


또한 여성가족부도 답을 해야 한다. 입양 기관에서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폐쇄한다면 이 후 또 다른 시설을 신설할 것인지 아니면 운영주체를 입양 기관에서 정부 또는 다른 운영주체에게 업무를 이관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이제 2년 남았다.


요 며칠 큰 아이가 39도를 넘나들더니 이제 작은 아이가 39도를 넘나들고 있다. 어린이집에 가지 못하는 날 엄마 아빠가 돌아가며 아이들을 병간호하고 있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돌아가며 아프니 저녁에 시간마다 깬다.  만약 우리 딸들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금 큰 아이는 다 낳아서 어린이집에 갔고, 나는 작은 아이가 누워있는 옆에서 이 글을 쓴다. 아이들의 인권? 그들이 말하는  인권은 정말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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