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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안개는 이렇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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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23
    하경이와 일주일...
    깡통

생명의 소중함...

 

추석이던 9월 25일 저녁 은호 발인 예배가 26일 11시에 있으니 와 달라는 전화를 받고 아내는 연신 눈물을 흘린다. 전화는 은호 엄마가 직접 못하고 아빠가 전화를 한 것인데 처음에는 은호가 심장이 좋지 않아 기도 부탁하는 줄 알았던 아내는 은호의 죽음에 너무 놀라 울먹이며 전화를 끊고 눈물을 훔친다.


마침 처가에 있던 우리는 하경이를 외삼촌들에게 부탁을 하고 장례식장으로 갔는데 병원에 은호만 있고 가족들은 26일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돌아왔다. 미리 장례식장에 전화를 해보는 건데 마음이 급해 앞뒤 안재고 가 벌어진 일이다.


아침에 하경이를 친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부탁을 하고 장례식장에 가보니 은호네가 다니는 교회 식구들과 친척들이 앉아 있다. 아내를 본 은호 엄마는 눈물을 흘리고 아내도 눈물을 흘린다. 은호는 이제 4개월 된 아이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좋지 않았지만 그렇게 쉽게 떠나갈 줄 몰랐다. 마지막 떠나는 은호는 하경이가 입던 옷을 입고 예쁘게 웃고 있었다.


전날 장례식장에 함께 오기로 했던 한 분은 제사가 있기 때문에 집안 어른들이 가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함께 가지 못했다. 이럴 때는 예수쟁이가 좋기는 좋다. 언젠가 명절에 상을 당한 집이 있었는데 동네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았다.


11시가 되자 은호네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예배를 인도하고 아내와 난 그저 멍하니 은호를 바라보고 뒤에 서 있었다. 그렇게 쉽게 갈 줄 알았으면 은호를 좀 더 많이 안아 주는 건데... 마지막 은호에게 미안하다는 사랑한다는 은호 엄마의 소리를 들으며 미안한 생각만 들었다. 은호가 심장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알았고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리도 들었음에도 기도를 많이 해주지 못하고 많이 안아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아쉽다.


처음엔 장례식장만 갔다가 바로 돌아올 계획이었는데 은호 엄마의 은호 마지막을 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벽제로 향했다. 사실 전날부터 운전을 많이 해서 피곤한 데다가 아버지 어머니가 27일 새벽부터 일을 나가셔야 하기 때문에 하경이를 오래 부탁드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은호 엄마의 부탁에 아내와 난 벽제로 갔다. 은호 엄마와 하경이 엄마는 광명시 평생학습원에서 만나 동아리 활동을 같이 하면서 가까워진 친구다. 내 착각인지는 몰라도 큰 아이는 날 무척 좋아한다. 지은이가 상처를 많이 받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예배가 모두 끝나고 은호 아빠와 가족들과 교회 분들이 먼저 벽제로 갔고 아내와 난 은호 엄마가 친정 식구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나서 벽제로 갔다. 벽제에서 16호실에 들어간 은호는 너무나 빨리 재가 되어 나왔다. 이제 4개월 된 아이라 재도 조금 밖에 없었다. 아이를 벽제에 묻고 돌아왔다.


친가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하경이 엄마가 큰 처남 아침이라도 해 주고 싶다고 해서 처가로 갔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하경이 눈이 빨갛다. 작은 처남이 눈병이 있었는데 그게 옮았다. 작은 처남은 일하러 가고 큰 처남은 점심을 먹고 회사가 있는 지방으로 내려가고 난 하루 종일 자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내가 하경이에게 눈병이 옮았다.


금요일 10시부터 도서관에서 엄마들 종이접기가 하는 동안 하경이와 병원에 다녀왔다. 아내는 하경이 안약을 같이 넣고는 하경이와 집을 지켰다. 결국 어제와 오늘 도서관은 내가 봤다.


오늘은 4시에 도서관 문을 닫고 하경이와 둘이서 동네를 돌아다녔는데 너무 많이 돌아다닌 것 같다. 하경이 몸에 열이 있다. 눈은 그래도 많이 좋아졌는데 이젠 몸에 열이 난다. 하경이에게 옮은 아내는 눈이 빨갛고 눈이 아프단다.


내일 점심은 각자 집에서 먹어야 할 것 같다. 교회에 와서 눈병 생겨 가면 안되니까... 아이들 예배도 걱정이다. 아내가 아이들 예배를 담당하고 있는데...


그나 저나 난 주일 준비는 언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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