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교감선생님 댁에 저녁 먹으러 갔다가
책을 몇 권 빌려왔다.
집에 오자마자 [중국 무림 기행] 북경편을 읽으며 낄낄거리다가
후지와라 신야, 라는 일본인이 쓴 [티베트 방랑]을 읽고
가슴이 뛰어 죽는줄 알았다.
아직 아무도 인도따위에 가지 않던,
인도 여행이 패션이지 않던 시절에 인도에서 떠돈 후지와라는
9년이나 인도 방랑을 한 후에야, 티벳으로 향했다고 한다.
티벳엔 절대 가지 않겠다, 던 청춘의 결심을 뒤로 하고.
글의 밀도가 어찌나 빽빽하고, 감정의 농도가 쎄던지
난 그가 티벳을 향해 떠나는 대목까지의 50페이지 정도를 읽는 동안에도
몇번이나 눈을 감고 쉬었다.
티벳에 대한 무수한 풍문들을 전하는 사람들을
후지와라는 티베트 사기꾼이라 부른다.
그러나, 마음을 움직이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그는 티베트 시인이라고 부른다.
제 2장 묘음조는. 어떤 티베트 시인이 말해준, 그리고 그 시인에 대한
믿을 수 없이 아름답고 웃기고 슬픈 이야기.
(나는 책을 읽다가 문득 보르헤스도 그 시인을 만났었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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