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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우는 밤

  • 분류
    일기
  • 등록일
    2016/04/11 15:53
  • 수정일
    2016/05/01 18:06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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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와 한 이불을 덮고 지내던 시절에는 혼자 우는 밤에도 완전히 혼자는 아니었다. 옆에 사람이 있으니 눈물도 누군가에게 건네는 언어였다. 눈물이 흐르는 밤이면 나는 잠든 연인을 깨우려 부러 소리를 내어 울곤 했다. 

 언제부터인가는 혼자 우는 밤에도 더 이상 연인에게 내 눈물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나만의 집으로 이사했다. 혼자만의 집에서는 부러 소리 내어 울 일이 없었다. 때론 소리 낼 필요가 없는데도 목구멍에서 꺽꺽대는 소리가 났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내 울음을 알리는 짓 같은 건 하지 않았다. 지나갈 것 같지 않았던 밤들은 곧 아침을 맞았다. 목격자 없는 눈물, 위로 없이도 멎는 울음. 그렇게 익숙해지는, 혼자 우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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