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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점심엔 송이덮밥을 먹기로 하였다

  • 분류
    일기
  • 등록일
    2016/07/09 02:14
  • 수정일
    2017/03/06 01:11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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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녹여버릴 것 같은 더위를 헤치고 내가 기거하는 곳의 현관 앞까지 다다랐는데 

눈앞엔 지나치게 평범한 이름을 가진 어느 중국집의 전단지

"요일별 특가메뉴- 수요일 송이덮밥"

데리고 들어왔다

송이덮밥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매주 수요일 점심, 내가 그곳에 전화를 걸어 송이덮밥을 주문하다 보면

어느 날부터는 주문 전화를 받는 사람이 나를 기억하고

배달원이 나를 기억하고

어쩌면, 필요한 만큼의 나날이 지나고 난 후

그들은 수요일 점심시간 즈음 내 주문을 기다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내게 필요한 것은

매일 아침 잠에서 깰 이유

돌아갈 곳과 기다릴 사람

일상의 규칙성과

뒤통수 치지 않는 예상과 기대,

그런 것들이지만

 

팡틴이 노래했듯, 이루어지지 않는 꿈들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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