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와락과 차차에 다녀온 후 다시 일요일에 가려니 너무 피곤했다. 솔직히 너무 피곤했다. 토요일에도 연구실에서 트랜스젠더 책 후원자들에게 책 발송작업을 한시간이나마 했던 터에 토요일 저녁까지 내일 일요일에 평택을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가기가 겁났던 것 같다. 피로도가 쌓였다. 

일요일 오전 김정욱 사무국장님이 전화로 설문조사지를 찾으셨고 와락 사무실에 있는 자리를 알려드렸다. 가겠다 말겠다, 죄송하다 가타부다 말도 없이 그냥 전화를 끊었다. 굳이 묻지 않으시는 것이 금요일날 내 얼굴을 보며, 주영님은 일요일인데 좀 쉬세요, 하던 그 말간 얼굴이 떠올랐다. 이해해주시겠지. 

오늘 아침 김득중 지부장님 페북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는 아차싶었다. 백여명의 조합원들. 김정욱 사무국장님의 문자. 20명 진행했다고. 설문조사지가 모자라 더 진행할 수 없었다는 말씀이 뼈아팠다. 갔어야 했는데. 조합원이 모두 모이는 자리, 어떻든 설문조사지에 참여안하신 분들이 있었을 터이고 연구자가 직접 여쭙고 물어서 아직 참여안하신 분들을 찾았어야 했다. 한편으로 이번주에 버티기 위해서는, 일요일에 가지 않는게 나았겠다는 판단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갔어야 했다는 죄책감이 크다.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어 갈 것인가. 

김정욱 사무국장님 덕분에 20명을 더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죄송해요, 너무 애쓰셨어요, 제가 내려갈걸. 변명같은 말에도 아니요, 주말에 좀 쉬셨어요? 건네주시는 말이 한편으로 뼈아프면서도 한편으로 살가워서 괜히 서러웠다. 10년째 싸움을 이어가는 분들 앞에서 불과 쌍차 설문조사를 고민한 지 두달째 될 뿐인데 이리 힘들어하는 모습이라니.

이로서, 서울역 투쟁때 42명, 온라인 62명, 조합원총회 20명, 총 124명 이중 미완성된 자료가 십여분 있다 해도 100명은 넘게 되었다. 다행이다. 5월말까지 마무리짓고 설문조사는 마무리지을 수 있을듯하다. 사무국장님 덕분에, 살아야 한다, 버텨야 한다,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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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4 10:26 2018/05/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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