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처 동료 기자들 가운데 학부형들이 대다수인지라 교육이야길 요즘은 교육이야길 꽤 많이 듯는답니다. 일단 제 개인적 경험상 12년 초중고교를 다니면서 선생이란 호칭 붙일 사람이 몇 없고 선생님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두 셋 밖이고 나머지는 그 인간 혹은 그 새X 등이라고 밖에 부를수 없어 그런지 모르겠긴 한데. 공교육의 부실의 책임을 왜 교사들에게 물으면 안되나 모르겠어요.(전가하고는 뉘앙스가 좀 다른가요?) 교사들은 공교육 강화를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는데 교육부가 의도적으로 망칠라고 했다는 식의 논리는 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싶네요. 전교조는 좀 욕 먹는 한이 있더라도 그냥 스스로가 조합조직임을 자각하고 밖에도 그걸 첫번째로 내세우는게 맞다 싶네요. 참교육 실천 같은걸 하기엔 10만 조합조직은 넘 크다는 생각도 들고. 언론 탓이 크긴 하겠지만, 성과급 반납 투쟁 같은 곳에 기울이는 공과 애들 인권이나 입시 문제에 대해 기울이는 공을 비교해보면...노동조합으로서, 보편적인 면에서는 전교조의 입장에 찬성하는 편이지만 개별 개별 사안에 내가 연대(하는 것도 할수 있는것도 별로 없지만)할 필요는 별로 없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예컨데 현자노조가 자기들이 알아서 잘(?) 하고 있는데 별로 입댈것 없듯이, 단지 현자노조가 패권적이거나 산업피라미드의 하부 노동자들에 대한 기득권을 유지강화하려고 할때 욕해줄 필요를 느낄때 뺴고.
이계삼 샘은 전교조가 회원 수가 증가하면서 정체성의 혼란마저 생기고 있고, 일종의 이익집단의 하나로서 전교조를 받아들이는 이들마저 생기고 있는, 어려운 현실을 짚으면서, 자립과 자치, 불복종, 그리고 가장 가난한 현실과의 연대를 통해 전교조 운동이 거듭나야 함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교조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는 편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좀더 조합원들 사이에 좀더 많은 토론과 교육, 이를 통한 실천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노동조합의 본질과도 관련되는 것이긴 하지만, 의식적으로 방향성을 부여해야 하지 않을지...
전교조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전교조가 이야기하는 "참교육"이라는 거, 이거 실체가 뭔지 갈수록 헷갈려요. 소위 "인간화 교육"이라는 거, 도대체 전교조가 이야기하는 인간화라는 것은 어떤 걸까요?
교원평가제에 대해선 저도 아직은 반대입니다만, 평가의 방식과 교사에 대한 보장책이 충분하다면 재고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외부적 평가시스템의 여부와는 별개로 과연 전교조라는 집단이 참교육이나 인간화교육을 위해 뭘 준비하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봐야할 때가 되었다는 거죠.
자신들의 교육이념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싸울 때는 노동자고 그 외에는 선생님으로서의 대우를 원하는 사람들이 전교조 교사라고 나설 때,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갈등이 많이 생깁니다.
새벽길님이 퍼오신 것에서밖에 읽은 바가 없지만, 이계삼 샘의 글들이 상당한 통찰력과 내공을 보여주시더군요. 나이도 내 또래인 듯 한데, 잠시 저를 반성하게 된다는....
전교조 문제로 돌아가자면, 전교조야말로 양적 확대가 질적 저하를 가져온 대표적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저런 어중이떠중이들이 가입하면서 이익집단화된 측면이 많이 있지요. 이런 이미지가 단순히 이데올로기 공격 탓만은 아닌 듯 합니다. 양적 확대를 자제(?)하더라도 지금은 전교조의 가치를 좀 명확히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고요.
전교조가 말 그대로 교사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노동조합주의’만을 선명히 내세워야 한다는 것에는 전 반대합니다. 특별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노동조합이 생산의 현장에 개입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전교조의 생산과 노동이란 인간(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방향성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자신의 노동조건에 대한 이해관계 뿐 아니라요.
그런 점에서 전교조가 교육 이념을 갖는 것이 당연한데, 행인님 말씀대로 참교육, 인간화교육이란 거 이제 실체가 많이 희석되었다고나 할까요. 좀더 구체적으로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다시 가치개념들이 정립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전교조 내부에서 사실 이런 부분에 의외로 관심이 없는 것 같더군요. 그냥 개별 교사들의 자질과 노력에 맡기고요. 그러다보니 어중이떠중이들이 가입하면서(제가 살아오면서도 선생이라 불러줄 교사는 거의 못보았습니다만) 전교조의 교육이념과 실체가 희박해지는 것이 당연하지요. 쩝.
저도 전교조가 뭘하려는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이제 참교육, 인간화교육 등은 약발이 다 한 것 같고요.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것을 밝혔지만, 이에 따른 이데올로기적 공세를 막아내려면 나름의 대안은 있어야 할 듯 합니다. 현재 '참교육'만으로는 씨알도 안먹히고, 그럴싸한 대안이 없다는 게 문제인 게지요.
전교조에 대해 소위 좌파들이 동지적인 입장에서 건설적인 비판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이대로 가다간 제2의 교총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물론 뉴라이트 교사연합이네, 뉴라이트학부모연합이네 하는 모임들이 생겨서 반전교조를 내걸고 있으니, 전교조가 정체성을 지킬 영역은 있겠지만, 이를 확립하기 위한 내적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계삼 샘은 고대 91학번이라고 하더군요. (학번을 들먹이긴 싫은데, 쉽지 않네요.) 박노자님도 그렇지만, 배울 분들이 많은 듯... 로자님에게서도 많이 배웁니다. ^^
전교조의 문제에 대한 로자님의 진단에 저도 동의합니다. 특히 "양적 확대를 자제(?)하더라도 지금은 전교조의 가치를 좀 명확히 해야 할 때"라는 부분. 그래야 나름대로 문제의식을 가진 젊은 교사들도 가입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제 블로그에 담아온 글 중에 '노동조합주의를 넘어서자'라는 글이 있는데, 전교조도 마찬가지이겠지요.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치개념의 정립 노력과 함께 방향성 제고를 위한 고민이 필요할 텐데, 역량이 없는 건지, 관심이 없는 건지, 너무 빈약한 듯 합니다. 2권밖에 부여되지 않은 현실도 제약조건이긴 하지만, 그럴수록 이를 뛰어넘으려는 내부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교찾사 등에 희망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