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좀 더 당원들을 많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당 혁신 및 분당 논의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당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당원들은 그 과정에서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 많은 의견을 수렴하셔야 할 것 같네요. 당원들의 적극성을 이끌어내셔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대선 선거운동에 어느 지역보다 열심이었던 지역위인 만큼 이러한 임시 당대회 소집에 대해 지역위 집행부가 소극적인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 왜 당원들마저 소극적인지 그 이유는 더욱 많은 당원들을 만나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청취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전진 강령에 대해 제 블로그에 쓰신 글은 잘 봤어요. 그냥, 잘은 모르지만, 거기 전문가, 라고 하는 사람들도 누군지 모르겠고, 돼 봤자 몇 십명도 되지 않을 것 같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러면, 강령은 표절한거네, 하는 생각이 드는 설명들이었습니다. 거꾸로 선 변증법이란 말도 아주 오랫만에 머릿속에 떠올랐구요. 그리고, 두 달에 걸친 토론... 이건 음.. 제 생각에는 석사 논문 하나 정도, 아니 좀 더 쳐 준다면 박사 논문 하나 정도 쓸 수 있는 생각의 범위 아닐까요? 그런데, 그 정도의 수준에서 4천5백만의 삶을 명제화 한다는 것은... 아... 제 생각에는... 이런 관행과 이별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수구꼴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죄송하지만, 들게 되는 걸 피할 수 없네요. 가끔씩, 즉각적이진 않지만 뭐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진의 대선강령이 한계가 있음을 부인하진 않겠습니다.
현실에 대해 파악하고 분석하며 여기에서 대안을 제출하려는 노력은 언제나 필요한 것입니다. 여기에 기반하지 않은 채 무엇인가 하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전진에서 대선강령을 만들기 위해 했던 작업들이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지금까지 이러한 작업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전진의 대선강령 작성이 진보진영 내에서 논의의 시발점이 되고, 이에 대한 고민이 확산되기를 희망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는 님의 평가처럼 수준미달로 비춰져서일 수도 있겠지요.
지금까지 진보진영은 선거 시기 관성적으로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선거에 임했습니다. 전진의 대선강령은 거기에 방향성 같은 것을 부여해보자는 노력 중의 하나였지요. 더 추상적인 당 강령만으로 선거에 임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물론 그것으로 대선판을 어떻게 해보자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되지도 않았구요.
거꾸로 질문해봅니다. 이번 대선 시기에 진보진영은 어떤 국정좌표로 선거에 임했어야 할까요?
덧붙여 박사논문 하나 정도 쓸 수 있는 생각 범위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은 평가하기 나름이겠지요. 최소한 현재 제가 박사학위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 있는 만큼, 그에 비추어볼 때 대선강령을 제출하는 작업이 학위논문 쓰는 것보다 쉽지는 않은 작업이었다는 점만 밝혀두겠습니다.
지금까지는 내용에 대한 얘기가 가끔 나왔는데, 그 작성과정에 대해 언급하셔서 그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님이 말씀하시는 '관행과 이별'하기 위해 이런 작업을 했다고 생각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