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돈이지만,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창의력을 발휘해서 칸을 채워야 하는 고통은 정말 견디기 어렵다." 대공감! 그렇다고 잘 아는 부분도 쓰는 게 즐거운 건 아니라는 게 문제죠. 더 잘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마구 들어서 괴로운...
전 "걍 이대로 살자"로 거의 정리했는데. ^^;
이대로 사는 것도 쉽지 않아서 말이져.
처음에 시작할 때는 정말 나라면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쓰려고 하면 눈앞이 캄캄해지고, 어디서 뭘 먼저 시작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는...
최근에 감사원 감사의 문제와 관련해서 글을 써야 하는데, 이것도 자료수집만 조금 하고 전혀 진도가 안나가더라구요.
조선일보를 애독하던 만년의 김수환 추기경은.... 사실 지난 세대의 '할아버지'가 되신 후로 많은 걸 기대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분은 그분이 필요했던 그 시대에 할 일을 하셨고, 그 후에 세상은 그분보다 더 빨리 나아갔던 것이지요. 물론 스스로도 같이 더 나아가실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으나... 이미 뒤쳐진 분을 뭐라 타박할 게 아니라, 이미 우리 후세대의 몫이었을 테니까요.
40만의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그를 추모하는 여러 얘기들이 나오는데, 대부분 2000년 이전의 인연에 관한 것이더라구요. 아마도 그 때까지는 그럭저럭 자신에게 기대되는 일들을 하셨던 듯 하나, 그 뒤부터는 그 잔영으로 사는 듯 해요.
암튼 MB는 천운을 타고 난 것 같아요. 무슨 문제가 생기면 이를 뒤엎는 다른 사건이 생기니... 군포 여대생 살인사건도 적극 이용했지만 김추기경 사망도 국면전환의 많은 호재가 되지 않았을지... 삶이 어렵고 힘들지라도 MB탓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남기면서 말이죠. 그 대가인지 몰라도 장례식을 공중파 3사가 중계방송을 했고, 김추기경의 장례절차는 국가기록물로 남겨졌다네요. 거참...
전 어려서 집사람을 성당에서 만나 결혼했는데...둘이서 얘길 해보니 추기경님 말년의 언행에 대해선 '그냥 노인네 나이드시니 노망이 나셨네' 정도로 결론나더라구요. 권용목씨는 지지난 대선때 정몽준씨 지지하는 순간부터 끝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더니....역시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건 유쾌하지 못하네요. 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