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교육위원 개표결과

2006/07/31 21:08

ㅇ 7. 31 (월) 오후. <괴물> 대단하다.
 
<괴물>은 지난 26일에 개봉, 상영 4일만에 전국관객수 약 263만 명을 기록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신문기사를 보니 2주전에 개봉했던 <한반도>가 257만이다.
괴물이 흥행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름방학에다가, 12세이상 관람가 판정, 입소문과 평단의 좋은 평가, 배우들의 열연, 감독의 명성, 한반도 외에 대작이 없는 점 등. 게다가 괴수영화이면서도 블랙코메디가 담긴 가족영화로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고, 스토리가 탄탄하며,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여 만든 '괴물'이 그럴싸하였다는 점도 작용하였으리라. 하도 평을 많이 봐서 거의 평론가가 다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민주노동당원인 봉준호, 박찬욱 감독이 하는 영화는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도 일종의 연고주의인가.
함께 있는 행문씨도 수작이라며 꼭 보라고 한다. 역시 입소문이란... 포털들에서 반응이 워낙 좋게 나오니 '괴물 알바'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약간의 비방을 묻어버린다.
이번주 내에 시간을 내서 보러가야겠다.
 
그건 그렇고, 괴물이 650개가 넘는 스크린을 확보했다고 한다. 전체 스크린의 1/3이 넘는 수이다. 한 영화가 이렇게 많이 스크린을 차지해도 되는 걸까. 아무리 작품성이 좋기로서리 이런 식으로 독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ㅇ 오후 6:30 교육위원 투표하다
 
오후에 교육위원 투표를 하고 왔다. 전교조 샘들이 선관위 앞에서 있다가 투표를 독려하기도 하고, 아는 운영위원들에게 인사도 한다.
이번 관악, 동작, 영등포쪽은 지난 4년전과는 달리 반 전교조를 내세운 후보가 등장하여 조직적인 세몰이를 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번 교육위원이었던 두 사람과 함께 3파전을 형성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전교조 비방 발언을 하는 학부모 운영위원도 진을 치고 앉아 다른 학부모들과 쑥덕쑥덕한다. 도대체 왜 전교조를 싫어할까.
6시반 정도에 투표함을 수합해서 개표를 한다고 하니 지금쯤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2학기 때에 전교조는 위원장 선거에서부터 대의원, 지회장 선거가 있다. 그리고 교원평가 투쟁도 다시 치뤄야 하고, 학교 내에서는 예산편성 문제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역위원이 되어서 시간을 빼앗기고 어쩔 수 없이 당원에서 당우로 변경하긴 했지만, 생생한 교육현실을 접하게 되어서 좋다. 좋은 경험이라고 해야 하나.
   
ㅇ 김근태의 '뉴딜'론이 떠들썩하다
      
김근태는 지금의 이미지로는 대권을 잡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뭔가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장고 끝에 악수라고 이 무슨 개소리인가. 레디앙에 보면 "불법을 저지른 재계인사를 사면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경영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각종 규제완화 조치 등 재벌의 각종 숙원을 들어줄 테니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리라는 제안"이라고 한다."각종 규제가 기업의 투자를 발목잡고 있다는 재계의 주장"에 김근태가 동조한 것이 이번 제안의 배경일 것이다. 그러니 제2의 정경유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도 소금산이 필요하다고? 기껏 제시한 소금산이 재벌과의 빅딜인가.
용기를 내서 제안했고, 욕먹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다른 사안에서 그렇게 해보시지. 평상시에는 한두박자 느린 결단으로 유명하시면서 왜 꼭 이럴 때 나서서 헛소리를 하는지...
사회적 대타협의 대상이 재벌인가? 재벌들에게 떡고물을 주고 나서 무엇을 얻게 되면 그걸 거래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사실 재벌들에게서 양보받을 사항들은 '건전한 자본주의'를 만들기 위해 기업이라면 당연히 지켜졌어야만 하는 사항들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가 아니었던가. 그걸 거래한다고 해서 노동자들도 그에 따라야 하는가. 김근태의 산수는 그것밖에 안되나.
게다가 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해 미국식 신자유주의네 뭐네 하면서 자신은 뭔가 다른 것처럼 굴더니 자신이 맛이 간 시점에서는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그 넘의 결단 몇 번 하면 나라가 작살나겠네.
    
도대체 그렇게 해서 얻은 대권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렇게 대통령이 하고 싶은가.
   
김근태의 '뉴딜'론 안팎에서 뭇매 (레디앙, 정제혁 기자, 2006년 07월 31일 (월) 13:09:17)
"재벌에 백기투항…한나라당 대표냐…기업국가 만들기" 
  
'재벌과 뉴딜' 김근태의 승부수…성공할까? (프레시안, 윤태곤 기자, 2006-07-30 오후6:34:59) 
'욕먹을 각오'했다지만 '우경화' 비판에 견딜까 
 
     

ㅇ 청와대의 조동 취재거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서 '계륵대통령', '세금 내기 아까운 약탈 정부', '대통령만 모르는 노무현 조크' 등의 용어가 담긴 개인 칼럼과 기자의 글을 실자 청와대에서 발끈하여 비서실 차원에서 취재를 거부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오바다.
 
자칭 비판언론이라는 조선과 동아의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음은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취재거부를 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는 짓이요, 조동에게 핑게거리를 주는 것이다. 문제가 된다면 반론권을 요구하거나 정정보도 요청, 아니면 민형사상 소송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조중동문이나 놈현정부나 하는 짓이 똑같다.
    
고종석 님의 칼럼글에 나온 에피소드 하나. (이 칼럼 글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지방정권 심판론과 한나라당의 노무현 정권 심판론이 모두 달성되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음을 얘기하고 있다)
    
해리 트루먼과 니키타 흐루시초프와 샤를 드골이 앞서거니뒤서거니 세상을 뜬 1970년대 초, 하느님이 이들의 영혼을 한 자리에 불러모았다. “너희들 소원을 하나씩만 들어주마. 우선 해리, 네 소원이 뭐냐?” “제가 막 떠나온 저 아름다운 행성에서 소련 빨갱이들을 쓸어버리는 것입니다.” 트루먼 독트린이라는 것으로 냉전의 방아쇠를 당긴 미국 대통령다웠다. “음, 그래? 니키타 너는?” 한 때의 소련공산당 제1서기가 대답했다. “제가 이 곳에 와서도 결코 무심할 수 없는 인류 행복을 위해 미제국주의자들을 지상에서 말끔히 청소하는 것입니다.” 흐루시초프 동지가 재임 중 입에 올렸던 동서 평화공존론은 본심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래? 샤를 얘기도 마저 들어보자. 네 소원은 뭐냐?” ‘조국의 영광’을 입에 달고 살았던 프랑스 제5공화국 첫 대통령은 한껏 겸손하게 대답했다. “전 딱히 바라는 게 없습니다. 다만, 이 두 친구의 소원을 꼭 들어주십시오.”
( [고종석 칼럼] 5·31 단상, 2006/05/25 15:05)
    
ㅇ 김병준 부총리의 사퇴 거부
 
김병준 부총리가 사퇴를 거부하고 청문회를 열어달라고 국회에 요청하였다 한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의 정인봉 변호사(이 넘은 저번에 송파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내정되었다가 여론의 압력으로 떨어졌다. 이런 넘이 검찰 고발을 한다?)가 김병준 교육부총리를 사기 혐의 등으로 오늘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정치권에서는 자진사퇴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고...
한겨레의 논조를 봐서도 사퇴를 주장하는 것 같다.
  
분명 김병준 부총리가 문제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사퇴하는 게 타당하다. 하지만, 이 정도로 결격사유가 될지는 미쳐 몰랐다. 내가 너무 안이하게 판단했나?
내가 보기에 김병준 부총리에게 나타난 것은 학계의 평균적인 관행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교수들이 그 정도의 문제는 가지고 있다고 봐도 좋다. 이는 학계 전체의 문제인 것이다. 논문 중복 게재의 경우 일부러 요청하여 싣는 경우도 있고, 대학 내의 교내 저널의 경우 초고 비슷하게 제출하든지, 아니면 원고를 메우기 위해 학교에서 기존의 논문을 일부러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김 부총리의 경우도 그러할 것이다. 바로 지금의 기준으로 과거의 관행을 단죄하는 것은 약간 무리가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병준 부총리에 대해 청문회와 인준이 끝나자마자 이러한 논란이 나오는 것은 김 부총리를 타겟으로 한 음모가 있지 않나 싶다. 그럴 것이면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를 하든지... 게다가 행정학계는 서울대, 고려대 인맥이 장악하고 있고, 여기에서 벗어난 인물은 주류에 나서기 어렵다. 또한 행정학계는 다수가 한나라당 지지 성향을 가지고 있고, 노무현과 같은 길을 걸었던 김병준 교수의 경우에는 약간 예외적이라는 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김병준 부총리는 개인적으로 억울해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공직에 나서려면 그런 허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성북구청이 발주한 용역보고서를 나중에 구청장의 박사학위 논문에 그대로 반영하도록 하고 학위까지 준 것은 아무래도 용서하기 어렵다. 물론 여기에서도 국민대라는 학교의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서울대, 고대, 연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위가 어떻게 주어지는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아무튼, 김병준 교수는 사퇴하는 게 맞다... 제2의 이기준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그 썩어빠진 잘못된 관행도 깨자. 문제가 된다면 스스로 자기고백도 하고...
     
ㅇ 소개팅, 선
   
그제는 어머니가 나중에 광주에 내려올 때의 날짜로 선을 보라고 하였다. 목포의 고등학교 교사란다.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있나. 알겠다고 했지만, 글쎄다. 또 한번 보고 말려나. 솔직히 선은 보기 싫은데...
 
게다가 오늘은 교육위원 투표를 마치고 전교조 샘들과 얘기를 하다가 ㅈㅎ의 전화를 받았다. 시언니하고 다시 만날 생각이 없냐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해도 둘다 괜찮은데 왜 머뭇거리는지 잘 납득이 안되서리, 직접 나선 것이리라. 이번 주 내에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으라고 한다. 확정짓지는 않고 웃으면서 알겠다고 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조금은 부담스럽다. 무엇 때문일까.
 
하긴 한번 봐서 필이 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몇번 보면 좀 바뀌는 게 있을까.
잘난 것도 하나 없는 주제에 별 걱정을 다한다.
앞으로는 주위 사람에게 소개팅시켜달라는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있다고 해서 어떻게 되진 않겠지만, 이 나이에 계속 소개 운운하는 것은 '눈이 높다'는 소리만 들을 것이기에 그렇다. 아니, 지금도 나보고 눈이 높단다. 내가 이 나이에, 이 능력에 뭘 따지겠나. 게다가 연애하고 결혼한다는 것은 조금 다르지 않나.
이럴 줄 알았으면 연애라도 많이 해보는 건데...
  
ㅇ 황당한 교육위원 개표결과
 
방금 전 민 샘께 교육위원 개표결과를 여쭤봤더니 안좋게 나왔다고 하였다. 알아보니 이상진 후보가 관악, 동작, 영등포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전교조에서 지지하였던 최홍이 후보는 4등을 차지하여 떨어졌다고 한다. 말이 안나온다. 어떻게 그런 꼴통이 1등을 차지할 수가... 게다가 최홍이 샘은 저번 선거에서 1위를 했는데...
  
정치는 물론, 교육계마저 우경화된 느낌이 피부로 다가온다. 아마도 나름대로 개혁의 탈을 썼던 김병준 부총리의 표절의혹 및 재탕논문 논란과 전교조 부산지부의 교사교재용 자료집 파문이 막판에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저들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맞서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교육현장은 물론 모든 게 박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든다. 그런데도 주사파 넘들은 헛짓거리나 하고 있으니...
아무튼 전교조와 최홍이 샘, 그렇게 수고했는데, 아쉽게 되었다.
어쩌겠나. 더 열심히 하는 수 밖에...
  
ㅇ 장관들은 그런 책을 읽는다고?
  
오늘자 한겨레신문의 기사에 장관들이 최근에 읽는 책이나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였다.
〈블링크:첫 2초의 힘〉(말콤 글래드웰), 〈세계는 평평하다〉(T.프리드먼), 〈불확실성의 세계〉, 〈꿈을 이룬 대통령, 루스벨트 파워 리더십〉(J.스트록), 〈위대한 혁신〉(피터 드러커), 〈괴짜 경제학〉(스티븐 레빗 외) , 〈정도전을 위한 변명〉(조유식), 〈끝없는 도전과 용기〉(잭 웰치),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배기찬), 〈프라이즈〉(다니엘 예르긴), 〈경제학의 향연〉(폴 크루그먼), 〈그래서 당신〉(김용택 시집), 〈백범일지〉(김구),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정약용), 〈고양이학교〉(김진경),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T.프리드먼), 〈호모 노마드〉(자크 아탈리), 〈대한민국 선진화 전략〉(박세일), 〈부유한 노예〉(로버트 라이시),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토드 부크홀츠), 〈신창조론〉(이면우), 〈한국,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송호근), 〈경제강대국 흥망사〉(킨들 버거), 〈고고학 여행〉(김병모), 〈핵심을 확장하라〉(크리스 주크),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앤서니 라빈스) 등이 그 목록에 있다.
   
내가 최근 읽고 있는 책이나 추천하는 책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비슷한게 있다면 <세계는 평평하다>하고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정도...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최세진), <동향과 전망> 2006년 여름호, <민주주의의 민주화>(최장집), <이매진-21세기를 위한 사회주의의 비전>(토미 셰리단, 앨런 맥쿰즈), <평등>(알렉스 캘리니코스> 등을 얼마 전에 사서 지금 읽고 있다. 그리고 헌책방에서도 몇권을 샀고...  
  
장관들은 이런 책을 읽는다 (한겨레, 2006-07-31)
‘채근담’ 등 고전에서 ‘그래서 당신’ 등 시집까지
책임감·주인의식 강조…리더십·통찰력 키워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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