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빛 조선일보

2006/10/31 00:41

석간이라서 최신의 뉴스를 기대하면서 문화일보를 볼 때가 있다.

하지만 볼 때마다 기분이 상한다.

한마디로 살구빛 조선일보였기 때문이다.

 

문화일보의 칼럼들은 그야말로 일색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그는 왜 변신에 실패했나

 

개성공단 노동착취

 

위의 두 글도 칼럼이다. 첫번째 글에서 이정훈의 사례를 들면서 '비전향 운동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전향을 당연시한다. 그리고 호주와 영국 유학을 '자유의 세례'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상당히 맛이 가긴 했지만, 그나마 사민주의의 외피를 쓴 노동당이 집권하고 있었을 그 나라에서 상식적이라면 제대로 된 좌파가 되었어야 했다고 말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글을 쓴 기자에게는 좌파는 친북과 동일시된다. 무식하면 무슨 말을 못하랴.

 

두번째 글은 꼴통으로 소문난 모 논설위원의 글이다. 언젠가 민주노동당원인 박찬욱, 봉준호 감독, 문소리 씨 등을 예로 들면서 그들의 이중성을 질타(?)했던 칼럼이 기억난다. 이번에는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에 관심을 두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인권, 노동기본권에 신경을 썼나. 황송할 따름이다.

 

그가 일상적으로 부딪힐 것이 분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주노동자들,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서는 얼마나 관심을 가져왔는지 또한 정말 궁금하다. 

 

이 칼럼들만 그러한가. 아니다. 간첩불감증은 망국의 지름길이라는 칼럼이 올라오고, 방송인들에게 시장경제교육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자본의 시각을 강요하는 칼럼이 실린다. '386 간첩단'이 2007년 대선까지 붉게 물들이려 했다는 사설이 이에 보조를 맞춘다. 지나치게 백색인 현실이 오히려 문제 아닌가.

 

문화일보를 보고 복장이 터졌다. 뭐, 다른 신문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다음부터는 문화일보도 볼 기회가 있더라도 보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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