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 잔돈이 남으면 모아두던 머그컵이 있었고,
집에는 돼지저금통이 2개가 있다.
하나는 지방선거에 대비하여 분양받은 것(일명 진보돼지)이고, 다른 하나는 혹시 몰라서 모아놓은 것이다.
연구실의 머그컵에 있는 잔돈을 모두 긁어모아서 집으로 가져오고,
그 중 50원, 10원짜리는 지방선거 대비 진보돼지에 넣고,
100원짜리는 현찰로 쓰려고 놔두었다.
그리고 비상용 돼지의 배를 가르지는 않고, 등에 있는 입으로 다시 토해내도록 조치를 취했다.
거기에는 지폐도 몇 장 넣었고, 500원짜리도 상당히 되었기 때문에,
절묘한 기술을 사용하면 상처내지 않고 이것들을 빼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확보한 돈이 1만 3천원.
10원에서 1300배가 늘어났다. 저축은 이래서 필요한 것인가.
하긴 예전에는 비상금도 따로 두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이 정도면 월요일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다.
내가 이 밤에 어영부영했던 것도 배불러서가 아닐까, 정신적으로...
저녁식사를 빵으로 때워서 그런지, 물리적으로 배가 고프다.
이 시간에 밥을 해먹어야지.
어머니가 해놓고 가신 김치찌개와 콩나물국이 있으니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