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니잖아~

2010/07/20 18:37 분류없음

# 아! 재균이마저!

이건 아니다 싶다. 올 초 선수 팔기를 할 때만 해도 그렇게라도 구단을 운영해야지..라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싶었다. 그래도 메인 스폰서 정해지면서 적어도 지난해 만큼은 돈 걱정 안해도 되는, 홀가분하게 야구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었다. 넥센이 비록 성적은 하위권이었어도 상위권 팀들에게 위협을 줄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야구를 한 팀 아니었나.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열심히 하는 팀이 아니었나. 그런데 이게 뭔 소리냐. 황재균이라니! 서로 필요해서 트레이드 한 거라고? 감독까지 트레이드에서 배제되었다는데 그 말을 누가 믿겠나. 강정호와 황재균은 데리고 있겠다고 하지 않았나. 시즌도 끝나기 전에 이게 뭔 소리란 말인가. 그래 아예 김민성에게 유격수 자리 내주고 강정호도 보내지 그러냐. 정말 화가 나고 어이 없다. 그래. 그렇게 하면 구단 살림살이가 나아지니? 프로가 아무리 돈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지만 스포츠 하는 사람들이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니!

 

# 체벌하지 않는 교사는 바보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2학기부터 체벌을 전면 금지한다고 한다. 오늘 연수 중에 이 내용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말도 안된다 라는 반응이다. 체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태어날 때부터 체벌이 필요해요~ 라는 딱지를 달고 나오는 아이들이 있는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여학교에 있다가 남학교로 오면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것은 상식을 벗어나는 체벌이었다. 그건 지도가 아니라 폭력, 아니 고문에 가깝다 싶어 매번 항의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남자아이들은 그렇게 지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지도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선생님을 무서워하는 것이고 그 덕에 당신이 큰 문제 일으키는 아이 없이 편하게 학교 생활하는 것이니 고마워하라는 것이다. 물론 나의 경우는 체벌을 하지 않는다. 나의 어설픈 체벌이 교육적 효과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아주 가끔씩은 체벌이 너무 쉽고 간편한, 매력적인 훈육 방법이라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할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아이들이 숙제를 해오지 않을 때나 내 시간에 다른 과목(주로 잘 때리는 ; 아이들 표현으로는 무서운(?) 선생님 과목)의 숙제를 하고 있을 경우이다. 숙제를 해오지 않을 경우에는 집요할 정도로 끝까지 숙제를 받아내야 하는데 나 같이 귀차니즘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는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그래서 숙제를 아예 내지 않거나 수업 시간에 시간을 준다.) 그런데 내 시간에 다른 과목 숙제를 할 경우에는 시쳇말로 뚜껑이 열린다. 그래, 낯 간지러운 유식한 용어로는 교권이 침해되었다고 느낀다. 그래서 이럴 경우는 약 3초 간 나도 한번 때려 볼까.. 라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참, 한번 말 했을 때 듣지 않고 나를 고장난 라디오로 만드는 아이들의 경우도 그런 생각을 갖게 하기는 한다. 그러나 어설프게 때려봤자.. 라는 생각에 잔소리를 몇 마디 하고는 그만 둔다. 그러다보니 학교에서 나는 매우 만만한 선생이다. 만만한 선생은 매우 피곤하다. 다른 선생님들은 눈만 치켜 떠도 아이들이 눈치껏 해야 할 일을 알아서 하는데, 나의 경우에는 내가 하나하나 다 신경을 써야 한다. 매우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다. (내가 학교에서 하는 일 중 가장 싫어하는 것은 했던 말을 또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 한 가지 이야기를 18번 해야 한다. 참고로 우리 반은 17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체벌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런 귀찮음과 짜증을 안고 일 년(그리고 매 해)을 살아가야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아이들이 적어도 짐승은 아니기에 말로 해도 알아 들을 거라는)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도 아이들을 계속 훈련(?)시키면 학년 끝날 때 쯤엔 눈만 치켜뜨면 아이들이 알아서 한다. 물론 그게 채 한 달도 안 되는 행복함이라는 게 문제지만..) 나는 학교가 체벌이나 모욕적인 언행으로 유지되는 곳이 아니라 자유로운 곳이 되길 꿈꾼다. 아침에 거울을 보며 오늘 아침에 걸리지 말아야지.. 가 아니라 오늘 하루도 즐겁게 지내야지.. 라고 다짐할 수 있는 아이들이 되길 꿈꾼다. 적어도 아이들이 신체적 자유를 침해받아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왜 그런지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는 학교가 되길 꿈꾼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대화로 안 되는 일도 발생하더라. 그래서 가끔은 체벌 논쟁을 두고 교권이냐 학생의 인권이냐를 두고 다투는 일이 매우 추상적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너네는 학교 현장을 몰라.. 라며 짜증을 내기도 한다. 이런 나는 무능한 교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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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0 18:37 2010/07/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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