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꼭 한달이 지났다.
엄마는 힘든데 왜 일하냐며, 자꾸 싫은 티를 낸다.
하긴 한시간 정도 걸리는 출근 길이, 수도권에서야 보통이지만
그곳에서 모든 행동 반경이 30분내로 끝나는 엄마에게는 보통 일이 아닌 듯 싶으리라.
내게도 지금까지 학교, 회사가 늘 가까운데 있었던 터라
(내가 그렇게 자리를 잡았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지만.)
고3 때이후로, 처음으로 매일 6시대에 일어나는 생활을 하고 있어서 좀 피곤한 건 사실이다.
좀 피곤하다.
죽을만큼 참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룰루랄라 즐거운 것도 아니고,
그냥 쫌 피곤하다.
물론 직장은 정말 다 똑같구나 싶을 정도로
거지같은 회장과 간부들, 짜증나는 상사들, 아부쟁이 직원들,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조직구조는
여전하지만 지난 길지않은 4년의 경험은 그런 것들로부터 나를 초연할 수 있게 만들었는지
이렇게 담담하고, 아무렇지도 않은게 신기하기까지 하다.
때때로 다르지만, 회사에서는 대체로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주식을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
골프를 치는 사람과 안 치는 사람.
내집마련, 주식, 골프,... 온통 천지 관심사는 딱 이 세가지 뿐이다.
얘기 들어 보면 다른데라고 별반 다를 것도 없단다.
이틈에서 한달을 지냈지만,
언제나처럼 그닥 사람들과 잘 섞이지 못한채 외로이 홀로 유유자적 지내고 있다.
이 외로움이 이토록 편안하고 나름 즐길 수 있는 걸 보니
역시 외로운 게 쓸쓸한 게 아니라, 외롭지 않으려고 애쓰는 게 쓸쓸한 거군.
지독히 소비지향적인 인간이라
월급을 받기도 전에 어디다 돈을 쓸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여행 싸이트를 뒤적이며, 연휴를 계산하며, 내년 휴가 계획까지 세워버리고 나니
어쩐지 뿌듯하다.
한달 금방 갔다. 잘하고 있어.
금방금방 시간이 흘러줄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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