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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 이야기 - 역사와 세계관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있겠지만 내가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게임의 플레이보다 게임의 배경 즉, 세계관과 신화들을 더 주의깊게 살피고 그 것에 빠져 드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를 처음에 배울때도 나는 SCV 몇마리째에 배럭을 늘리느냐 보다 저 심연의 우주에서 프로토스와 저그를 만들어낸 젤-나가의 전설과 흥망, 지구에서 쫓겨난 테란의 역사가 더 재미있었다.

 

그래서 여기에 리니지2를 즐기는 또다른 방법을 소개한다.

 

이름하여 리니지2의 신화와 세계관!

 

혼돈의 구체인가?
 

리니지2 공식홈페이지에 가면 물론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지만 여기서는 리니지2의 세계관에 대해 간략하게 요약하겠다.(참고로 리니지2의 세계관은 원작인 신일숙의 만화 '리니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신들의 탄생과 세계의 시작

 

리니지2의 창세신화는 태초의 혼돈의 구체로 부터 시작된다. 이 구체가 깨어지면서 창조의 신 '아인하사드'와 파괴의 신 '그랑카인'이 신격을 가지게 된다. 두 신의 탄생과 함께 깨어진 구체의 조각들은 리니지2의 세계를 형성하는 원천이되었으며 그 와중에 '현명한 거인'이라 불리우는 거인들이 태어나서 리니지2 세계의 영장이 되었다.
(리니지2 세계의 곳곳에 이들 하거인의 유적들이 남아있다)

 

 

아인하사드와 그랑카인은 서로 결합하여 5명의 자녀들을 낳았는데 장남인 파아그리오는 불을, 장녀 실렌은 물을, 차녀 마프르는 땅을, 차남 사이하는 바람을, 그리고 막내딸 에바는 시와 음악을 관장하는 신이 되었다.

 

이들은 자신의 힘이 담긴 기운을 불어넣어

 

불의 기운을 가진 오크
물의 기운을 가진 엘프
땅의 기운을 가진 드워프
바람의 기운을 가진 아르테이아

 

이렇게 4종족을 만들고 현명한 거인들을 시중들게 하였다.

 

그런데..

 

인간은 어딜 갔지?

 

인간의 숙명적인 탄생은 파괴의 신 그랑카인의 변덕으로 부터 시작 된다.



 

인간의 탄생

 

그랑카인이라는 신은 태초에 '파괴'를 관장하는 신이 었다. 그런데 파괴의 신인 크랑카인에게는 남모르는 괴벽이 있었으니 그것은 자신의 부인인 아인하사드의 '창조'의 권능에 대한 질투였다. 그랑카인은 밤낮으로 아인하사드를 설득하여 자신도 창조의 권능을 행사해 볼수 있도록 허락을 얻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아들딸들이 피조물을 만들때 그러하였듯 새로운 피조물의 몸과 영혼을 빚어낼 원소들을 자녀들에게 얻으러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 물, 땅, 바람을 관장하는 그의 아들과 딸들은 자신들의 피조물을 만들고 난 찌꺼기들을 그랑카인에게 주었고 그랑카인은 그것들을 그러모아 새로운 피조물을 만들어 내었으니, 오크의 힘도 없고 엘프의 지혜도 없고 드워프의 손재주도 없는 엉성한 생명이 탄생하고 말았다.

이에 그랑카인은 크게 실망하여 '인간'이라 이름붙인 그 생명체들을 지상에 방치하고 오크와 엘프와 드워프를 시중들게 하였다.

 

 


휴먼족의 원화 - 리니지2세계의 인간이다

 

신들의 전쟁과 용의 탄생



실렌은 그랑카인과 아인하사드의 딸이었다.

따라서 그랑카인과 실렌의 관계는 물론 불경스러운 사건이었지만 신들의 의지를 인간의 잣대로 평가하는것은 저 하거인의 멸망의 예처럼 부질없는 짓일 터..

그랑카인과 실렌의 부정을 뒤늦게 알아차린 아인하사드는 진노하여 실렌에게서 물을 관장하는 지위를 빼았았고, 실렌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부른 배를 움켜쥐고 대륙의 동쪽으로 도망치기에 이른다.

지룡地龍 안타라스 - 현재 구현된 유일한 용, 아직 정복된바 없다


비참하게 목숨을 부지하고 대륙의 동쪽끝에서 자식들을 출산한 실렌은 아인하사드에 대한 원한과 그랑카인에 대한 저주로 신들과의 전면전을 계획하기에 이르렀고, 실렌의 자식인 다섯마리의 용은 그 선봉에 서게된다.

 

실렌의 첫째 자식인 광룡光龍 아우라키리아(아직까지 출현하지 않은 용중 하나, 지금은 지룡 안타라스만이 게임 내에 구현되어 있다)는 그녀의 어머니의 원한이 결코 신들을 멸망시킬 수 없음을 알았으나 어머니의 의지대로 아인하사드에게로 진격했고 아인하사드의 권능에 의해 패퇴하게 된다.

아인하사드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그랑카인은 실렌을 죽이려는 아인하사드를 막아서서 외쳤다.

"아인하사드여, 당신의 본분은 창조이고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파괴는 나의 권능이 아닌가"

실렌은 자신의 자식들이 전쟁에 패하고 소멸되어가자 그 슬픔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에 그녀는 스스로 '죽음'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세계로 들어가 죽음의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랑카인은 실렌을 위하여, 이후 모든 생물은 소멸하는 대신 죽음을 맞이하여, 그녀의 세계로 들어가도록 하였다.


먼 훗날 인간들은 실렌이 용들을 출산할때 같이 태어난 마물들을 대륙의 동쪽끝에 몰아넣고 거대한 마법의 진을 새워 마물들이 나오지 못하게 막아놓았다. 물론 인간의 힘으로는 한계적인 일이라 그 마법진 주위에는 강력한 마물들이 들끓는 위험한 곳이 되고 말았지만 말이다..

그곳을 인간들은 '실렌의 봉인'이라고 불렀다.

 

거인들의 멸망과 다섯 종족의 역사


실렌의 전쟁 이후 물을 관장하는 지위는 에바가 차지하였지만 이 일련의 실패를 겪으며 현명한 거인족들은 신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거인들은 신들에 대항할 군대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이것은 또한 아인하사드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아인하사드는 결국 그랑카인의 망치로 거인들의 도시를 내려쳤고 그랑카인의 힘으로 망치를 비껴 나가게는 했으나 찬란했던 거인들의 도시는 모두 무너지고 고귀한 거인족들은 목숨을 구걸하며 저 실렌이 도망쳤던 대륙의 동부로 도망치기에 이른다.(그래서 게임상 실렌의 봉인과 퇴화된 거인들이 살고있는 거인들의 동굴은 모두 아덴 대륙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다)


거인들의 몰락 이후 남겨진 다섯 종족들은 이제 새로운 대륙의 맹주를 뽑아야만 했다. 원래 거인들의 아래서 정치와 제사를 담당하던 종족인 엘프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으나 이내 전쟁을 담당하던 오크들의 도전을 받게 된다. 오크들의 강인한 전투력을 엘프들은 감당할수 없었고, 이재에 밝은 드워프들은 이미 대세를 가져간 오크들의 편에 서고 말았기 때문에 대륙의 판세는 급격하게 오크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또한 바람의 종족 아르테이아는 그들의 권력 다툼에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못했다.

이 때, 누군가가 나서서 엘프의 앞에 엎드렸다. 모든 엘프의 왕이 살펴보니, 그는 인간의 대표였다. 그는 머리 위에 나뭇가지를 얽어서 흉내낸 왕관을 쓰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비천한 인간들의 우두머리여. 이제 너희들마저 우리를 조롱하려 온 것인가?'

엘프의 왕은 비탄하게 외쳤다. 그러자 인간의 대표는 더욱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현명하신 엘프의 왕이시여. 저희는 다만 저희의 미약한 힘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찾아온 것입니다. '

이 말에 엘프들은 크게 기뻐했다. 비록 어리석고 무력한 인간들이라 할 지라도 그들은 워낙 숫자가 많아 전쟁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었다.

'기특하구나, 인간의 왕이여. 너희가 비록 가벼운 존재이나 우리를 위해 기꺼이 그 못숨을 바치겠다는 충정이 갸륵할 따름이다.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 너희는 바로 우리들 엘프 밑의 종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에 인간의 대표는 크게 감격한 듯 연거푸 머리를 조아렸다. 하지만 그는 다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말했다.

'지극히 존귀하신 엘프의 왕이시여. 엘프의 영광스러운 승리를 위해 꼭 한가지 청할 것이 있사옵니다. 저희의 힘은 너무나 약합니다. 저희의 이빨은 오크의 피부에 생채기 하나 낼 수 없고, 저희의 손톱은 그들의 근육에 튕겨 나올 뿐입니다. 그러니 간절히 원컨데, 부디 저희에게 저들과 맞설 수 있는 힘을 주시옵소서. 저희에게 마법을 가르쳐 주소서.'

엘프들은 인간들의 제안을 가벼이 여기고 그들에게 마법을 전수해주고 동맹을 맺게 된다.(이때 엘프가 인간들에게 동맹의 징표로써 하사한 '결속의 검'은 아직도 아덴월드 어딘가에 남아있을지도^^)

인간의 가세로 대륙의 판세는 다시 바뀌기 시작한다. 엘프보다 강력한 육체적 힘과 오크보다 뛰어난 마법적 재능, 그리고 압도적인 수적 우세로 오크들의 군대를 패퇴시켜나가고 인간들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 드워프들이 오크들의 대열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엘프들이여, 이것은 그대들의 승리가 아니라 저 더러운 인간들의 승리이다. 그대들은 자신이 키운 저 괴물들을 어떻게 저지할 수 있겠는가.'

오크들은 엘프들에게 저주를 남기며 대륙 북쪽 고원으로 쫒겨 나게 되고(이 곳에 자리잡은 오크들은 이곳을 불멸의 고원이라 부르게 된다) 오크들의 독설대로 인간은 종국에 엘프들을 배신하고 엘프들 마저도 내륙의 숲으로 도망치게 된다.

이로서 인간은 아덴 월드의 패자가 되고 오랜 기간 아덴대륙을 통치하게 된다. 물론 혼돈의 시대(Chaotic Chronicle : 혼돈의 연대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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