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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에게...

오늘같은 날에는 꼭 읽어주고 싶은 전연옥의 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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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그는 사랑을 잃었네

사랑을 잃고 봉분 하나를 그는 얻었다 하네

익명의 소문들이 그의 생애를 지우는 동안

슬픔이 창궐한 전등불 아래서

사람들은 경악의 얼굴로 술을 마셨네

아름다운 기억들이 술잔에 가득 넘쳤네

그가 기른 가축들이 긴 나무 다리를 건너와

시린 별빛 아래서 이별을 고하는 동안

어떤 편안한 잠이 그의 곁에 와 누웠네

아무도 그의 사랑 찾아주지 못했네

 

그가 잃은 사랑 눈먼 자의 슬픔으로 떠돌 때

사람들은 새끼처럼 꼬여 칼잠을 자고

꿈속 어느 갈피 짬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네

그가 찍은 삶의 구두점이

동행 없는 모습으로 거리를 헤매고

안개가 그의 그림자를 지우고 있었네

아무도 그의 사랑이 되어주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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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여한은 남은 이들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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