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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ili님의 [도시농부일기_20200429] 에 관련된 글.
한 달에 한번 밭에 가는 게으른 농부...
게으르다기보다, 다른 일이 너무 바쁜 쓰리잡 농부의 삶...
자연과 함께 하는 한가로운 농부의 삶이란 없어.. 일이 너무 되서 자연을 느낄 겨를조차 없다구 ㅜ.ㅜ
이번에는 화요일 저녁에 내려가서 1박하고 수욜 새벽부타 작업 시작...
하루종일 각기 다른 정체성으로 세 가지 종류의 회의를 마치고 기차 타고 내려가니 이미 그곳은 오밤중, 다행히 K 샘이 마중나와 주기는 하셨는데 숙소로 쓰는 별채 서재까지 가는 길, 다시 화장실이 있는 아랫집까지 내려가는 언덕길이 암흑천지인데다 풀이 너무도 무성하게 자라서 알던 길도 헷갈리고, 게다가 스맛폰 조명으로 비춰보니 대나무들이 무서운 기세로 자라나서 여기서 잘못 미끄러져 넘어지면 죽창에 찔려 사망각.... ㅡ.ㅡ
사실 하루종일 회의 돌아다니느라 끼니를 제대로 못챙겨 먹어서 기차에서 작은 떡 두조각 먹은게 다인데 이 오밤중에 어디 가서 밥을 얻어먹을 수도 없고, 동네 가게 문이 열린 것도 아니고... 주린 배를 움켜잡고 생수만 벌컥벌컥... 가방 안주머니에 사탕 한 봉지 찾았는데 sugar free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하늘도 무심하다
이 와중에 달빛 배경 삼아 온라인으로 자료분석 미팅을 하고 ㅋㅋㅋ 그대로 기절...
새벽 알람에 일어나보니 5시 반인데 벌써 세상이 환해서 깜놀...
아침도 못 먹고 일단 날이 더워지기 전에 서둘러 작업 시작...
지난 번 작업했던 두둑에 김매기 열심히 해주고, 멀칭이 더 필요한 부분 덮어주고 나서 허리펴니 아침 8시...
신기하게 감자꽃도 피고, 수세미, 브로콜리며 가지며..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음 ㅋ
정말 멀칭을 제대도 해준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실감.. 멀칭만 잘 해주면 김매기 할 것이 거의 없음. 지난 냉해에 콩 파종한 것들이 다 얼어죽었나 했더니 이번에 가보니 절반 정도 싹을 티웠음.. 기특한 아이들....
선생님 댁에 가서 아침 얻어먹고, 읍내 장에 가서 또 모종 구입.. 파종을 한번 하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조금씩 때를 달리하며 파종과 수확을 거의 연중 지속...
모종으로 샐러리, 겨자채, 적채, 미니단호박, 수박, 곰취, 홍당무 심고, 집에 있던 루꼴라 씨도 뿌림. 비싼 루꼴라 맘껏 먹어보고 싶은 마음... 샐러리도 벌써부터 볶음밥해먹을 생각에 흐뭇 ㅋㅋㅋㅋ
지난 겨울에 심어놓으셨다는 마늘과 양파도 일부 수확하고, 주말에 엄마한테 부추전 해달라고 부추도 잘라옴 ㅋㅋ
점심먹고 서둘러 올라왔는데 벌써 햇볕이 장난 아니라 힘도 들고, 땀이 정말 삐질삐질....
그런데 역시 한국인은 장비빨 ㅋㅋ 동네 뒷산을 가도 아웃도어웨어 풀장착을 하고 나서는 사람들 아닌가... 나도 농사 대비 모자와 3M 쿨토시, 3M 안전장갑, 장화를 준비 ㅋㅋㅋㅋㅋ 누가 보면 전문 농사꾼... 심지어 옷은 등산 다닐 때 입던 기능성웨어... 3M 이 정말 좋기는 하더라구 ㅋㅋ 손에 딱 맞고 그립감 좋고, 물기도 금방 마르고.. 토시도 진짜 쾌적함... 장화는 크록스 ㅋㅋ 패션농부...
다음 번에는 몇 가지 준비물을 더 챙겨야겠음. 계속 장비 욕심 ㅋㅋ
일단 야간과 새벽작업을 위한 헤드랜턴 챙겨야 함, 작업 끝내고 샤워 후 갈아입고 올라올 여벌 옷, 얼음물 담을 수 있는 물병. 등산하려고 사모은 소소한 장비들을 이렇게 쓰고 있다 ㅋㅋㅋ 무릎보호대도 가져갈까???
다음번에는 작업량이 몹시 많을 것으로 예상... 일단 블루베리 수확을 사칭한 시식 ㅋ 마늘과 양파수확, 산에 있는 복숭아 싸주기, 그리고 역시 엔드리스 김매기...
그네 언니 말대로 바쁜 벌꿀은 쉴틈이 없다 ㅋㅋㅋㅋ
# 대니얼 서스킨드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기술 빅뱅이 뒤바꿀 일의 표준과 기회 대니얼 서스킨드 와이즈베리, 2020 |
번역서 제목이 안티 아닌가... ㅡ.ㅡ
저자 자신도 "일은 한까번에 사라지지 않는다, 조금씩 줄어들 뿐"이라고 쓴 마당에
디지털시대 일자리의 퇴조와 관련하여 매우 차분하고 설득력있는 설명을 제시함. [노동의 종말]에 비해 훨씬 최근에 쓰인 책이라 현재의 상황에 훨씬 더 부합하기도 하고.. 가독성도 좋아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림... (사실 내가 이거 읽고 있을때가 아니었는데 말야.. ㅜ.ㅜ)
그런데, 뭔가 대안 쪽으로 오면 갑분싸.... 법인세 높이고 전통자본에 세금 높이는 것 다 동의하는데, 이걸 대안이라고 제시하면... 여기에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건 이미 디지털경제로의 전환 이전에도 이야기해왔으나 노-자간 역관계 때문에 안 되고 있던 건데.. 다시 공자님 말씀 들먹이면 뭐하나 싶은 생각이....
어쨌든 생산의 재배열과 국가의 적극적 분배 개입, 기업 통제를 종합해보자면 '공공성'이라는 언어로 개념화하지 않았지만 결국 '민주적 공공성'으로 수렴될 수 있을 것 같음.
참, 눈에 띄는 잡상식 ㅋ '틈새의 신 god of the gaps'이라는 표현 너무 적절 ㅋㅋ 종교지도자들이 현대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신으로 정의한다는 의미 ㅋㅋ
# 조정진 [임계장 이야기]
임계장 이야기 - 63세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노동 일지 조정진 후마니타스, 2020 |
아빠가 건물 경비일을 했던 사람으로서, 순수한 독자의 마음만으로 읽을 수는 없었지.. ㅡ.ㅡ
일단 사회 구조고 뭐고.... 사람들이 참 못됐다는 생각!!!
스스로 응분의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비대한 자아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지...
다른 사람에 대한 멸시를 통해서 나의 상대적 지위를 구축하려는 이들의 생생한 사연에 진정 환멸.....
마침 부산에서 노숙인, 이주민 단체 활동가들과 인터뷰를 하고 온 다음날이라, 인류에 대한 환멸이 한층 더 심했던 듯.. 아오 정말 미친 새끼들... 욕도 아까움..
이제는 내가 빠져나온 (최소한 학력자본과 사회자본 측면에서) 그곳을 다시금 돌아보며,
겨우 빠져나왔다는 안도감과 아직 그곳에 남아 있는 나의 부모, 이웃들에 대한 연민, 사명감, 그리고 인간에 대한 환멸, 인생은 고해라는 현타 때문에 세상 하직하고 싶은 마음까지.... 복잡한 감정이 한꺼번에...
# 조너선 하이트, 그레그 루키아노프 [나쁜 교육] (2019)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프시케의숲, 2019 |
아..... 진짜 애~~~매 한 책...
미시적인 부분에서 많은 내용에 동의하는데, 왜 굳이 우익의 혐오와 차별 행동에 대한 비판보다 그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소위) 진보주의자, 좌파에 대한 비판에 이토록 많은 에너지를 쏟는지 좀 이해하기 어려움. 대학이 진보주의자 일색으로 기울어져서 사상의 다양성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걸 보면 과연 글쎄올시다... 한국 대학, 특히 교수진의 보수성이야 그렇다치고 미국도 우파 씽크탱크가 그렇게 차고 넘치고 시카고학파 같은 우파의 이데올로그가 그토록 강고한데 이건 너무 과도한 걱정 아닌가 말여? 파편화된 정체성 정치나 극단적(?) '정치적 올바름' 에 비판적인 것도 사실 아슬아슬.... 예컨대 정체성의 정치가 보편적 인간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black lives matter 에 all lives matter 로 물타기하는 세력, 페미니즘이 아니라 보편적 휴머니즘이어야 한다며 물타기하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하기에 영 찜찜할 수밖에 없음 ㅜ.ㅜ 주장의 내용이 아니라 주장을 하는 방식, 그것의 정치적, 이성적 동기보다는 '심리적/정서적 반응'에만 너무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학생들이 예민하거나 피해자주의에 물들어서라기보다, 분명히 개소리하는 인간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과거라면 넘어갔을 문제들도 오늘의 높아진 인권감수성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 많아졌기에 문제제기가 늘어나는 것도 당연할진데 말이지...
당장 한국의 상황만 봐도, 학교에서의 성차별 발언, 성추행, 심지어 성폭력 사건들이 과연 요즘 아이들이 예민해서 문제 삼는 건가? 우리 때도 그게 뭔가 불편하고 이건 아니다 싶었지만, 아무개 선생 '변태'다 피해야 한다는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었지만 당시로서는 그걸 설명할 안어가 없었을 뿐.... 요즘 페미니스트들이 문제 삼는 소위 '한남 문학'도 이미 예전부터 이건 좀 아닌데, 여자가 무슨 남성 주인공 돋보이게 만드는 도구야, 맨날 겁탈이나 당하고...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하여 이현세 만화에 질색팔색했던 것이나, 일제강점기 남성 지식인 자의식 과잉 소설에 갸우뚱했던 것도 다 그런 이유... 다만 이걸 문제로 개념화하지 못했던 거지... 마치 예전에는 다 너그럽게 받아들였는데 요즘 애들이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서 이런다고 본다면 진정한 지적 게으름이거나 너무 꽃길같은 안온한 인생을 살아오신 분들...
그럼에도 미시적인 부분에서는 동의하는 바가 적지 않았고, 나도 '안전주의' 문화에 대한 우려가 있기에 몹시 흥미롭게 읽기는 했음... 사실 이런 책은 혼자 읽을 게 아니라 술 마시고 같이 까대면서 읽어야 하는데 ㅋㅋ 아쉽네 그랴.. 예전에 스티븐 핑커 책 보면서도 같이 까댈 사람을 찾지 못해 한동안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리며 주변 사람들보고 제발 읽고 나의 이 불편한 마음을 같이 나누어보자고 했으나 성공하지 못함 ㅋㅋ
책의 내용을 좀 정리해보자면...
*
미국사회에 두루 퍼져나간 '대단한 비진실 great untruth'을 크게 세가지로 정리.
1) 유약함의 비진실: 죽지 않을만큼 고된 일은 우리를 더 약해지게 한다
2) 감정적 추론의 비진실: 늘 너의 느낌을 믿어라,
3) '우리 대 그들'의 비진실: 삶은 선한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 사이의 투쟁이다. -
이들은 여러 비진실 명제들 중에서도 고대(?)의 지혜와 모순되고, 현대 심리학 연구결과와 모순되며, 이 명제들을 끌어안는 개인이나 공동체에 해를 입한다는 점에서 '대단한 비진실'로 명명됨. 근데 바로 여기부터 살짝 고개를 갸우뚱... 고대의 문헌이라고 다 진실만 담고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고통과 도전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자원이나 레질리언스가 갖춰졌을 때나 성장에 도움이 되지 마냥 좋은 것도 아니잖여. 건강불평등 업계에서 allostatic load 개념이 널리 받아들여진 것도 20년이 넘었는디.... 심지어 고통을 겪어야 강해진다, 요즘애들 고생 안해서 물러빠졌다는 지적은 자칫 "나 때는 보리밭에서 일하다 애만 쑥 잘 나았다고.. 내가 군대 있을 때는 말이야..." 이런 '라떼' 꼰대가 되기 십상 ㅡ.ㅡ
하지만 두번째 '느낌'에 대한 신봉 (한국에서는 KIBUN ㅋㅋㅋ)이나 선/악 구도로 사람 전체를 판단하고 단죄하는 것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서는 십분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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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그리고 책의 모티브가 된 아틀란틱 칼럼을 쓰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대학들의 연사 초청과 관련한 폭력(?)사태와 교과 과정에서의 '트리거워닝' 요구 점증 때문...
우익적 선동을 일삼는 논객들의 교내 초청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집회가 간혹 폭력사태로 진화하는 것에 대해, 저자들은 공론의 장에서 논박하는게 바람직하지 아예 물리적으로 입을 다물게 만드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 (대학은 무엇보다 '제도화된 부당성 증명'의 공간이 아니던가!).. 그런데 1991년 정원식 계란투척 사건으로 희대의 패륜 세대라고 싸잡아 욕을 먹었던 90년대 대학생 세대의 일원으로서 한 마디 보태보자면, 당시 전교조 탄압을 비롯한 문제적 인물에 대해, 그리고 그러한 행동에 대해 공론의 장에서 토론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었음. 겨우 계란이나 던진 것이 유일하게 가능한 저항과 의사표현의 방법이었는데, 광주에서 학살을 저지르고 민주화 운동을 억압해온 정권이 학생들을 패륜 운운하며 이 사건을 부각시킨 것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어이 상실.. ㅡ.ㅡ
단, 이 책의 저자들이 이러한 학생들의 행동에 우려를 표명한 것은 좀 다른 이유 때문임. 학생들의 반대행위가 정치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저항이나 실천이라기보다, 이것이 학생들의 '감정을 격발'시키거나 '안전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반대에 나서는 것이라는 점에 우려.... 이러한 비판에는 나도 완전히 수긍함... 학생들이 교정 안에서 안전해야 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타당한 규범이지만, 미성년자도 아닌 대학생들이 그토록 '정서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존재인지는 진정으로 모르겠음... 책에 소개된 사례들을 보면 좀 후덜덜한 것이, 유혈낭자하고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혐오와 차별이 그득한 고전문학을 배우거나 법학과에서 성폭력 사례를 포함한 판례를 공부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표현하고 트리거워닝을 요구하거나 리딩리스트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논쟁적 연사들의 발언을 듣는 것만으로도 트라우마를 입을 수있기 때문에 안전공간을 마련하는 것 등은 매우 황당.... 뭔 다들 손대면 톡 하고 터지는 봉선화들인가 ㅡ.ㅡ (아마도 압권은 영국 초등학교에서 눈싸움의 위험성을 막기 위해 눈 만지기를 금지시킨 거 ㅋㅋㅋ)
이렇게 보호받다가 사회로 나가면 어찌 되는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학 공간에서 이런 것들에 대한 대비를 하고 멧집을 키워서 사회에 진출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지... 사실 SNS 상에도 다큐멘터리나 영화에 대해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트리거 있으니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공유하는 것을 보았는데, 트라우마는 회피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잖여 ㅜ.ㅜ 그리고 현실 사회에서 언제까지 회피할 수 있남...
안전주의는 다소 위험한 개념이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함. 제일 안전하려면 사실 아무것도 안 하면 됨 ㅡ.ㅡ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악순환의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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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공격(microaggression)이란 개념도 소개함. '매일의 일상에서 짧은 시간에 다반사로 일어나는 언어적, 행동적, 환경적 차원의 멸시.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간에 유색인종을 상대로 적의, 경멸감, 혹은 부정적 뉘앙스의 인종적 혐하와 모욕을 전달하는 것'으로 정의되는데, 저자들은 이러한 개념이 지나치게 대중화하고 오만군데 적용되고 있다는데 문제의식. 그런데 사실 이것도 애매~한 것이... 실제로 노골적이지 않은 암묵적이고 일상화된 차별이 인간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내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라, 타인의 행동/발언 하나하나를 맥락으로부터 거세시키고 과잉해석하여 미세공격이라 비판하는 것도 과도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모두 예민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점. 한국사회에서 일상화된 온갖 차별적 발언들, 심지어 자기 딴에는 선의에서 내뱉었지만 편견 가득 담긴 발언에 짜증이 두 배로 났던 경험들은 다 있지 않나...
그런데 또 책에 소개된 사례들을 보면 심하다 싶기는 함 ㅋ 소수자 학생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누가 봐도) 선의에서 비롯된 발언들마저 미세공격으로 과잉 해석하고 소셜미디어 상에 앞뒤 맥락 없이 공개해서 (일명 '가해자 지목 문화') 더 나은 해결의 가능성을 아예 차단해버리는 사례는 너무 익숙함. 여기에 일종의 피해자의식 문화가 결합하는데, 이는 독립성과 회복탄력성이 아니라 "나약함을 신성시하는 분위기"를 가지며 세 가지 특징이 있음. 첫째 개인이나 집단은 사람들이 범하는 무례에 대해 고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둘째, 제3자에게 항의하는 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려 하는 경향을 보인다, 셋째, 도움받을 자격이 있는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애쓴다... 이 세 가지는 당장 몇 개의 구체적 사례가 떠오를만큼 최근 몇 년간 사회단체들에서 극심한 갈등으로 비화되고, 문제제기한 당사자를 포함하여 소모적 상처만 입고 끝나는 (아니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를 여럿 보았음. 심지어 대학원생 커뮤니티에서도 종종 목격. 왜들 그렇게 자신을 가장 취약한 약자이자 피해자로 포지셔닝하는지 가끔 어리둥절해질 때도 있음. 학생 때, 전공의 때 문제제기해서 해결했던 경험을 들려주며 한번 맞붙어보면 어떻겠냐고 하면, 극심한 권력 불평등 때문에 감히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며 마치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할말은 하는 사람으로 간주하는데 ㅋㅋㅋㅋ 여보시오들.. 나라고 갓 스무살 때 나이많은 남자 선배들, 전공의 때 교수들이 오냐오냐 내 이야기 잘 들어주어서 그런 거 아니라오 ㅋㅋㅋㅋ
하여간... 저자들의 비판에 동의하는 부분이 적잖으면서도 시종일관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는 세대 후려치기, 리버럴 후려치기에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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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저자들의 원인진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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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저자들의 대안은 무엇인가...
바람이 불어오면 꺼지는 촛불이 아니라, 더 거세게 타오르는 횃불이 되도록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에는 깊이 공감...
허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상처받지 않기를 선택하라. 그러면 상처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상처받았다고 느끼지 말라. 그러면 상처받지 않을 것이다" ㅋㅋㅋㅋ 뭐래, 원효대사 해골물이냐...
저자들은 1) 자기 힘으로 할 수있게 준비시킨다, 2) 감정적 추론을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다, 3) '우리 대 그들'을 넘어 사고하도록 가르친다, 4) 학교가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같은 양육 방법을 안내하면서, 자신들의 전공답게 인지행동치료가 도움이 될 것으로 소개.
인지행동치료에서 말하는 왜곡된 자동사고 유형이란.. 1) 마음 읽기 2) 미래 점치기, 3) 재앙화, 4) 딱지 붙이기, 5) 긍정적인 면 깎아내리기, 6) 부정적 필터링, 7) 과도한 일반화, 8) 이분법적 사고, 9) 당위적 사고, 10) 자책, 11) 남 탓하기, 12) 불공평한 비교, 13) 후회 지향, 14_) 상황 가정, 15) 감정적 추론: 감정이 현실 해석을 이끌도록 내맡기는 것, 16) 부당성 증명을 못 받아들임, 17) 판단 위주 사고
내 주변에도 이런 종류의 인지왜곡 대장들 몇 명 있고, 트위터 세상에는 한 백만 명 있는 것 갈음 ㅋㅋ 이것이 과연 사회적 수준의 대응으로 적합할지는 의문이지만, 이들이 이러한 인지왜곡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주변 사람들의 정신 건강이 매우 개선될 것임은 분명해 보임 ㅋ
아우.. 누구 이 책좀 읽고 나랑 이야기 좀 합시다 캠페인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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