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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단리뷰] 2008 여름에서 2009 연초까지 와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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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4일에 처음 작성했고, 하나 더 볼 때 마다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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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로버트 저메키스  96분  2009년 11월  미국

최초로 본 3D 영화. 흉한 얼굴을 한 플라스틱 인형을 뒤집어 쓰고 네 사람 역할을 한  '짐 캐리', 얼굴만 남겨두고 온몸에 밀랍을 칠한 '게리 올드만', 그리고 혼자만 멀쩡해서 더 얄미운 '콜린 퍼스'가 나온다.  관객을 놀래키고 구겨 던지고 밀고 공중에 띄우지만 전혀 즐겁지 않고, 바이킹을 타고 스크린 앞에 앉은 느낌.  왁스 박물관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서 스크루지 섹션을 보고 있는 듯한 이 기괴한 애니메이션을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미안해요, 멀미를 넘어서지 못했어요.

 

 

 

아바타    제임스 캐머런  162분  2009년 12월  미국

화려하게 돌려 말한 미국과 캐나다의 건국기, 혹은 성찰하는 척 연대하는 척 했지만

결국 야만을 보호하는 문명의 위력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너무 비싼 기술을 동원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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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빅토리아 The Young Victoria  장 자크 발리  104분 2010

어 르신들이 짝을 지어, 혹은 가족과 함께 흐뭇한 표정으로 가끔 웃어주시면서 보던 영화. 영국에서 건너온 사람들과 영국의 전통을 따르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이야기일 지 모르겠으나 이방인들에게 이들 왕족의 야사는 끔찍한 정치의 단면에 불과하다. 과연 얼마나 그랬을까 싶게 말랑말랑한 러브스토리도 의아하고, 주인공들의 연기도 눈에 확 들어오는 편은 아니었는데. 음모와 암투를 즐긴다면 이 역시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발렌타인 데이    게리 마샬  125분   2010년 2월

별로 할 말이 없다

 

 

퍼시잭슨과 번개도둑    크리스 콜럼버스  118분   2010년 2월

메두사가 언제 나오나, 기다리느라 못잤다

어린 학생들이 단체관람을 와서 잠들기에는 좀 시끄럽기도 했고.

 

 

셔터 아일랜드    마틴 스콜세지  138분  2010년 3월

두 번이나 봄. 이런 영화는 원작을 읽어줘야 해, 라며 도서관까지 가서 책을 빌렸으나 두 달이 지나도 다 읽지 못했다. 사실로서의 과거와 재구성한 기억 사이 어디쯤, 주인공은 폭풍우 몰아치는 깊은 밤 숲 속을 헤매듯이 진실/자아를 찾는 듯 보이지만, 물에 젖은 성냥처럼 켜졌다 꺼지는 작은 실마리를 붙들고 깊은 슬픔에 잠겨 도무지 수면 위로 올라갈 수가 없다. 직면할 수 없는, 직면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한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은 사회적 장애에 관한 이야기. 지금 한창 상영중이라는 '인셉션'과 어떤 부분에서 연결될지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팀 버튼  108분  2010년 3월

여왕님께서 그의 혼란스런 머리속에 들어가

이건 아니라고 야단을 좀 쳐야하지 않나, 싶었다

 

 

인 디 에어    제이슨 라이트먼  2010년 3월

결국 당신의 삶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방 하나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셉션   크리스토퍼 놀런  142분  2010년 7월 

그는 그녀에 대한 죄책감을 놓기 어렵겠다.  그녀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을테니까. 

엄청난 돈을 들였는데도 허세를 자제하고 디테일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듯.

감독의 전작들을 보고 싶다. (7월 30일에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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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는 게 벌써 세번째던가. 책이나 영화는 볼 때 마다 느낌이 다른데 이 영화는 더 그랬다. 여전히 애잔하지만, 예전처럼 실제로 통증을 느끼거나 눈물이 나오거나 하진 않았다.  전에는 이들이 마치  몇 분 전 국수집 계단에서 어깨가 닿을락 말락 스쳐간 이웃처럼 보였는데, 그들과 나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 대사나 표정에 몰입하거나, 몇 몇 장면과 흡사한 어떤 기억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 너희들은 그냥 그렇게 엇갈리고 그리워하면서 살아라, 하고 몇 발 물러서는 느낌. 그립지 않더라도 측은해하면서, 매일 실패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끝내 행복하기를 빌면서.

 

 

 

 

 

 

 

시   이창동  139분  2010년 5월

시 쓰는 이/여자를 능멸하는 이 짐승같은 세상/남자들?

이 동네에선 가을에 개봉한다는데 꼭 봐야지.

 

 

 

 

박쥐    박찬욱  133분  2009년 4월

보여주고 싶은 장면과 하고 싶은 말을 조금씩 흘려보내다, 이제는 한 편에 와장창 쓸어담고 싶다고 작정했을 지도. 그런데 아직도 망서리는 게 남았나, 아니면 너무 묵혀서 일그러진 것일까. 한때 분명 빛났을 것들, 나름대로 아프게 맺혀있었을 것들이 현실과 너무 먼 곳에서 뒤척이다 권태라는 이끼에 잠식당한다.

 

 

마더    봉준호  128분  2009년 5월

감독이 파악하고 설계한 욕망도 관계도 진실도 너무 번들거리고 끈적거려서 불편하다.

내가 아는 많은 엄마들이 영화 내내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이 영화를 믿지마. 나도 믿지마.

 

 

파주    박찬옥  111분  2009년 10월

뭐든 다 부글부글 끓어넘치는 영화들을 거쳐 도달한 가까운 이웃동네의 이야기. 긍정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많지만 어색한 대사와 정확하지 않은 상황묘사도 자주 발견된다. 형부와 처제의 그렇고 그런 러브스토리를 연상케하던 홍보방식은 불만. 파주까지 보고 나서 든 생각 - 한국영화, 점점 독해지는구나.

 

 

애자    정기훈  110분  2009년 9월

까스활명수처럼 속이 탁 트였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이만큼이라도 말해줘서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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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Memento   크리스토퍼 놀란  113분   2000년

한창 이 영화로 시끄러울 때 봤더라면 재미있었을 것이다. 인셉션을 보고 나서 찾아본 영화 1. 주인공이 누군가와 통화하면서 들려주는 새미 부부의 이야기가 힌트. 그 외 모든 일은 첫 장면에서 자세히 보여주듯이 뒷걸음질을 하면서 비어있는 자리에 하나 하나 퍼즐을 끼워넣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그것을 묘미라고 생각하기에는 이미 늙었고, 개봉 10년뒤에야 찾아볼 만큼 게으른 관객에게는 꽤 귀찮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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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썸니아Insomnia   크리스토퍼 놀란  118분  2002년

인셉션을 보고 나서 찾아본 영화 2. 로빈 윌리엄스는 가끔 자신을 너무 폄하해서 낭비당하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그리 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게 대처하고 있다. 알 파치노는 조금 과하다. 힐러리 스웽크도 좋았다. 평생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큰 사건을 맞아, 정말 잘 해내고 싶고, 그래서 긴장되고, 존경하던 대선배가 찾아오자 설레기도 하면서 흠씬 흥분한 신입 경찰의 모습을 기막히게 보여준...다고 말하고 싶은데 너무 덤덤하게 넘어가는 면이 있다. 노회한, 가끔 비리를 저지르기도 하는, 그러나 그것이 발각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면 사람마저도 충분히 제거할 수 있을 법한 알파치노의 마지막 선택은 '너의 양심을 버리지 말라'는 것이라니. 감동받아야 하는 대목인데, 감동할 수도 있었는데, 어쩐지 찜찜한 것이 가르침을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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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카Gattaca   앤드류 니콜  108분 1997년 

멀지 않은 미래 사회의 계급은 유전인자에 의해 결정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렇듯이, 가족 안에서도 계급이 갈라진다. 부모의 사랑으로 자연스럽게 태어난 형과 유전학자에 의해 질병가능성을 모조리 제거당한 채 완벽하게 태어난 동생은 자라면서 서로 진정한 의미의 형제애를 갖지 못한다. 어느날 사라졌다가 계급을 위조하고 나타난 형을 살인자로 의심하는 동생, 내가 왜 이길수 있었는지 알아? 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야, 라며 바다속에서 울부짖던 빈센트의 대사가 생생하다. 또 하나, 계급상승이 성공하려면 여러 사람의 노고가 필요하다는 것. 신분증을 위조하는 전문가 뿐만 아니라 신분증의 실제 주인공, 그리고 회사 안에서 주기적으로 유전자검사를 하는 의사(검사원?)의 은밀한 연대가 없었다면 주인공은 결코 그런 엔딩을 맞이할 수 없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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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대수사선2  Bayside Shakedown 2 (踊る大搜査線 The Movie 2)

모토히로 카츠유키   139분  2003년

1편이 꽤 재미있었기 때문에 기대를 좀 했는데 당황했다. 1편에서도 일본 특유의 보수적인 시각으로 경찰서에서 일하는 다양한 역할의 여성동료들을 실없이 희화화하는 장면이 몇 군데 있었는데 2편은 더 나아간다. 경찰청 안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한 한 여성을 '소통에 관심없고 명령과 지시만 강조하는 조직 문화의 폐해'라는 아이콘으로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설정에 무심할 수 있는 관객이라면 1편만큼 즐겁게 볼 수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가 못해서. 촬영, 구성, 편집 등 전반적인 제작과정상의 기술과 톡톧 튀는 대사들이 여러 군데 매복하고 있어서 충분히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스므니다. 남자분들, 반성 좀 하셔야 하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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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나 Malena   주세페 토르나토레   이탈리아   94분   2001년

전쟁, 아버지의 실직과 사망, 남편의 전사, 성매매라는 극단적 상황을 조금 걷어내면 '한국, 평화로와 보이는 일상, 결혼 유무와 무관, 남편 생사와 무관, 게다가 일자리 있고, 가난하지 않고, 성매매 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 그래서 무겁게 봤고, 슬프다기 보다는 전의를 되새기게 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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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Let the Right One In   토마스 알프레드슨  스웨덴.영국.미국  110분  2008년

한국인 박찬욱이 만든 '박쥐'보다 공감의 폭이 넓고 깊은 영화. 다른 이들에 대해선 대체로 몰입이 되는데

소녀와 같이 살던 노인에 대해 미처 살피지 못해서 다시 봐야한다. 사랑, 혹은 연대라는 이름의 조건없는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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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빌로우  Eight Below  프랭크 마샬   미국 120분  2006년

작년 가을, 로키로 가는 관광버스 안에서 봤다. 친구랑 나랑 둘이만  끝까지 보다가 울었고, 나머지 젊은이들은 다 잤다. 가족으로 참여한 두 팀이 있었는데 그분들도 깊이 깊이 주무시더라. 썰매를 몰고가는 개들이 보여주는 건, 충성이라기보다 신뢰다. 자신을 먹여주는 이, 서로 보호하고 교감했던 이, 같이 추위를 뚫고 임무를 수행했던  인간들과 여덟 마리 강아지 동지들이 생존을 놓고 보여주는 신뢰증명의 분투기.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사람이라는 것이, '사람 아닌 것은 어서 버려라 잊어라' 하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 것이 너무 부끄러워 견디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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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엣지 The Edge   리 타마호리  미국  116분  1998

관광버스 비디오 2.  갈등이 벌어진다면 치정이 동기일까 싶었는데 아니다. 역시 문제는 계급. 곰과 싸우며 숲에서 살았던 원주민의 지혜를 가진 이가 돈과 명예까지 지닌 자라면? 그런데 상대방과 협력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두 남자는 어떻게 하나. 감독은 어쩌면 이 절박한 위기를 통해, 무엇이건 다 선점한  하나의 계급이 계속 이기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걸 이야기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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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렛 Chocolat   라세 할스트롬   영국.미국   121분  2001년

조니 뎁을 좋아하지만 공식 포스터나 공개된 스틸 컷에 등장하는 이미지는 좀 어색하고. 종종 연기력 논란을 겪곤 하는 줄리엣 비노쉬가 ,지나치게 금욕적인 한 마을에 갑자기 나타나 초콜렛 가게를 여는, 딸 하나를 둔 묘한 주인의 역할을 꽤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다만 이 주인공은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 간다기 보다, 여러 조연들의 사연을 연결해주는 내레이터 혹은 리포터로서 잠깐씩만 화면 중앙에 나타날 뿐이다. 주인공 남녀의 로맨스는 한여름 밤의 꿈에 가깝고, 이런 환상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초콜렛을 건네며 맛이나 보고 잠이나 자라는 건가 싶기도 하고, 킁킁. 오히려 매맞는 이웃 여자, 할머니와 손자의 에피소드 등이 관객의 눈길을 더 끈다. 살아야겠다는 의지, 혹은 복수하고야 말겠다는 오기를 심어주기도 하는 초콜렛이 알고보면 얼마나 매력적인 음식인지 자세히 보여주는 장면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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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마크 웹  미국  95분 2009년

재미없고 의아한 (다소 불쾌한) 자막 장난으로 시작한 영화는, 같은 회사에 다니는 단짝 친구들과 어린 동생의 지도를 받아가며 조심 조심 진행했으나 결국 실패한  한 젊은이의 연애 후일담이다. 시간을 거꾸로 돌렸던 어느 영화처럼, 이들도 그 날 그 시간 그 자리에 네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사랑이라는 것에 필연과 운명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붙이고 싶어하지만, 글쎄. 살짝 어긋났기에 아쉽고 (너무 달랐다면 좋아하기 어려웠을테고),  질질 끌지 않고 적당한 때에 끝냈기에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진행하는 세월이 길면 길수록 인간의 탈을 벗게 될테니) 어떤 기억들에 관해 이 정도 회고도 하지 않는 인간들이 너무 많기에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던 게 아닌가 싶다.

주인공의 여동생이 들려주는, 산전수전 다 겪어 본 듯한 직장여성들의 연애상담 조언 같은 것은 많이 아쉬운 대목. 뭔가 조금 더 그 아이다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는데. 그리고 썸머의 캐릭터도 지나치게 알쏭달쏭해서 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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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가스 제닝스  영국.미국  110분  2005년

이제사 보기 시작. 그래, 보기 시작했다는 건 아직도 끝까지 못봤다는 의미. 중간에 잠이 듬.

철거를 밥 먹듯 해대는 지구인들 앞에, 지구를 철거하는 외계생명체가 나타난다면? 이거 정말 재밌는 아이디어였다. 그 외에도 지구촌의 상식을 뒤집는 아이디어들이 여럿 있으나 영화가 제대로 표현했는지 의심이 든다. 책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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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Juno    제이슨 라이트먼  미국  95분  2007년

인셉션을 보고 나서 엘렌 페이지 때문에 다시 본 영화. 한국이나 북미대륙이나 법적으로 성인이 되기 이전에 임신을 한다는 것, 게다가 그 상태로 학교에 다닌다는 건, 조롱거리나 구경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여학생의 '어쩌다 가진 내 아이, 잃지 않고 반드시 낳아서, 좋은 부모 찾아주기 프로젝트'는 보는 이를 복잡한 심리상태로 몰고 가면서도 합리적이고 담담한 톤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가졌으면 꼭 낳아라, 는 이 사회 어르신들의 냉엄한 충고와 국가정책은 여전히 여성 다수로부터 싸늘한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에서 우리가 다시 생각해야할 지점은 뭘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 교훈이란 게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대화 가능한 부모가 되자' 에서 멈추면 곤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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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스마일 Mona Lisa Smile   마이크 뉴웰   미국  117분  2003년

이것도 두번째 보는 것. 이 도시에서 TV로 영화를 본다는 건, 15분에서 20분 간격으로 틀어주는 광고로 인해  너무 자주 영화의 호흡이 끊어질 때마다 리모트콘트롤을 쥐고 볼륨을 낮췄다 높였다 해가며 끈기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훈련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좋았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아쉬운 점들이 곳곳에 드러나지만, 첫 강의에서 예상을 웃돈 학생들의 반응에 당황하던 줄리아 로버츠가 멋지게 반격하는 모습, 그리고  고향에서 불러온 오랜 남자친구와 새 학교에서 사귄 남자친구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그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는 모습은 여전히 귀엽다. 학생들의  대화와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당시 여성들의 연애관 결혼관을 둘러싼 갈등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서글프다. 똑똑하고 성실하고 아름답고 헌신적이기까지 한 여성들이 부모와 사회가 요구하는 길을 놓고 미칠 것 같은 일탈 한번 없이 조용히 순종하는 것을 바라만봐야하는 건, 강의하던 선생님 뿐만 아니라 나같은 관객에게도 너무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그들의 마지막이 저렇게 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세상은 서서히 뒤로 뒤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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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룸 Panic Room   데이빗 핀처  미국  110분  2002년

TV로 보기는 좀 버거운 영화. 게다가 처음 보는 건데.

어느 미래의 우주선에서 외계생명체를 놓고 시고니 위버가 벌이던 사투가 떠오른다.

시대와 공간과 배우만 달라졌을 뿐, 핵심적인 설정은 결국 에어리언과 다르지 않은 듯.

 

 

 

 

 

2010/08/28 11:11 2010/08/28 11:11